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내년 농업예산안을 보며
입력 : 2022-09-05 00:00
수정 : 2022-09-0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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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의 첫 예산안인 ‘2023년도 예산안(639조원)’이 최근 확정됐다. 부처별 예산증가율은 -9.5%에서 22.1%까지 편차가 크다. 보건복지부(11.8%)·교육부(13.6%)·국방부(4.6%)·외교부(10%) 등 의무성 지출 부처 중심으로 증액 편성된 반면, 산업통상자원부(-3.7%)·국토교통부(-4.2%)·고용노동부(-4.3%)·해양수산부(-0.05%) 등 경제부처는 줄줄이 감액됐다. 농식품부는 경제부처 가운데 유일한 증액 부처라는 새 역사를 썼다. 내년도 농업 예산은 17조2785억원으로 올해(16조 8767억원)보다 2.4% 늘었다.

최근 5년간 농식품부 예산 증가율은 2018년 0.08%, 2019년 1.1%, 2020년 7.6%, 2021년 3.2%, 2022년 3.6%. 2.4%가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긴축재정 기조 속에 지방 교부세·교부금 증가액을 제외한 중앙정부 가용재원 증가율(1.5%)을 고려하면 상당 수준의 증액에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장바구니 물가안정 정책의 주된 희생양이 농업분야라는 데 재정당국도 동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농업계에서도 박하지 않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청년농 영농정착지원, 농촌공간 정비지원, 분질미 산업화 등 몇몇 사업 예산을 확대하거나 신규 편성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는 것이다. 공익직불제 사각지대 해소에 3000억원을 투입한 것도 박수를 받는다. 관련 법 개정을 마치는대로 내년부터 최대 56만명이 기본형 공익직불금 수급자 명단에 이름을 새로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예산안은 아쉬움과 숙제도 한꺼번에 안긴다. 특히 전략작물직불제 수준이 농민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는 반응이 많다. 논콩 단작 때 지급단가는 1㏊당 100만원으로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 시행 첫해인 2018년(320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농업용 면세유 지원 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은 점 또한 겨울철을 앞둔 시설농가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같이 농가소득과 국민건강 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는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사업도 재정당국의 벽을 넘는 데 또 실패했다.

청년직불·탄소중립직불 같은 선택형 직불제 예산이 첫발조차 떼지 못했고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출연액은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아울러 공익직불금 사각지대 해소는 역설적으로 부정수급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촘촘한 세부 실행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2일 국회에 제출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농업현장에 필요한 사업 예산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국회가 나서야 한다.

김소영 (정경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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