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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마늘

마늘만 못해서 풋 마늘이라 칭한 게 아니다 덜 여물어서 맵지 않고 단맛이 나는 데다 마늘 못지않은 영양까지 품었으니 외려 완벽하다 할 만하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옹골지게 자라난 풋마늘을 만나러 경남 사천으로 갔다 글 박자원 기자 사진 최수연 기자 임승수(사진가) 요리 푸드디렉터 메이 팀장 이지원 어시스트 곽선희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

풋마늘은 여물기 전에 먹는 몇 안 되는 작물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마늘은 땅속에서 자란 마늘통을 이르지만 풋마늘은 마늘통이 굵어지기 전의 어린 잎줄기를 말한다. 경남 사천의 대표 농작물인 ‘사천 풋마늘’이 첫 출하를 시작한 이래 특유의 매콤달콤한 맛으로 전국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바탕 봄비가 내린 다음 날, 사천 풋마늘 생산량의 70%를 도맡는 사천시 송포동 ?천마을을 찾았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니 아주머니들이 냇가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수확한 풋마늘을 세척하는 진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주머니들은 개천을 가로지를 수 있도록 ㅜ 자 모양으로 만든 디딤대를 한 자리씩 차지하고 선 저마다 풋마늘을 씻는 데 여념이 없었다. 디딤대 위에 줄지어 선 텅 빈 손수레가 그들의 손길을 더욱 재촉하는 듯 보였다. 과연 풋마늘의 계절이었다.

정성스레 씻은 풋마늘을 손수레 한가득 싣고 냇가를 빠져나오는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집에 가 한 번 더 세척해서 봉지에 깨끗하게 포장을 해야 합?더.” 평소 같으면 마을에서 공동으로 쓰는 자동 세척장에서 1차 세척한 풋마늘을 집으로 가져가 2차 세척을 한단다. 풋마늘이 흙을 뒤집어쓰기 마련인 비 온 뒤엔 이렇게 냇가 세척장이 자동 세척장을 대신한다. 마을회관 앞을 지키는 정자로 발길을 돌렸다. 정자 마루 위에 초록색 플라스틱 상자가 수북했다. 상자 안엔 농협과 농산물 유통 업체 등을 통해 전국으로 판매되는 사천 풋마늘이 깔끔하게 포장된 채 담겨 있었다. 풋마늘 가격은 500g짜리 한 단에 2700∼3000원 정도다.

[풋마늘 500g에 3000원 수준] “농협에서 개별 농가? 문자 메시지로 주문량을 보내오지예. ‘콘티(상자) 몇 개씩’ 이런 식으로 발주를 해여. 채소는 신선도 아입니꺼. 신선도 유지를 위해 오후 출하 물량의 오더가 오전이 돼서야 뜹니더. 주문량이 늘어난 요즘엔 그래서 엄청 바쁩니다.”이 마을에서 수십 년간 풋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김동곤 씨(70)의 말이다.

풋마늘밭으로 향하는 김씨를 따라가봤다. 그는 시설하우스와노지까지 3967㎡(약 1200평)에 달하는 경작지에 풋마늘을 재배한다. 이미 수확이 끝난 빈 이랑 옆으로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초록빛 잎들이 넘실댔다.“지난겨울 워낙 ?워서 많이 못 컸어예. 덜 여물어야 상품성이있는 작물이다 보니 오히려 수확량은 더 늘었습니다. 지금까지한 걸 보면 작년보다 (수입이) 좋지예. 겨울에 그 추운데 살아서올라오는 거 보면 진짜 생명력이 대단합니더. 대만이나 중국에서 들어오는 거는 잎이 크고 좋아 보이긴 해도 맛은 택도 없어예.

지금은 우리 종자가 알음알음으로 충북 옥천, 경기 평택까지 퍼졌어예.” 사천이 유명세를 타기 전엔 마을 아주머니들이 무리를 이뤄 진주까지 기차로 풋마늘을 싣고 가서 팔았다. 그렇게 사천 풋마늘의 맛과 품질이 차츰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재배 농가의 규모가 커지면서 고유 브랜드로 성장했다.남해와 제주 등 다른 곳에서 나는 풋마늘은 마늘을 재배하다가밀식(빽빽하게 심음)된 곳에서 솎아낸 것이다. 이와 달리 사천풋마늘은 사천 지역의 재래종 마늘을 풋마늘 전용으로 개발해서 탄생한 것이다. 150여 년 전 남양동(사천시의 행정동) 등 주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풋마늘이 도입된 이후 전통적인 풋마늘재배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면적이 늘었다.

