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지금 막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숫자와 친해지고, 숫자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충고하고 싶다. 1954년에 버거킹을 창업한 이래 우리는 이 원칙을 절대로 잊지 않았다.(18쪽)
학생들에게 받는 전통적인 하소연은 주로 영어와 수학에 관한 것이었다.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은 국제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기 때문에 이제는 듣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미분 적분을 어디에 써먹을까요?’라는 수학 공부에 대한 불만이다. 수학 교사는 아니지만, 기껏 수학 공부를 변호한답시고 하는 말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학문’이라고 부를 만한 몇 안되는 과목 중 하나이며 미적분은 당장 일상생활에서 쓸 일은 없지만, 수학 공부를 통해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논리적인 사고’를 연습하는 것이라는 궁색한 답이었다.
그러나 제임스 맥라모어가 플로리다의 작은 햄버거 가게를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키워낸 노력과 성공을 담은 책 <버거킹(예미)>을 읽고 수학 공부의 중요성을 다르게 설명하게 됐다. 숫자를 싫어한 학생이 어른이 돼서 식당을 차렸다고 치자. 좋은 자리에 가게를 잡고, 맛난 메뉴를 개발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팔았다. 그런데 이 식당이 망했다면 그 이유는 숫자와 친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모든 장사와 개인 재정의 기본은 자산과 부채를 파악하고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계산하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숫자는 경영의 언어다.
박균호 (북칼럼니스트·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