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산행 때 행동요령 배포 등산 전 ASF 발병 여부 미리 확인하고 하산해선 신발 소독 후 축산농가 자제 말아야
2005년 개봉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선 서먹했던 국군과 인민군이 멧돼지를 함께 사냥하고 잡아먹으며 우애를 다진다. 하지만 이 행동을 18년이 지난 지금 한다면 어떻게 될까.
봄철은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 멧돼지에게도 반가운 계절이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는 멧돼지는 인간에 해를 입힐 수 있어 마주쳤을 때 주의해야 한다.
더욱이 국내 양돈산업에 큰 피해를 초래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어 특별 대응 요령이 필요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이후 ASF 감염 멧돼지(폐사체 포험) 발견 건수는 올 3월6일 기준 무려 2890건이나 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산행 시 행동 요령’ 포스터를 제작해 10일부터 전국에 배포한다고 9일 밝혔다. 등산객이 늘어나는 봄철을 맞아 ASF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해당 포스터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 등에 전달해 주요 등산로 입구에 부착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ASF 확산 우려로 전전긍긍하는 양돈농가를 생각한다면 ‘웰컴 투 동막골’처럼 행동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우선 산에 오르기 전 ‘야생동물질병관리시스템’에 접속해 해당 산 주변에 ASF가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등산 중에는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하고 음식물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등산로 근처에서 폐사한 멧돼지를 발견했다면 접근하지 말고 곧바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대응팀이나 정부민원콜센터, 해당 지방자치단체 환경담당부서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등산을 마치고 하산한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 신발에 묻은 흙을 깨끗이 털고 소독해야 한다. 집으로 돌아간 뒤 신발·옷·장비 등을 세척하고, 일주일 동안 축산시설 방문을 피하는 게 좋다.
정원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대응팀장은 “멧돼지 폐사체는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오염원이 될 수 있어 신속한 제거가 중요하다”며 “멧돼지 폐사체를 발견하면 저대 접근하지 말고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등 관계 기관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홍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