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찾는 외식업계…농산물 소비 훈풍 부나
입력 : 2023-05-25 16:34
수정 : 2023-05-26 05:02
농경연 ‘음식업 경기·매출 동향’
1분기 이어 2분기도 호조 전망
“수요 많아져 시세 상승 기대감”
올 1분기 외식경기가 지난해보다 호전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도매시장 등 농산물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가락시장에서 엽채류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농식품 소비지출에서 외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등 농산물 소비 패턴 변화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올 1분기 외식경기가 지난해보다 호전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분기 외식경기 또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농산물 소비 활성화 등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할 수 있을지 농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음식점 농축산물 소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음식업 경기 동향은 3.00(5점 척도)으로 지난해 동기(2.55)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업 경기 동향은 5에 가까울수록 경기가 매우 좋음을, 1에 가까울수록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음식점 소비 실태조사는 서울지역 330개 패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형별로는 한식(45.2%)이 가장 많고 분식(18.2%)·중식(13.0%)·양식(12.7%) 순이다. 응답자 대부분은 단독개인점포를 운영 중이고, 직원수는 3명 이하(80.6%)가 가장 많다.

이번 조사에서는 체감경기뿐만 아니라 1분기 음식업 매출 동향 또한 3.05로 지난해 동기(2.55)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 음식점 예상 매출 지수는 100.3(전분기=100.0)으로, 음식점들은 2분기에도 전분기 수준의 매출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1분기 음식업 경기·매출 동향이 지난해 동기 대비 호전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음식점들의 곡류·채소류 등 농산물 소비도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패널들의 1분기 쌀 월평균 구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7.2% 늘었고 감자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어 2분기 쌀·감자 구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2%·4.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엽근·양념 채소 등 채소류 전반의 구매량도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늘었다. 1분기 배추·무·양배추의 월평균 구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0.7%·7.4%·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파·마늘의 월평균 구매량도 각각 5.5%·4.8% 늘어났다. 당근(-8.3%)·대파(-3.8%)·건고추(-1.8%) 등은 지난해 동기보다 월평균 구매량이 감소했다.

조사 패널들은 2분기 채소류 월평균 구매량이 대체로 늘 것으로 예측했다. 엽근채소 가운데 당근을 제외한 배추(14.9%)·무(12.1%)·양배추(9.3%) 구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늘고, 양념채소는 양파(9.2%)·마늘(9.2%)은 증가하고 건고추·대파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엽근·양념 채소와 달리 애호박·풋고추·오이 등 과채류는 모든 품목의 1분기 월평균 구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가격 강세 영향으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2분기 구매량은 풋고추(1.0%)·오이(3.1%)는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 애호박(-0.8%)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외식업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인 신호를 띠면서 도매시장 등 농산물 유통업계에서는 소비 증가 등이 향후 농산물 시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병노 한국청과 영업이사는 “코로나19 이후 도매시장의 가장 큰 거래처인 식자재마트와 음식점 경기가 살아나면서 양파·청양고추 등 주력 품목 소비 또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전처럼 음식점 영업시간이 새벽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소비가 일어나는 등 소비 양상이 변화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상현 동화청과 경매부장도 “재래시장과 중소형 마트 등 가정용 소비를 이끄는 거래처보다는 외식업계를 통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올해는 소비 증가에 따른 농산물 시세 상승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