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온라인쇼핑하듯 절차 간편…신용카드 포인트로도 낼 수 있어요
입력 : 2023-01-25 19:22
수정 : 2023-01-27 05:01
[‘고향사랑e음’에서 기부해보니]
계좌이체·신용카드 결제 모두 가능
원하는 답례품도 바로 고를수있어
3만원 상품 다수…가격대 넓혀야
남는 포인트 활용법도 다양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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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인터넷으로 ‘고향사랑e음’ 누리집에 가입해 고향사랑기부금을 내려는 부모님에게 접속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 김병진 기자

‘기부하는 기쁨은 물론이요, 어마어마한 혜택까지 쏟아진다고?’

올 1월 시행에 들어간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 얘기다.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기부하면 10만원까지 모두 세액공제로 돌려받고 3만원어치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니, 이 정도면 ‘고향 재테크’라는 신조어가 나올 법하다. 기자가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지방을 살리고 농특산물도 받을 수 있는 고향기부제에 온·오프라인 두 가지 방식으로 참여해보기로 했다.

◆기부했는데 오히려 이득 본다고?=“설 때 세뱃돈이 너무 많이 나가 기부할 여력이 없는데 어쩐다?”

“걱정 붙들어 매셔요. 아버지는 소득세를 내시니 10만원까지는 나중에 모두 세액공제로 돌려받으시고요, 거기다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지역 농특산물 등을 답례품으로 받으실 수 있어서 결국 3만원 이득이 생긴다는 말씀이에요.”

설 연휴가 끝나갈 무렵 부자가 ‘고향기부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좋은 일에 참여해보자며 의기투합했다. 고향기부제란 개인이 거주지 외 지역에 기부하면 이 돈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사회 발전에 쓰고, 기부자에겐 지역에서 나는 농특산물 등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대도시와 지방, 도시와 농촌간 지역 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제도다.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 말고도 고향기부제 장점은 차고 넘친다. 먼저 세액공제 혜택! 세액공제란 세율을 적용해 산출한 세액에서 일정 금액을 빼주는 것이다.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고향기부제로 10만원을 내면 나중에 전액을 돌려준다.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를 돌려받는다.

또 다른 매력은 답례품에 있다. 지자체에서 기부자에게 기부금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줄 수 있다. 기부 한도인 500만원을 낸 사람은 최대 150만원어치 답례품을 고를 수 있다.

자! 이제 실행할 차례다. 인터넷이 되는 모바일이나 PC에서 ‘고향사랑e음’ 누리집(ilovegohyang.go.kr)에 접속하는 것이 첫번째 단계. 길거리에서 구세군에 기부한 것 말고 온라인으로는 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지라 사뭇 떨린다. 고향인 전남 나주에 기부하겠다는 부모님을 먼저 도와드린 후, 기자는 지난해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경북 울진에 기부금을 내기로 했다.

◆회원가입 절차 간편하고 카드 포인트로도 기부할 수 있어=누리집을 활용하려면 회원가입은 필수다. 회원가입란에서 이용약관에 동의하면 ‘휴대전화로 실명인증하기’가 나온다. ‘문자로 인증하기’를 택하면 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보안문자 등을 차례로 기재해야 한다. 휴대전화로 전송된 인증번호는 그대로 입력하면 된다.

그다음 ‘아이디와 비밀번호 설정→주소 기재→관심 지자체와 관심 답례품 분야 선택’ 과정을 거치면 회원가입 절차가 마무리된다. 평소 누리집에 회원가입하는 과정 경험이 많지 않은 아버지는 조금 어려워하셨다.

회원가입이 끝나고 누리집에 접속하면 화면 상단에 ‘기부총액 0원, 기부포인트 0원’이라는 정보가 뜬다. 먼저 고향사랑e음 탭에서 기부하기를 누른다. 그러면 기부 지자체를 선택할 때 ‘지도’로 볼지 ‘목록’으로 볼지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기자는 아버지가 직관적으로 보실 수 있게 ‘지도’를 택했다. 여기서 나주시를 점찍었다. 아버지는 6만원, 어머니는 5만원을 내시겠다고 해 총 11만원을 부모님 고향에 기부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납부 방법은 두가지다. 계좌이체와 신용카드 결제다. 부모님은 계좌이체를 선택했다. ‘은행→계좌번호→계좌 비밀번호→연락처→예금주 이름과 생년월일’을 차례로 기재한 후 기부하기 버튼을 누르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신용카드 포인트로도 착한 일을 할 수 있다. 기자는 오랫동안 쌓은 신용카드 포인트 13만점(13만원 상당)을 경북 울진에 전했다.

기부금을 낸 후 누리집에 작은 변화가 감지된다. ‘마이페이지→기부내역 현황’에서는 아버지에게 ‘기부액 11만원, 기부포인트 3만3000원(11만원×0.3), 세액공제 예상금액 10만1650원(10만원 세액공제+1만원×0.165)’ 내역을 상세히 알려준다.

우측 상단 ‘선택 가능 답례품’을 마우스로 누르면 본인이 고른 지역에서 준비한 답례품이 좌르르 쏟아진다. 아버지는 후식으로 드실 나주배를, 기자는 아침마다 먹을 울진산 들기름을 골랐다. 아버지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시며 말을 건네신다.

“기부한다고 세제 혜택과 선물을 주니 고향기부제는 화수분이 따로 없구나.”

◆답례품 가격대 3만원에 몰리고 남는 기부 포인트는 묶여=누리집 회원가입이나 온라인쇼핑몰 결제를 자주 한 사람이라면 기부 절차가 그다지 까다롭지 않았다.

하지만 제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운영상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눈에 띈다. 답례품을 먼저 보고 기부지를 정할 사람도 있을 텐데 금액순으로 답례품을 나열하거나 지역에 따라 구분하는 기능이 없어 불편했다. 어떤 답례품은 대표 화면에 지역이 쓰여 있지 않아 혼선이 생기기도 했다. 또 ‘대부분이 10만원을 기부하고 3만원의 답례품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지 3만원짜리 상품이 대다수라 선택에 제약이 따랐다.

남는 포인트를 활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포인트는 5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포인트를 타인에게 양도할 수도 없고, 사비로 충전할 수도 없다. 포인트를 사비로 충전하거나 가족간 결합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지역 농축산물 판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봤다. 

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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