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쇠고기 무관세,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 안 돼”
입력 : 2022-09-08 11:02
수정 : 2022-09-08 13:40

정부가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올해 7월20일부터 수입 쇠고기에 할당관세(0%)를 적용했지만 관세 인하분이 소비자가격 인하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회장 문미란, 이하 소시모)은 할당관세 적용 전후 수입 쇠고기 가격 변화를 조사해 8일 공개했다. 할당관세 적용 전인 6월20∼22일과 적용 이후인 8월22∼24일 서울ㆍ경기 지역 대형마트 71개소, 기업형 슈퍼마켓(SSM) 80개소 등 151개소에서 미국산과 호주산 냉장 척아이롤(알목심)과 부채살 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8월 미국산ㆍ호주산 쇠고기 가격은 6월에 견줘 1∼4% 남짓 하락했지만 하락폭이 관세 인하분보다 적어 할당관세 조치가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미국산 척아이롤 평균 가격은 100g당 3276원으로 6월(3325원)에 비해 1.5% 하락했고 같은 기간 부채살 평균 가격은 100g당 4054원에서 3879원으로 4.3% 하락했다.

호주산의 경우 8월 척아이롤 평균 가격은 100g당 3190원으로 6월(3356원)에 비해 4.9% 하락했고 같은 기간 부채살 평균 가격은 100g당 4490원에서 4433원으로 1.3% 하락했다.

일부 유통업체에선 관세 인하 전후 가격 변동이 없거나 인상 후 가격이 오히려 오르기도 했다.

롯데마트ㆍ홈플러스에선 6월 대비 8월 미국산 척아이롤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고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8월 가격이 100g당 4522원으로 6월(4300원)보다 5.2% 올랐다. 홈플러스에선 8월 호주산 척아이롤 가격이 6월 대비 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하 효과도 낮았다. 7∼8월 중 수입 쇠고기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484명을 대상으로 8월12∼13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0%만이 할당관세 적용 이후 가격이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31.4%는 낮아지지 않은 것으로 인식했으며, 18.6%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소시모 관계자는 “유통업체는 관세 인하분을 적극 반영해 소비자 가격이 책정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정부는 민생안정대책으로 내세운 할당관세 적용이 소비자들이 체감할만한 가격 인하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대상 품목 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유통단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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