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스마트팜은 데이터농업이다
입력 : 2022-05-18 00:00
수정 : 2022-05-17 14:11

20220517092201127.jpg

코로나19 확산으로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어김없이 꽃피는 봄이 왔다. 많은 사람이 꽃을 보며 즐거워하고 봄의 생동감을 만끽한다. 시골에 계신 노모도 본격적인 농사 준비와 텃밭 재배로 바쁘다.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어머니는 심어야 할 작물과 재배 관리 방법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지만 힘이 부쳐서 멀리 있는 아들을 불러 시켜본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급격히 심화하는 농촌지역 노령화로 농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귀농한 신출내기 농민들은 농작물 재배와 생산성에 항상 불안을 느끼며 불확실한 1년 농사 결과를 걱정한다. 초보농민의 불안한 미래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작물의 생육 재배 정보와 환경 관리 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해 노동력·에너지·양분을 적절하게 투입하도록 한다. 농가는 이를 통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즉 스마트팜은 생육 단계별로 최적의 생육 환경 조건에서 자동으로 농작물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팜 운영 방식은 작물 생육의 최적 환경을 유지·관리하는 소프트웨어(SW), 작물의 생육 환경 정보를 측정하고 수집·분석하는 모니터링, 작물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원격관리하기 위한 제어관리로 구성된다.

스마트팜에서 생육 한작기 동안의 재배 환경과 제어관리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수집돼 저장·관리된다. 저장된 작물 생육 정보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효율적인 최적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이런 알고리즘에 농민의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작물의 재배 환경 관리 데이터는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다.

스마트팜은 개별 농가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동일 품목 농가의 최적 생육 환경 관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다. 이런 정보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석 과정을 통해 농민에게 제공돼 안정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돕는다. 농민은 자신의 직감과 경험보다는 데이터 기반의 생육 환경 관리와 병충해 방제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초보 농민도 향상된 스마트팜 시스템을 통해 불확실한 농업 환경에서 벗어나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데이터농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스마트팜코리아는 스마트팜 농가의 작물 재배 관리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농민뿐 아니라 연구기관과 기업체에 제공한다.

2016년부터 분야별 농가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시설원예 458농가, 노지재배 270농가, 한우 367농가, 낙농 175농가, 양돈 161농가, 양계 16농가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왔다. 스마트팜 농가로부터 수집한 스마트팜 유형별 데이터셋(데이터 집합체)은 공개 에이피아이(Open API)를 통해 지원된다. 농가는 스마트팜 우수 농가의 데이터셋과 본인의 데이터셋을 비교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팜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상은 토마토·방울토마토·딸기·파프리카·오이·가지·참외 등 시설원예 작목에 한정돼 있지만 향후 축산과 노지 분야로 확대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중점 추진 중인 권역별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올 하반기면 완공된다. 4개 권역에 들어서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에는 각각 빅데이터센터가 구축된다. 혁신밸리의 생육 모형, 병충해 예찰방제, 환경 예측 모형 등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정보는 농가에 연계돼 농가의 경영 향상을 지원할 것이다. 스마트팜이 적용된 데이터농업이 농업 경쟁력 향상과 농업의 지속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강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인재기획실 차장)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