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업·농민 위해 한마음 한뜻…여야 협치로 대안 도출 최선”
입력 : 2022-11-04 00:00
수정 : 2022-11-03 13:44

[인터뷰]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

국감서 쌀값 문제 등 갈등 빚었지만
소속 의원 모두 ‘농민 편’ 변함 없어
식량주권은 나라 운명에 매우 중요
정부 목표 설정·달성 평가과정 필요
농업예산 비중 줄고 담당조직 감축
홀대 여전…재정·인력확충 등 절실
미래농업 위해 ‘장기적인 투자’ 촉구
청년농 농지확보 지원·정주여건 조성
정기국회에서 주요 법안들 통과 노력
노동력 부족 해결 ‘특별법’ 처리 시급
법사위로 넘어간 ‘양곡관리법 개정안’
여야정 충분한 논의로 합의처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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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올해 국정감사 기간 유난히 뜨거운 상임위였다. 여야는 수요 초과 쌀 의무매입,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을 놓고 격렬하게 대립했다. 양보 없는 고성과 설전에 ‘농업엔 여야가 없다’는 농해수위 불문율이 깨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정기국회 남은 기간 예산안·법안 심사 과정에선 협치를 회복할 수 있을까. 취임 100일을 넘어선 소병훈 농해수위원장(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갑)을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만나 상임위 운영 소회와 구상을 들었다.


- 농해수위 국감을 총평한다면.

▶인터뷰에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 깊은 슬픔을 겪고 계실 유가족에게도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회복 또한 간절히 기원한다.

올해 국감은 우리 농업·농촌·농민의 현재를 살피고 미래 대안을 제시하는 감사였다. 당면한 쌀값 정상화 문제, 8월 집중호우와 9월 태풍에 따른 피해복구 문제, 기상이변으로 인한 작물 피해, 종자 국산화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또한 농업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으로 식량주권을 어떻게 확보해나갈 것인지, 수입 농산물에 대응해 우리농산물이 어떤 경쟁력으로 대응해야 할지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여야 대립과 정쟁이 없었던 농해수위가 올해는 쌀값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야 의원 모두 농업·농민을 위한 지원에 한마음 한뜻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농해수위가 되도록 하겠다.


- 상임위 운영에 대한 소신·철학은.

▶7월 21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으로 선임돼 농해수위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밝혔듯이 ‘오직 농민을 위한 농해수위를 운영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농민들은 국가 기간산업에 종사하며 국민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식량안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농해수위가 농민 편에 서지 않는다면 누가 농민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겠나. 이번 국감도 특정 입장이 아니라 ‘농어민을 위한 것인가, 우리 농업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국민·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기준으로 회의를 이끌면서 더 나은 대안을 도출하는 ‘정책국감’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 이에 적극 협조해주신 농해수위 소속 모든 의원들에게도 감사할 따름이다.


- 국감에선 식량주권 문제를 강조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료를 제외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020년 기준 45.8%다. 자급률이 92.8%에 달하는 쌀을 빼면 밀 0.8%, 옥수수 3.6%, 콩 30.4%에 불과하다. 식량주권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매년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자급률 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그 목표를 달성했는지 국민에게 평가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종자주권을 되찾는 노력도 긴요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종묘회사들이 외국계 자본에 인수되면서 우리는 종자 식민지 시대를 살아왔다. 농촌진흥청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야생식물 종자 등을 보존하는 종자은행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이들 기관이 그동안 쌓은 역량과 노하우로 다양한 국내 종자를 개발해 해외 종자 사용에 따른 로열티 지출을 줄이고 식량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 2023년 농식품부 예산안에 대한 입장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농업예산안 규모는 17조2785억원이다. 올해 16조8767억원보다 2.4% 증가했지만 전체 국가 예산 증가 폭인 5.4%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전체 예산 대비 농업예산 비중은 2.7%로 사상 최저인 올해(2.8%)보다 낮다. 예산안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각종 정책 추진 의지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 정부가 농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농식품부 산하기관 인력 감축 추진도 큰 문제다. 식량주권 확보와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예산과 인력 구성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쌀 초과 생산을 줄이면서 다른 품목의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작물직불제와 타작물 지원 예산은 대폭 확충해야 한다.


- 미래농업을 대비하기 위한 청년농·스마트농업 정책 점검은 잘 이뤄지고 있나.

▶국감에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에게 청년농·스마트농업 육성 필요성을 직접 질의하기도 했다. 다만 미래농업을 대비하는 사업은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도하게 성과를 강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적인 투자를 주문하고 싶다. 청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농지확보 문제를 해결해주고 문화·교육·의료 인프라 등 정주 여건을 조성해 지속적으로 농촌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농업은 우리나라 농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발생해 현장에서 기피하거나 고령농민이 스마트농업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농식품부는 농민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지원을 늘리고 스마트 농기계와 기기 조작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교육이라든지 조작법 단순화 등 ‘스마트농업 문턱 낮추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정기국회에서 논의할 농해수위 주요 법안을 꼽는다면.

▶농업분야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어업고용인력지원특별법 제정안(위성곤 의원 대표발의)’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지방자치단체가 농어업고용인력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할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 등 수급이 한결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농협상호금융 등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안병길 의원 대표발의)’ ▲귀농업인의 범위를 확대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개정안(홍문표 의원 대표발의)’ 등도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앞서 강조한 식량주권과 관련해선 주요 품목의 자급률 목표치를 법에 담을 수 있도록 농해수위 차원의 협의를 거쳐 관련법(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을 개정하거나 ‘식량안보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자 한다.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여야와 정부가 충분히 논의해 최종 합의 처리되길 기대한다.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은

▲1954년생·재선(20·21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대표(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현) ▲도서출판 이삭·산하 대표(전)


홍경진 기자, 사진=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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