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립 지역공동체 빌트폴츠리트 풍력발전기 11대 시내에 가동 집집마다 지붕엔 태양광 패널 운영 수익금은 공동체 복지에 환경 관련 수상이력도 화려해
빌트폴츠리트시(市)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안에 있는 슈바벤의 오버알고이 지역 내 작은 마을이다. 인구가 2600명인 이곳은 전체 면적 2134㏊ 가운데 농지가 1413㏊, 임야는 555㏊인 전형적인 시골이다. 인구 상당수가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평범한 농촌마을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이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3일(현지시간) 오전에 찾은 시내. 깔끔하게 정비된 주택 지붕 위엔 대부분 태양광 발전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집 지붕 각도와 그대로 맞아떨어져 전혀 흉물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멀리에선 풍력발전기 11대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어 방문한 어린이집. 쾌적함이 남달랐다. 살펴보니 벽 두께가 만만치 않았다. 단열재를 대폭 보강한 이른바 ‘패시브 하우스(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였다. 시설 자재도 매우 양호했다.
이는 이곳이 ‘에너지 자립 마을’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빌트폴츠리트시는 1998년 주민들이 논의해 재생에너지 마을로 특성화할 것을 자체 결정했다. 이후 2000년 1월 시의회 만장일치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해 20년 넘게 에너지를 자급하고 있다.
마을이 지닌 자연환경, 바람, 물, 나무, 축산 바이오가스 등을 이용해 마을 전체 소비량의 828%에 달하는 전기를 생산한다. 난방용 에너지는 60%를 충당한다. 주민들은 사용하고 남는 전기를 외부에 판매한다. 그에 따른 수익은 어린이집·스포츠센터 등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쓴다.
양호한 시설 여건으로 학부모 만족도가 높고 스포츠센터 이용료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것은 이곳 주민만이 누리는 편익이다. 마을 시설을 짓는 건축업자는 패시브 하우스를 건립할 때 부동산 가격의 일부를 돌려받기도 한다.
2019년엔 전력 제조회사가 마을에 둥지를 틀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도 창출한다. 독일 내부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례가 알려지며 각종 환경 관련 상을 휩쓸었다.
운영 형태도 모범적이다. 현장을 안내한 시의원인 토마스 프뤼거씨는 “마을주민 400명이 풍력 발전기에 고루 투자해 그에 따른 수익을 배분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아프리카를 위한 직업 교육과 훈련(VET4Africa)’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6개국을 대상으로 농촌마을 에너지 자립을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트폴츠리트(독일)=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