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많은 종목 중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평화올림픽의 의미를 되살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선수 모두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작전을 펼칠 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듯이 노후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지 아이스하키에 빗대어 생각해보자.
개인연금은 변화무쌍한 공격수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스하키에서 공격수는 다양한 전술로 끊임없이 빙판 위를 움직인다. 엄청난 운동량의 비결은 자유로운 선수교체다. 감독은 때에 맞는 선수교체를 통해 경기를 지휘한다. 마치 개인연금을 여러 금융투자상품으로 운용하는 것과 같다. 일반인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투자방법으로는 ‘100―나이의 원칙’이 있다. 만일 본인 나이가 40세라면 100―40=60, 즉 투자금의 60%는 공격적인 자산에, 나머지 40%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때 60%는 투자지역과 상품별로 다양하게 분산투자해야 한다.
수비수는 상대방 공격수를 몸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에 스케이트를 잘 타고 균형감각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된다. 국민연금은 국가에서 운용하고 연금지급을 보장하므로 노후준비에 적합한, 든든한 경제적 수비수다. 또한 수비수가 상대팀의 공격 전술에 따라 형태를 바꾸며 수비하듯 국민연금도 자기 상황에 맞게 수령시기를 조율하면 된다. 조기노령연금은 연금을 받는 연령보다 일찍 수령하는 제도지만 연 6% 감액된 금액으로 받는다. 반대로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수령시기를 늦추면 연 7.2% 증액된 금액으로 받게 된다.
아이스하키에 사용되는 공인 ‘퍽(puck)’은 성인 손바닥보다 작아 빙판 위에서 빠르게 움직인다. 이런 퍽을 막아내는 것이 ‘골리(골키퍼)’다. 노후자산의 철벽 수문장은 ‘퇴직연금’과 ‘농지연금’이다. 중산층 기준으로 3층 연금(국민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 가입률은 46.5%로 절반이 채 안되는 상황이다. 소득이 낮은 근로자나 농민의 3층 연금 가입률은 더 낮을 수밖에 없다. 부족한 노후자금을 위한 대비책으로는 퇴직연금과 농지연금이 있다. 근로자 퇴직연금은 노후 빈곤을 막아낼 수 있는 골리이므로 은퇴 전 퇴직금을 되도록 찾아 쓰지 말자. 농민이라면 농지연금을 고려해보자. 농지연금은 한국농어촌공사가 농민의 농지를 담보로 매월 연금식으로 지급한다. 고령농민에게 농지가 효자·효녀 노릇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올림픽은 전세계인의 축제다. 지켜보는 이들은 승부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하고 박수를 보낸다. 메달 색깔과 승패를 떠나 올림픽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노후준비도 마찬가지다. 은퇴 이후의 삶을 두려워 말고 지금부터 꾸준히 준비하면 금메달보다 더 값진 노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범준 (NH투자증권 연금지원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