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추락’…지난해 생산액 돼지에 밀려 2위
입력 : 2023-01-25 19:15
수정 : 2023-01-27 05:01
농경연, 8조9450억원 추정
돼지는 9조5000억원 넘어

한국 농업에서 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농업생산액 가운데 쌀은 돼지에 밀려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농업전망 2023’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 생산액(추정치)은 9조5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43억원(12.2%) 증가하며 농업생산액 1위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쌀 생산액은 같은 기간 9조5263억원에서 8조9450억원으로 5813억원(6.1%) 감소해 2위로 주저앉았다.

품목별 생산액은 생산량에 농가 판매가격을 곱해 산출한다. 지난해 돼지 생산액이 쌀을 추월한 것은 전반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늘며 판매가격이 껑충 뛰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경연 측은 “돼지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간(1%) 늘었지만, 도매가격은 10.7%나 상승했다”며 “이에 반해 쌀은 생산량(-3%)과 수확기 산지 가격(-13%) 모두 뒷걸음쳤다”고 설명했다.

쌀이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5년까지 농업생산액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쌀은 2016∼2017년 돼지에 역전된 바 있다. 하지만 쌀값 정상화에 힘입어 2018∼2021년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등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인 쌀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가격 하락에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농경연은 올해 쌀 생산액도 지난해보다 1.8%(1573억원) 감소한 8조7877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농업생산액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6.1%, 2022년 15.3%, 2023년 15.2%로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쌀 소비가 감소하고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2032년 쌀 생산액 비중(10.8%)은 돼지(16.7%), 한육우(11.7%)에 밀린 3위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농경연 측은 “식생활 변화로 쌀 등 곡물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육류 소비는 증가했다”며 “향후 전반적으로 축산이 강세를 보이면서 쌀이 농업생산액 1위 자리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성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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