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 돼지농장서 ASF 발생…3년 연속 ‘추석 직후 2주 내 발병’
7000마리…강원권 스탠드스틸 발령
강원 양구 이어 한달만…추석 9일만
강원 춘천 돼지농장에서 19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농장 단위 ASF 발생은 앞서 8월18일 양구지역에 이어 한달 만이고 추석명절 이후 9일 만이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9일 새벽 2시30분께 춘천에서 돼지 7000여마리를 키우는 양돈장에서 ASF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농장 내 돼지 폐사체를 발견한 농장주가 강원도 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했고, 시험소가 해당 농장의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했다.
ASF 중수본은 확진 판정 즉시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팀을 현장에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했다. 소독·역학조사 등 긴급 방역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발생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전체에 대해선 살처분에 들어갔다.
중수본에 따르면 발생농장 농장 반경 500m 안에는 다른 돼지농장이 없다. 다만 500m∼3㎞ 이내엔 모두 6600마리를 사육 중인 농장 2곳이, 3∼10㎞ 이내엔 모두 1만4556마리를 키우는 농장 4곳이 있다.
중수본은 방역대 내 농장과 역학 농장 등 모두 43농가에 대해선 정밀검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강원도 전체 돼지농장 200곳에 대해선 임상검사를 벌인다.
중수본은 19일 오전 2시부터 20일 오전 2시까지 24시간 동안 철원을 제외한 강원지역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관련 축산시설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했다. 철원지역이 제외된 것은 2019년부터 도축장 등 생활권을 경기권역으로 포함시켜 방역정책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농식품부는 춘천 ASF 발생으로 돼지고기 수급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1일 기준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17만마리다. 발생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7000마리)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0.06% 수준인 만큼 장·단기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추석 직후 2주일 이내 발병’ 기록을 3년째 이어가게 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추석연휴 기간 차량·사람 이동이 늘면서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제기돼왔다. 실제로 2020년엔 10월1일 추석 이후 7일·8일 만인 10월8일, 10월9일 강원 화천에서 ASF가 잇따라 검출됐다. 지난해에도 9월21일 추석 이후 14일 만인 10월5일 강원 인제에서 ASF가 발생했다. 올해는 방역당국이 8월9일부터 ‘추석 대비 ASF 방역대책’을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추석 직후 2주일 발생을 막는 데 실패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춘천 발생 소식을 접한 직후 “농식품부 장관은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발생농장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신속하게 하고, SOP에 따라 이동 제한 등 초동방역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특히 “8월18일 양구지역 돼지농장에 이어 추가로 발생하는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신속한 발생원인 파악과 함께,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양돈농장 대상 방역실태를 점검하고 방역수칙 홍보 등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환경부에 대해서도 “환경부 장관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울타리 등 야생멧돼지 차단시설이 훼손되지 않았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야생멧돼지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폐사체 수색과 환경시료 검사 등 모니터링을 통해 오염원 제거, 소독·포획 활동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라”고 요청했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