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이 문장] ‘프랑스 미식과 요리의 역사’
입력 : 2022-02-16 00:00
수정 : 2022-02-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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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문화적 산물이다. 인간은 음식을 복잡하게 변형시킬 줄 알고 이를 시공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섭취하는 유일한 포유류이기 때문이다. (21쪽)



프랑스 요리가 어떻게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프랑스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매김했는지를 살핀 <프랑스 미식과 요리의 역사(경북대학교출판부)>는 요리가 가진 다양성을 강조한다. 다른 동물은 대부분 사냥이라는 방법으로만 음식 재료를 얻지만 인간은 양식이나 농사라는 방법으로도 재료를 구해 다양한 요리법을 구사한다. 인간은 집단과 환경에 따라서 음식을 표현하는 방식을 다채롭게 발전시켜 왔다.

오늘날 프랑스 요리가 명성을 누리는 이유는 개인과 지역의 유명 요리를 문화유산으로 보전하려는 노력이 한몫했다. 프랑스 요리가 보여주는 위대함은 그 맛과 향은 물론 다양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프랑스가 자랑하는 고전소설 <마담 보바리>를 보면 주인공 엠마는 농촌에 살면서도 이웃을 초대하면 식기 배치에 신경을 썼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갈고닦은 요리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널리 알려진 조리법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것을 구현해 내고 지키는 태도가 지금 프랑스 요리를 탄생시킨 게 아닐까. 우리는 어머니가 해주신 요리를 최고라 여기며 자란다. 어머니가 해주신 정성스런 음식, 그리고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손맛이 가족간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판에 박은 듯 똑같은 프랜차이즈 음식에 길들수록 ‘우리 집 맛’이 사라진다는 안타까움이 더할 따름이다.

박균호 (북칼럼니스트·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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