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는 주장부터 고기만 먹는 것이 최상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나로서는 다음의 간단명료한 생각에 가장 신뢰가 간다. ‘우리 몸은 무엇을 먹도록 진화했는가? 그것을 먹어야 한다.’ ”(308쪽)
대학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내 딸아이는 함께 사는 후배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좋아한다. 특히 식습관이 존경스러운데 룸메이트는 비건(vegan·채식만을 고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어느샌가 고기를 뺀 채소 위주의 음식을 먹는 사람이 더 세련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갈매나무)>은 억울하게 기소된 쇠고기를 변호해주는 책이다. 과학에 기초한 증거와 연구 자료를 토대로 쇠고기 자체가 우리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밝혀낸다.
많은 사람이 고기를 먹으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동시에 자신의 건강을 해친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은 좁은 공간에 밀집형으로 사육하고 항생제를 투여하는 사육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적절한 계획과 감독으로 방목한다면 소 사육은 오히려 환경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건대 지금은 멸종 위기인 쇠똥구리는 소똥을 주식으로 삼는 곤충이었다. 소의 분뇨는 식물에 수분과 유기물을 곧장 공급하기도 한다.
건강을 이유로 고기를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소비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장식 사육을 지양하고 건강하게 키운 쇠고기를 찾아 먹는 것이다.
박균호 (북칼럼니스트·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