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나만의 결혼식' 사업 시행 저렴·쾌적 '공공예식장' 4곳→23곳 대폭 확대 29일부터 예약 가능
“결혼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남는 예식장이 거의 없어요. 식장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예요.”
예비 부부들 사이에서 결혼식장 대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미뤄뒀던 예식 수요는 늘어난 반면 예식장 수는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국 예식장 수는 2018년 951곳에서 지난해 750곳으로 21.1%(201곳)이 줄었다. 그러나 이 기간 20~30대 인구수는 1409만4000명에서 1303만3000명으로 7.5%(106만1000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결혼 적령기 인구가 줄기는 했지만 예식장 수는 더 큰 폭으로 사라진 것이다.
더욱이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미뤄뒀던 결혼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식장 잡기가 큰 부담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시내 곳곳의 특색있는 공공시설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하는 ‘나만의 결혼식’ 사업을 시행해 눈길을 끈다.
결혼식과 웨딩촬영을 할 수 있도록 4월부터 북서울꿈의숲, 시청사, 한강공원, 한옥 등 19곳 공공시설을 신규 개방하는 것이다. 전문 웨딩업체를 통해 기획부터 예식 진행까지 합리적인 가격으로 준비하도록 돕는 것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시민공모전을 통해 예식장 후보 공공시설을 찾아냈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 내놓은 ‘결혼서비스에 대한 서울시 청년 인식조사’를 보면 서울 청년 10명 중 7명이 공공시설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공공예식장 유형으론 공원(54%)이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신규 개방하는 곳은 숲·공원·한옥 등 실내외를 망라한다. 기존 운영 중인 공공예식장 4곳을 합하면 2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가운데 회의실·강당 등 실내는 서울시청 다목적홀, 서울시 인재개발원 등 8곳이다. 야외 결혼실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은 북서울꿈의숲, 한강공원 물빛무대 등 15곳이다. 한방진흥센터, 성북 예향재, 남산골 한옥마을 등 3곳에선 전통혼례를 올릴 수 있다.
결혼식은 4월부터 할 수 있고 이달 29일부터 상시 신청을 받는다. 부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서울시민(주거지 또는 생활권자)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대관료는 신규 19곳 중 한강공원 광나무 장미원, 한방진흥센터, 시민안전체험관 등 3곳은 무료다. 다른 곳도 2만~5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1대1 맞춤상담과 플래닝을 종합패키지로 지원해 결혼식 준비에 드는 시간을 절약한다. 작은 결혼실 진행 경험을 갖고 있는 결혼전문업체 4곳을 협력업체로 선정해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는 얼마인지, 결혼식 준비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상담해준다.
패밀리서울 누리집에서 예약 가능한 일정과 예식공간 등 정보를 확인한 뒤, 대표상담전화를 통해 사전 상담 후→협력업체(4개)와 상세한 상담을 거쳐 예식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치열한 예약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예비부부들이 합리적이면서도 개성을 살린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시 공공예식장 현황.
<신규> ▲북서울꿈의숲(강북구) ▲시민안전체험관 다목적홀(동작구) ▲서울시립대학교 자작마루(동대문구) ▲인재개발원 인재홀(서초구) ▲시민청 태평홀·동그라미방(중구) ▲여성가족재단 국제회의장 (동작구) ▲시청 본관8층 다목적홀(중구) ▲한강공원 물빛무대(영등포구) ▲성북 예향재(성북구) ▲한방진흥센터(동대문구) ▲서울시노동자복지관(영등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마포구) ▲한강공원 광나루 장미원(강동구) ▲서울어린이대공원 숲속의무대(광진구) ▲푸른수목원 바람의 언덕(구로구) ▲평화울림터(도봉구) ▲문화비축기지 T2(마포구) ▲송현공원(종로구) ▲새활용플라자(성동구)
<기존> ▲남산골 한옥마을(중구) ▲용산가족공원(용산구) ▲월드컵공원(마포구) ▲양재시민의숲(서초구)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