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제역, 과거 같은 전국적 피해 없을 듯”
입력 : 2023-05-25 16:46
수정 : 2023-05-26 05:01
[인터뷰] 김철호 한국동물위생학회장
올바른 접종으로 확산 방지를
재난형 전염병 막을 방안 모색
유기 반려동물 질병 관리 관심

한국동물위생학회는 동물위생분야 연구를 통해 동물을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육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1978년 설립한 수의학술단체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학회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22일 경남 진주에 있는 경남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 제45차 학술대회를 앞두고 있는 김철호 학회장을 만나 최근 가축방역 현안과 학계의 연구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동물위생학회는 어떤 단체인가. 전국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와 어떤 관계인지.

▶한국동물위생학회는 45년의 역사를 지닌 비영리 학술연구단체로 회원수는 850명에 이른다. 각 시·도 동물위생분야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정회원이고 대학 교수나 관계기관 관계자도 참여한다. 국가 재난형 동물전염병 예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된 연구 방향이다. 최근 급성장한 반려동물산업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다. 일선 방역현장에서 근무하는 수의사들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우리 학회에서 발표한 보고서들이 방역정책 개선에도 많은 역할을 한다.

매분기 학술지인 <한국가축위생학회지>를 정기발행하고 연간 50편 안팎의 보고서를 발표한다. 매년 정기학술대회도 개최하는데 올해는 25일부터 사흘간 제주 제주시에서 제45차 학술발표대회를 진행한다.

한국동물위생학회는 전국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에 속한 조직이다. 회칙에 따라 전국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장이 한국동물위생학회장을 겸임한다. 2021년 12월 경남도동물위생시험소장 신분으로 전국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장에 선출됐고 학회장까지 함께 맡고 있다. 임기는 올해말까지다.

-최근 4년여 만에 구제역이 발생했다. 현 방역 상황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확산을 막을 방안은.

▶그동안 우제류 농가들이 백신접종을 꾸준히 잘해온 데다 이번 발생 직후에 전국 일제 접종까지 했기 때문에 과거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같은 전국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당시 확산 속도와 지금을 비교하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앞으로도 확산을 막으려면 올바른 백신접종이 가장 중요하다. 발생농가들이 대부분 자가접종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자가접종 농가들 사이에선 제대로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농가 스스로가 부정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며 방역당국의 꼼꼼한 점검도 필요하다.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조기 신고해서 초기 대응이 이뤄져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이번 학술발표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둘째날(26일)에 진행되는 선우선영 케어사이드 이사의 ‘ASF 백신 개발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

현재 국내외에서 ASF 백신 개발이 활발한데, 해당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가 직접 백신 개발의 현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어서 흥미롭다. 구두 발표 15건과 포스터 발표 60편도 준비돼 있는데, 전남도에서 연구한 ‘2022∼2023년 겨울시즌 전남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역학조사 고찰과 정책 제언’, 경남도의 ‘야생멧돼지 바이러스성 질병 양성률 조사’ 등의 연구는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는 구제역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충남도와 세종시에선 참석하지 않는다.

-최근 학회에서 관심을 쏟는 연구 주제는.

▶유기 반려동물과 관련한 부분이다. 매년 유기 반려동물이 늘어나는데, 해당 동물에 대한 질병관리는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유기 동물이 보호소에 들어오기 전까지 질병에 취약한 상태이며 보호소도 가득 차 있어서 순환감염될 우려가 있다. 이 동물들이 전염병이나 기생충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결국 공중보건도 개선된다.

진주=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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