사천 풋마늘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잎과 줄기만 먹는 일반풋마늘과는 달리 뿌리째 먹을 수 있다. 줄기 부분은 무침·볶음·장아찌 등을 해 먹고 뿌리는 튀김·초고추장무침을 만들거나 감칠맛이 일품인 육수를 우리기에 좋다.미식가들이 사천 풋마늘을 찾는 이유는 차별화된 맛에 있다. 한겨울에 해풍을 맞고 자란 덕분에 다른 지역의 풋마늘에선 맛보기 힘든 깊은 단맛이 느껴진다.

[원기 회복에 으뜸!] 풋마늘은 마늘의 효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풋마늘 속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항균 작용을 한다. 한방에선 풋마늘이 기운을 잘 통하게 하고 식욕을 끌어올려 체력을 보강하고 원기를 회복시킨다고 본다.풋마늘로 다양한 요리? 즐겨보자. 고소하게 무쳐낸 풋마늘 콩가루찜, 입맛돋우는 풋마늘 장아찌, 깔끔하게 먹기 좋은 풋마늘 비빔국수, 근사한 비주얼을 보장하는 풋마늘 새우구이, 감칠맛 나는 풋마늘 감자수프까지 어떤 접시에서도 풋마늘은 음식의 풍미를 살려준다.

[풋마늘 장아찌] <준비하기> 풋마늘 70g, 간장 1컵, 물 2컵, 식초·설탕 ½컵씩, 레몬 ¼개 <만들기> 1 냄비에 간장·물·식초·설탕·레몬을 넣고 끓인다.

2 통에 4cm 길이로 썬 풋마늘을 넣고 팔팔 끓은 ①을 바로 붓는다.

3 냉장고에서 1∼2일 정도 숙성시킨다.

[풋마늘 콩가루찜] <준비하기> 풋마늘 70g, 콩가루 3큰술, 양념장(참기름·된장·간장·고춧가루·미림·청주 1큰술씩, 참깨가루 ½큰술, 올리고당 1과 ½큰술) <만들기> 1 씻은 풋마늘을 4cm 길이로 자르고 약간의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봉지에 콩가루와 함께 넣고 흔들어 섞는다.

2 물이 끓어 오르는 찜기에 풋마늘을 고르게 펴서 넣고 2분간 찐다.

3 양념장 재료를 고루 섞는다.

4 찐 풋마늘을 한 김 식힌 뒤 ③의 양념장을 뿌린다.

[풋마늘 새우구이] <준비하기> 풋마늘 50g, 중하 새우 15마리, 버터·식용유·발사믹식초·청주 1큰술?, 꿀 ½큰술, 후추 약간 <만들기> 1 새우는 몸통 부분의 껍질을 제거하고 머리와 꼬리는 남겨둔다.

2 팬에 버터를 두르고 새우를 굽다가 후추를 뿌린다.

3 다른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손가락 크기로 썬 풋마늘을 노릇하게 굽는다.

4 ③에 발사믹식초·청주·꿀을 넣고 약불에서 골고루 섞어 마무리한다.

5 그릇에 새우·풋마늘 순으로 담아 완성한다.

[풋마늘 감자수프] <준비하기> 풋마늘 50g, 감자 150g, 올리브유 1과 ½큰술, 닭 육수(또는 채수) 250㎖, 치즈·소금·후추 조금씩 <만들기> 1 풋마늘은 손가락 길이로 썰고 감자는 얇게 채 썬다.

2 팬에 올리브유 ½큰술을 두르고 풋마늘과 소금 한 꼬집을 넣어 센 불에서 타기 직전까지 굽는다.

3 냄비에 올리브유 1큰술을 두르고 감자를 볶다가 닭 육수(또는 채수)를 붓고 중약불에서 끓인다.

4 ③의 감자가 익으면 ②의 풋마늘을 넣고 푸드프로세서로 곱게 간다.

5 완성된 수프를 볼에 담고 기호에 맞게 치즈·후추, 구운 풋마늘 고명을 곁들인다.

[구운 풋마늘 비빔국수] <준비하기> 풋마늘 1대, 마른 소면 70g, 차돌박이 50g, 소금 조금, 간장 1큰술, 설탕·참기름 ½큰술씩, 참깨가루 1작은술 <만들기> 1 마른 소면은 넉넉한 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준다.

2 차돌박이는 기름기 없는 팬에 소금을 살짝 뿌려 굽는다.

3 손가락 길이로 자른 풋마늘을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4 삶은 국수, 구운 차돌박이와 풋마늘을 볼에 넣고 간장·설탕·참기름·참깨가루와 잘 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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