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 한우고기 소비 ‘부익부 빈익빈’
입력 : 2023-01-25 19:05
수정 : 2023-01-27 05:01
농경연 소비자 패널 조사 발표
지난해 고소득층 구매량 늘어
전체량 전년대비 감소와 ‘대조’
돼지고기, 부위 고려 비중 커져
삼겹살 선호 여전…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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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고소득층은 한우고기 소비를 늘렸지만, 그 이하에선 소득이 낮을수록 한우고기 소비도 더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또한 소비자는 돼지고기를 구매할 때 원산지보다 어떤 부위인지를 더 많이 따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소비 행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이달초 농업관측센터 소비자 패널 527명을 대상으로 2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한우고기, 소득별 구매 양극화 심화=해당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패널의 2022년 국내산 쇠고기 구매는 2021년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가격이 높고(46.8%), 경기 침체 등으로 소득이 감소함(15.3%)에 따라 한우고기 소비를 줄였다는 게 패널이 밝힌 구매 감소 이유다.

특히 소득 수준에 따른 한우고기 구매량 변동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에 속한 A구간 패널은 지난해 한우고기 소비를 전년 대비 8.3%나 줄인 것으로 응답했다.

월 소득 200만∼400만원 미만인 B구간과 400만∼600만원 미만의 C구간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1.3%·1.1%씩 구매를 줄였다.

반면 월 소득 600만원 이상인 D구간에선 모든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한우고기 소비가 3.2% 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D구간에 속한 고소득층은 소비자가격이나 경기 침체 상황과 상관없이 한우고기를 더 많이 구매한 셈이고, 소득이 적을수록 한우고기 구매 감소폭이 더 컸다.

이런 소비 의향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D구간과 C구간의 패널은 올해 한우고기를 전년 대비 각각 0.8%·0.5%씩 늘리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B구간과 A구간에선 같은 기간 1.0%·5.2%씩 한우고기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런 소비 행태는 그간 한우산업이 추진한 한우 고급화·차별화 전략에 따른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현재 한우고기는 대중에게 부담 없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품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한우고기 공급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런 전략을 지속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전문가 조언도 나온다.

이형우 농경연 축산관측 팀장은 “지금처럼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한 다른 계층에서 한우고기 수요가 계속 줄어든다면 한우산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1+ 등급 이상의 고급육 시장과 1등급 이하의 대중육 시장을 분리해서 지속적으로 대중이 한우고기를 소비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돼지고기 구매 때 원산지·가격보다 부위 더 고려=돼지고기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조사에서 돼지고기를 구매할 때 무엇을 가장 많이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부위’를 선택한 패널은 전체 31.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산지(20.4%), 품질(18.7%), 가격(18.4%)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이뤄진 같은 조사에서 가격(17.3%), 품질(15.7%), 부위(15.4%) 순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부위에선 삼겹살(62.8%)이 압도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심(21.5%), 갈비(8.6%), 안심(2.3%)은 후순위로 밀렸는데, 이런 경향은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같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돈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다양한 부위가 골고루 소비돼야 하며 국내산 돼지고기 품질에 차별화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의 시사점으로 꼽힌다.

김태경 식육마케터는 “삼겹살 쏠림 현상은 국내 시장의 구매자나 생산자 모두가 돼지고기에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세대·시대에 맞는 고기 소비문화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야 하며 삼겹살, 돈가스 외 다른 조리법도 고안·보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가정에서 육류를 소비할 때 돼지고기를 가장 선호하는 경향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돼지고기 소비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021년 65.7%였지만 2022년에는 68.5%로 2.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쇠고기(18.4% →18.2%)와 닭고기(14.1%→12.3%) 선호도는 약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쇠고기보다 비교적 저렴한 돼지고기에 눈을 돌린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하늘·최소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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