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료 먹으라니?”…닭발 먹으라는 정부 말에 난리난 이 나라
입력 : 2023-03-21 16:16
수정 : 2023-03-21 16:16
닭발, 이집트선 개 사료로 주로 쓰여
경제난으로 일반 가정 육류 섭취 어려울 지경
이미지투데이

이집트 정부가 국민에게 닭발 섭취를 권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집트에서 일반 가정의 식탁이 부실해지자 당국은 ‘닭발에 단백질이 풍부하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닭발 섭취 권유는 국민적 분노와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돌아왔다. BBC는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닭발을 단백질이 많은 부위라며 홍보한 것이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했다.

닭발을 안주 삼아 즐기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집트에서 닭발은 개 사료를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그렇기에 이집트 국민들 사이에서 “개 사료를 먹으란 것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집트에서는 기본 식자재 가격이 지난 몇 달 사이 2∼3배 상승했다. 이달 물가상승률은 30%를 넘어섰고 특히 육류 가격이 많이 올라 일반 가정 식탁에서 고기 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는 식자재 수입에 대한 높은 해외 의존도 때문이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밀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인데,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아울러 화폐 가치의 하락 등도 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기준 달러당 15이집트파운드였던 환율은 1년 만에 달러당 32.1이집트파운드까지 떨어졌다.

BBC는 과거 경제난으로 촉발된 폭동이 전 정권을 몰락시킨 점을 언급하며 "경제난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분노가 소요 사태로 이어질 조짐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아영 기자 ayoung@nongmin.com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