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와일드 & 로컬푸드축제’
농특산물 장터에 방문객 북적
치악산한우축제도 인파 몰려
‘횡성한우’ 5일간 20억원 판매
이천쌀문화축제 기대감 고조
“오랜만에 소비자를 직접 만나 농산물을 판매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드디어 가을다운 가을이 찾아온 것 같아요.”
2일 전북 완주 고산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열린 ‘제10회 완주 와일드&로컬푸드축제’ 행사장. 농특산물 판매장터 ‘농부마당’에 모인 60여농가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2021년 취소됐던 축제가 3년 만에 열렸기 때문이다.
대추·감 등 정성껏 기른 농산물을 갖고 나온 박민호씨(51·완주군 경천면)는 “코로나19 이후 모든 대면 축제가 중단되면서 직거래 판로가 막혀 답답했다”며 “다행히 올해는 축제가 개최된 데다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도 해제돼 방문객이 자유롭게 시식하며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김지숙씨(38·전주시 덕진구 송천동)는 “몇해 전 방문했을 때 즐거웠던 추억이 있어 축제가 재개되기만을 기다렸다”며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신선한 제철과일이 너무 다양해 무엇부터 사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농산물 지역축제가 기지개를 켠 것은 비단 완주지역뿐만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가을철을 맞아 농축산물을 주제로 다양한 축제가 열리며 농가엔 판로를, 방문객에겐 신선한 지역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강원 원주에선 1∼3일 ‘제8회 치악산한우축제’가 개최됐다.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급 한우고기를 살 수 있어 축제기간 내내 판매부스는 물론 셀프식당에도 인파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했다.
한우농가 이진원씨(56·원주시 지정면)는 “그동안 사적 모임인원 제한조치로 한우축제가 축소 개최되면서 축산물 소비부진이 심화했는데 다시 성황리에 열리니 판매액도 껑충 뛰어 정말 다행”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축협 관계자도 “준비해둔 <치악산한우>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이번 축제가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대화합의 장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제18회 횡성한우축제’도 닷새간 20억원에 육박하는 축산물 판매액을 올리며 판로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여름 3년 만에 재개된 ‘2022 화천토마토축제’에도 사흘간 10만7000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화천군은 경제 파급 효과가 6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지역축제가 농축산물 판로확대의 성과를 거두자 개최 예정인 축제에 대한 농가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오는 19∼23일 경기 이천농업테마공원에선 ‘제21회 이천쌀문화축제’가 3년 만에 재개돼 햅쌀 판매는 물론 다채로운 쌀 관련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이에 지역농가들은 이번 축제를 소비자에게 국산 쌀 소비를 당부하고 <임금님표 이천쌀>의 우수성을 홍보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특히 쌀값이 불안한 시점에 열리는 행사인 만큼 직거래 판매를 통해 소비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김종국 마장농협 조합장은 “농가 모두 많은 방문객이 오길 기대하면서 축제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라며 “축제장에서 알차게 여문 햅쌀을 사고 전통 농경문화도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완주=박철현, 원주·횡성·화천=김윤호, 이천=최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