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속속 등장…근본적 치료 ‘청신호’
입력 : 2022-12-06 17:06
수정 : 2022-12-07 14:00
미세아교세포 전자현미경 촬영 모습. 사진제공=NIH

잔인한 병, 치매는 어느 순간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등 ‘나’를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공포스럽다. 그 때문인지 걱정만 하면서 치료법이 없다고 속단해버리는 경향이 많다. 다행히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의 75%가 알츠하이머병 극복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다양한 신약 개발에 대한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어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현황은 과연 어떨까.

◆따로 또 같이=알츠하이머병 치료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규모는 연간 약 10조원에 달하고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100%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근본적 치료제로 주목받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은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 거절하면서 사실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주춤하면서,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함께 개발한 ‘레카네맙’, 타우렉스의 ‘HMTM’, 엔케이맥스의 ‘SNK01’ 등 다양한 신약에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두헬름과 작용기전이 비슷하거나 다르면서도 긍정적 결과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아두헬름 개량신약?=바이오젠-에자이의 레카네맙은 20년 만에 출시된 세계 첫 치매 항체치료제인 아두헬름을 개량한 후속 치료제다. 3상 임상실험 결과 투약 18개월 뒤 인지능력 저하가 27%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세포 사이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Tau)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되거나 엉키면서 비정상적으로 변하고,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카네맙은 독성을 가진 Aβ단백질을 제거하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치료원리를 바탕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는 레카네맙이 병의 경과를 유의미하게 바꿀 수 있다고 평가하고 미국 의약품 규제 당국에 신속 승인을 요구했다.

양동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임상 경과에 대한 효과를 증명했기에 그간 이어졌던 (Aβ가설)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은 어느 정도 구체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일부 임상 데이터가 아닌 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라 신뢰도가 높고 향후 규제 당국의 심의에서도 확실히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 교수는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으로 레카네맙 국내 임상에 참여했다.

◆뇌의 면역환경 개선=엔케이맥스 미국 자회사인 엔케이진 바이오테크의 SNK01는 비정상 Aβ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뇌에 응집하지 않도록 미세(微細)아교세포를 정상화하고 뇌의 면역환경을 개선하면 알츠하이머병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치료원리를 바탕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와 척추 전역에 분포된 신경아교세포의 한 형태로 건강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뇌 기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NK01는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반응성 T세포 개선으로 미세아교세포를 정상화하는 원리로, 11월초에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동정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타우단백질 응집 억제제=타우렉스의 HMTM은 뇌 세포의 골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이 엉키면서 비정상적으로 변해 알츠하이머가 발병한다는 ‘타우 단백질 가설’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면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다.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컨퍼런스(CTAD 2022)에서 11월30일 3상 임상실험 주요 결과가 발표된 HMTM은 경구용 타우 응집억제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인지 저하와 뇌 위축에 대한 약리학적 활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CTAD 2022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HMTM을 투약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치료 전과 비교해 인지개선 효과가 18개월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그로스버그 미국 세인트루이스 의과대학 교수는 “타우 단백질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우수한 안전성을 가진 경구 제제인 HMTM은 알츠하이머병 분야의 중요한 발전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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