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가정보, 곡물·임산물 10종 가격 조사 땅콩 제외한 9종 전년과 같거나 하락 작황 호재로 재고량 많은 데다 소비 부진 겹쳐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를 기록하면서 9개월째 5%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농·임산물은 정월대보름이란 소비 호재에도 오히려 최대 4% 내린 것으로 나타나 농가·임가 표정을 어둡게 한다.
전문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3일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오곡밥과 부럼 재료로 쓰이는 10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해당 품목은 찹쌀·수수·차조·붉은팥·검정콩 등 곡물 5종과 잣·밤·호두·은행·땅콩 등 임산물 5종이다.
한국물가정보는 이들 품목 가격을 4인 가구 소비량 기준으로 조사해 합산한 결과 전통시장은 12만5300원, 대형마트는 16만2660원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이 29.8% 저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견줘서는 전통시장은 12만8100원에서 12만5300원으로 2.2%, 대형마트는 16만9350원에서 16만2660원으로 4% 하락했다.
특히 땅콩 한 품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품목에서 지난해와 같거나 떨어졌다. 전통시장은 찹쌀·수수·차조·검정콩·은행 등 5개가 하락했고 붉은팥·잣·밤·호두 등 4개가 동일했다. 가장 많이 내린 품목은 은행이고 600g당 6000원에서 5000원으로 16.7% 내렸다. 반면 땅콩은 400g당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랐다.
대형마트는 땅콩을 뺀 9개 품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최대 낙폭을 보인 것은 역시 은행으로 8940원에서 7740원으로 13.4% 낮아졌다. 땅콩은 1만400원에서 1만1900원으로 14.4% 상승했다.
땅콩은 국내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외국산 가격이 생산량 감소로 오른 것이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곡물류가 2020년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 등 기상악화에 따른 흉작으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됐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재작년(2021년) 생산량이 크게 늘어 재고는 많은데, 코로나19 등으로 수요는 감소한 것이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