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외쿡은] 美 로스쿨·MBA 시험 통과…인공지능, 전문직까지 위협?
입력 : 2023-01-29 13:29
수정 : 2023-01-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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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로스쿨시험과 펜실베니아대학의 와튼스쿨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통과했다.

인공지능(AI) 챗봇이 대학원 수준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우수한 성능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챗GPT’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미국 CNN은 26일(현지시각) ‘챗GPT’가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로스쿨시험과 펜실베니아대학의 와튼스쿨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미네소타대학 로스쿨 교수들이 이끄는 연구진은 챗GPT가 학교의 4개 과목 시험을 응시하도록 했다. 챗GPT는 객관식 문항 95개와 에세이 12개 작성으로 구성된 테스트 4개 모두 통과했다. 평균 등급은 C+로 낮은 편이었다.

경영학 시험에선 비교적 높은 성적을 거뒀다. 와튼스쿨 MBA의 필수 교과목인 ‘운영관리’ 기말시험에서 챗GPT는 B-에서 B 학점 사이를 받았다. 

크리스천 터비시 와튼스쿨 경영학 교수는 “챗GPT가 기본 운영관리 및 프로세스 분석 질문에 대답하는 데는 놀라울 정도의 성능을 보였다”며 “사람이 힌트를 주면 답변을 수정하는 데 능숙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기업 ‘오픈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챗GPT는 인터넷에 있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답변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언어모델이다. 

이용자와 나눈 대화내용을 기억하고 있어 연쇄적인 문답이 가능하다.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공개 5일 만에 사용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2조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문부터 컴퓨터 코딩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챗GPT가 만든 결과물을 그대로 베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뉴욕시 공립학교 등 일부 지역에선 챗GPT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크리스천 터비시 와튼스쿨 교수는 “학생들이 시험을 치를 때만이라도 챗GPT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는 필요하다”면서도 “(챗GPT의 등장을 외면한 채) 기존의 교육시스템만을 고집한다면 엄청난 기회를 낭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최 미네소타대학 로스쿨 교수도 “인공지능이 변호사들의 비서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로스쿨은 학생들이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계산기가 세상에 나왔을 때 교육계는 수학 교수법을 바꿔야 했다. 인공지능 챗봇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면 학생들에게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와튼스쿨의 한 교수가 학생들의 챗GPT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가정신과 혁신’에 관해 강의하는 이선 몰릭 교수는 올해 강의계획서에 AI정책을 도입했다. 몰릭 교수는 “교육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학생들에게 이 세상이 다시 어떻게 변했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가르치는 것”이라고 도입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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