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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중학교 환경동아리 ‘세단’

“플라스틱 빨대 대신에 친환경 옥수수 빨대 어떠신가요?” 해맑은 미소와 함께 다가오는 학생들의 모습에 놀라는 어른들. 기성세대가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 당연함에도 실천하지 않는 이가 많은 요즘, 먼저 지구를 사랑하자며나선 충북 단양중 환경동아리 ‘세단’ 학생들을 만나봤다. 글 원용찬 기자 사진 고승범(사진가)

플라스틱 제로, 모두의 과제입니다

사진 “물 많고 산 좋은 단양이지만 사실 미세먼지도 심각하고 물에도 석회가 섞여 있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우리 고장 단양의 환경을 좋게 만들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동아리를 시작했습니다.” 충북 단양중학교의 환경동아리 ‘세단’을 이끌고 있는 김병두 교사(39)는 전임 온 이듬해인 2017년 세단을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단양의 환경 개선에 나섰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고 향후 자신의 자녀와 제자들이 살아갈 이 지역이 살기 어렵게 바뀌지 않을까 걱정이 됐단다. 그로부터 학생들과 달려온 시간이 벌써 5년. ‘세계 속의 단중인’의 줄임말인 세단은 올해도 김 교사와 33명의 학생들이 모여 새 학기를 시작했다.

“세단 활동을 계속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환경 지키기는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보다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활동에 매진하고 있죠.”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을 독려하는 세단의 부장 3학년 김주연 ?은 1학년 때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느낌으로 세단을 찾았던 얼치기 회원이었다. 그럼에도 동아리 활동을 지속해오면서 환경의 중요성에 눈을 떠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실천을 주도하고 있다. 그중엔 청소년 감성이 엿보이는 활약도 있었다. 연예인 사진을 붙일 수 있도록 만든 텀블러를 보급한 것.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쓰는 것이 환경운동의 시작인데, 시판되는 텀블러는 대개 무지 또는 투명한 형태다. 세단은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연예인 한 명쯤은 있다’는 발상에서 텀블러 겉면에 그림이나 사진을 끼워 넣을 수 있는 제품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이후 배달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늘어난 플라스틱 쓰레기를 소재로 환경 관련 작품을 만드는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로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을 만들어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해서였다.

[옥수수 빨대 보급…“너희들 참 기특하구나”] “단양군 내의 카페만 50곳 이상이에요. 유명 관광지 덕에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잖아요. 그 과정에서 나오는 일회용품 쓰레기가 얼마나 많겠어요. 수천만 개 이상 버려지는 플라스? 빨대가 단양의 환경을 해치고 나아가 지구를 망치지 않을까요?” 세단은 단양군 곳곳의 카페를 찾아 플라스틱 빨대 없애기에 나섰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단양 사람들이 주로 모여드는 인터넷 카페에 홍보 글을 올려 옥수수 빨대 보급을 확대하려 노력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빨대는 곳곳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카페 ‘커피명가’의 우수미 씨(58)는 아이들이 기특했단다. 우씨 역시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염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씨는 단가가 더 나가는 옥수수 빨대를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세단은 옥수수 빨대 수천 개를 기증한 후에 일정 기간 동안 이를 유지한 가게에 ‘초록 카페’ 인증패를 붙여줬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빨대나 컵은 분리수거도 필요 없고, 분해되는 데도 채 반년이 걸리지 않아요. 플라스틱은 수백 년이 걸리잖아요? 비용이 들더라도 이제는 바꿔나갈 때라고 생각해요.” 세단 차장을 맡고 있는 박근혜 양의 말이다. 세단은 이외에도 학교 안팎에서 ‘제로 플라스틱’ 활동을 진행 중이다. 재작년 바다의 날(5월 31일)엔 “플라스틱 칫솔을 가져오면 과자와 함께 대나무 ?솔을 주겠다”는 방송을 내보냈는데, 바로 학생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교직원 포함 350명의 학교 인원 중 300명이 플라스틱 칫솔을 반납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거리 두기가 이어지는 터라 교내에서 대나무 칫솔로 양치하는 모습을 볼 순 없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에서 대나무 칫솔을 활용하고 있단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수세미도 각 가정에 배포했다. 김 교사는 마을에서 들려오는 후문이 즐겁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가져온 수세미가 너무 좋다”며 세단에 응원을 보내온 것. 세단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단양군민과 단양중 학생들에 배포할 계획이다. 사소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일상생활에서부터 이들의 친환경을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친환경 마인드 갖는 그날까지] “단양중 일대가 신단양 지역의 계획된 도심이거든요. 아이들 부모님들이 대개 공직자이거나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흙 한 번 만져본 적 없는 아이들도 많아요. 우리부터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갖기 위해 2년 전부터 직접 배추 농사를 짓고 김장도 담급니다.” 김 교사의 말처럼 아이들은 김장도 했다. 환경동아리인 세단에서 텃밭을 일구고 김치를 담근 이유는 교? 때문이었다. 땅에 심은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보람과 함께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꼈다. 거둔 300포기의 배추는 주변 어른들이 제공한 김칫소를 버무려 홀몸 어르신들과 나눴다. 그 과정에서 함께 수육을 삶아 먹으며 세단의 아이들이 무슨 활동을 하는지 마을 어른들에게도 알렸다.

김 교사는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특색 있는 활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바다식목일(5월 10일)을 맞아 해양생태계 조성 게임 콘테스트를 연 것이다. 자신의 가상 생태계 사진을 보낸 학생들에게 해양생물 모양 과자를 주는 특?한(?) 상을 제공했다. 이 콘테스트에 아이들은 열띤 참여로 화답했단다.

올해도 세단 회원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환경 의식을 전파하고자 애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은 상황이지만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텀블러를 쓰는 것부터 시작이 아닐까요?” “전기 코드 뽑기, 일회용품 줄이기 같은 기본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동아리 활동으로 몸에 밴 친환경 습관을 집에서도 실천하고 있다는 김채정·이서영 양의 말처럼 환경을 아끼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일상 속 ?쁜 습관을 고치고, 나아가 그런 사람이 많아질 때 지구는 보다 가벼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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