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도농상생’ 쌀조공법인 추진…품질 고급화·시장 교섭력 제고 기대
6개 농협 협약 출자금 약속 가락농협은 RPC·토지 제공 시설현대화 자금 지원받아 농가소득 증대 효과 분석도
부산지역 쌀의 품질 고급화와 시장 교섭력 증대를 위해 부산의 도시·농촌 농협이 힘을 합쳐 통합 미곡종합처리장(RPC)인 ‘부산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가칭)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부산본부에 따르면 부산시농협쌀조공법인을 만들기 위해 2019년부터 논의를 펼쳐온 결과 최근 6개 농협이 법인 설립 협약서에 서명했다. 서명한 농협은 RPC를 운영 중인 가락농협을 비롯한 농촌형 농협 3곳과 도시형 농협 3곳 모두 6개 농협이다.
이들 농협은 법인 설립에 필요한 출자금으로 각각 9000만∼10억원을 내기로 약속한 상태다. 가락농협은 RPC 시설과 토지 등 현물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본부는 최근 전문 기관에 조공법인 설립과 관련한 컨설팅을 의뢰했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격적으로 법인 설립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부산지역에는 유일하게 가락농협이 1998년 RPC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가락농협은 김해평야 한복판 벼농사 지대에 있는 데다 조합원 대다수가 벼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선 연간 원료곡 1만2000t을 가공하고 벼 1만838t을 건조할 수 있다. 또 벼 5200t을 저장할 수 있는 사일로와 사각빔을 갖췄다.
가락농협은 조합원으로부터 연간 벼 4500∼5000t을 매입해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하고 있지만 쌀 시장 경쟁이 점점 심해지는 데다 소비량은 계속 줄어 경영압박을 받게 돼 부산본부와 함께 대책을 강구해왔다. 가락농협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RPC를 통합 RPC인 조공법인으로 전환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어서다.
류기웅 농협경제지주 부산경제지원단장은 “가락농협RPC가 조공법인으로 전환될 경우 정부와 농협중앙회 등으로부터 시설현대화에 필요한 자금과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부산 쌀의 품질 고급화와 소비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부산본부는 당장 조공법인에 참여하기로 한 조합이 전체 14곳 가운데 6곳에 머물러 있지만 대다수 조합이 상황을 지켜본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부산지역 모든 조합이 참여하는 조공법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