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콜릿값 또 오르나⋯세계 최대 카카오 생산국에 기상이변 ‘심각’
입력 : 2023-02-06 13:36
수정 : 2023-02-06 13:36
기사썸네일 사진
카카오 열매와 가공품의 모습. 이미지투데이.

세계 1위 카카오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에 심각한 가뭄이 닥쳐 카카오 수확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가 이달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초콜릿 가격을 올린 가운데, 이번 카카오 수급 문제로 또 초콜릿 가격을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의 통신사 <로이터>는 2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카카오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주요 항구에 입항된 카카오 수확량이 대폭 줄어든 상황을 보도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주요 카카오 수출 항구인 아비장과 산페드로는 지금 한창 카카오 선적으로 바빠야 하지만, 때아닌 기상이변에 수출입업자마저 사무실을 닫고 코트디부아르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강우량이 불규칙하게 줄어들면서 카카오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카카오 수출업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주간 항구 입항량은 작년 11월과 12월만 해도 약 11만5000t이었으나, 현재 약 7만t으로 약 39%나 감소했다.

참고로, 코트디부아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카카오 생산국으로서 일년에 200만t이 넘는 카카오를 생산한다. 약 75%의 국토 면적이 농업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진 코트디부아르는 아동을 포함한 국민의 절반 가량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한 카카오 수출 회사의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 수확량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초부터 급감했다”고 하소연했다.

별다른 방도도 없다. 코트디부아르의 카카오 주요 수확기는 10월부터 3월까지인데, 3월 중순까지 건기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산 페드로 근처의 카카오농민인 에두아르도는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다. 10월과 12월에 한두번 비가 내리긴 했으나 카카오가 잘 자라는 데는 부족했다”며 한숨 쉬었다.

더구나, 날씨 문제에다 비료값까지 폭등해 카카오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비료 가격은 2021년 이후 가격이 두배로 올랐으며,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 코트디부아르 수브르 지역에서 5㏊의 카카오를 재배하는 살리프 코우야테는 “비료가 없으면 카카오 생산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결국 몇몇 농민의 경우 2주에 겨우 카카오 40㎏만 수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과 12월 사이에는 매주 80㎏ 8포대를 수확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심한 차이다.

카카오 입항량 감소는 3월중 주요 카카오 수확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되고, 최악의 경우 4~5월 중간 수확기까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카카오 유통업자 등은 매장을 임시 폐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페드로 항구의 카카오 유통업자 데이비드 코와시는 “비가 올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특히 5월 이전에는 카카오가 더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가게문을 닫는 이유를 밝혔다.

한편, 국내 주요 제과기업인 롯데제과 등은 카카오 가공제품인 ‘가나초콜릿’의 가격을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순차적으로 20% 인상한 바 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카카오 등 원재료를 포함해 거의 모든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한데다 물류비와 전기 요금 등 제반 경비 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연경 기자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