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자연유산 민속행사 지원사업 20주년 기념 전국 14개 시도 50개 시·군·구 71건 개최 지원 21건은 입춘·대보름 있는 4~5일 몰려
4일은 입춘, 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겨우내 묵은 기운을 몰아내고 다가올 봄을 맞아 마음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는 당산제·동제 등으로 입춘·대보름의 의미를 되새겨도 좋겠다.
문화재청은 자연유산 민속행사 지원사업 20주년을 맞아 올해 전국 14개 시도 50개 시·군·구에서 각지에서 풍성한 민속행사를 11월까지 개최 지원한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지역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해 온 당산제·동제 등 71건을 지원한다.
당산제는 수호신인 당산신에게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비는 마을 제사며, 동제는 동신에게 기원하는 제의다.
유네스코는 ‘자연성지(Sacred natural site)’가 특정 민족이나 공동체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녀 신앙적 의미를 만들고, 성지 안에 있는 자연유산을 중심으로 인간과 유·무형의 유산까지 보호하는 의의를 가진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을의 자연물을 신성하게 여겨 당산신·동신·성황신 등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자연과 인간의 이같은 소통방식은 자연유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3년 충남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행단제)와 서천 마량리의 동백나무숲(윗당제) 등 2곳의 당산제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지원 규모를 확대해왔다.
올해엔 지역별 고유한 민속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특히 입춘과 정월대보름이 찾아오는 4~5일엔 주말에 ▲부산 구포동 대리 당산제(4~5일) ▲전남 강진 삼인리 비자나무 당산제(5일) ▲경북 안동 사신리 느티나무 당산제(5일) 등 모두 26건의 민속행사가 열린다.
일례로, 4일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전남 화순 야사리 은행나무 당산제는 모두 3곳에서 제를 지낸다. 마을 가운데 위치한 ‘할머니 당산’에서 제를 지낸 뒤 전남도 기념물 제 235호 야사리 느티나무가 있는 당산에서 제를 지낸다. 마지막으로 천연기념물 제303호 은행나무로 이동해 당산제를 봉행한다.
부산 구포동 대리 당산제는 마을의 액을 없애고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고유의 전례 민속행사다. 4일 오후 10시~5일 오전 1시 부산 북구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309호 구포동 당숲에서 진행된다. 정월대보름에 주민 가운데 1명이 제사를 이끌고 제물을 정성껏 준비해 마을의 당산목인 팽나무 아래에서 제를 올린다.
1부로는 산신제, 2부로는 고당신제가 열리며 강신·참신·초헌·독촉·아헌·종헌·첨작·계반삽시·헌다·철시복반·사신·음복 순으로 진행된다.
이밖에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 목신제가 8월22일, 경남 남해마을 당산제가 11월8일 열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내 자연성지의 잠재자원을 발굴하고 자연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해 지역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홍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