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87세 노환으로 별세 명실상부 ‘네이버 지식인 스타’ 수많은 어록 남겨 치과의사 출신으로 지식·지혜 나눈 진정한 지식인
네이버 지식인(iN)에서 ‘녹야(綠野)’라는 닉네임으로 약 19년간 활동했던 조광현 할아버지가 별세했다. 향년 87세.
29일 유족에 따르면 조광현 할아버지는 지난 27일 오후 10시경 서울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35년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나 서울 경복고,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뒤 1962∼1995년 서울 종로, 신촌, 홍대입구 등에서 개인치과를 운영했다.
2004년부터 지난해 11월 10일까지는 네이버 지식인에 지혜가 돋보이는 답변들을 남겨 ‘지식인 할아버지’, ‘녹야 할아버지’, ‘수호신 할아버지’, ‘태양신 할아버지’ 등으로 불렸다. 조광현 할아버지는 ‘태양신’ 계급일 때 명실상부 지식인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는 상위 계급들이 생겨 ‘수호신’까지 승격했다.
고인은 특히 전공인 치아 유지 관리나 인체 건강 상식 분야에서 지식을 많이 나눴으나, 다른 분야에서도 풍부한 교양을 바탕으로 인생의 지혜까지 담긴 답변들을 수없이 남겼다.
몇 년 전에는 시력이 크게 나빠진 탓에 돋보기를 겹쳐 보고 ‘독수리타법’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열심히 답변을 달았다. 건강 악화로 인해 2017년 2월과 2018년 10월 두차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가 아쉬워하는 누리꾼들의 응원에 활동을 재개하기도 했다.
고인이 개인 블로그에 남긴 마지막 게시물에는 누리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재치 있는 답변을 보면서 소소하게 웃었던 게 생각난다”,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분이지만 감사했다. 평안하시길 바란다”, “삶의 지혜를 나눠 주신 진정한 지식인이셨다” 등 댓글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30일 오전 6시15분이다.
박아영 기자 ayou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