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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근본적인 무허가축사 적법화 해법 내놔야
무허가축사 적법화가 또 한고비를 넘고 있다. 현재 무허가축사를 법에 맞게 개선하는 데 필요한 이행기간을 부여하는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들은 막바지 평가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에 따르면 10월24일 기준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농가 중 80%가량인 3만3461가구가 이행기간을 부여받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최대 이행기간인 1년이 81.2%(2만7181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7~11개월은 18.1%(6066가구), 6개월 이하는 0.6%(214가구)로 나타났다. 나머지 8500여가구에 대한 평가작업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또 일부 농가(208가구)는 이행계획서를 반려받았다. 정부가 무허가축사 개선대책을 발표한 2013년 2월20일 이후 축사를 지은 비대상 농가이거나 입지제한구역 안에 축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양상으로만 보면 적법화 문제는 이제 금방 해결될 것만 같다. 이행기간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은 곧바로 적법화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에 그렇다. 그런데 정작 대상농가 상당수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상적인 평가작업을 거쳐 부여받은 이행기간이 아닌 탓이다. 이행계획서엔 원래 법 위반내용과 해소방안, 적법화 추진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그렇지만 정부의 예외적인 조치로 ‘측량계획’만 적어낸 농가가 부지기수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자체들이 민원 등을 고려해 정부 지침대로 최대 이행기간인 1년을 일괄 부여했다는 게 현장의 시각이다. “목숨줄만 연장된 것”이라는 축산농가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문제는 이행기간에 대한 평가작업이 끝나도 적법화의 길은 여전히 멀다는 데 있다. 축산농가가 그동안 무허가축사를 법에 맞게 개선하지 못한 것은 적법화가 어려웠던 탓이 컸다. 무허가 내용이 제각각인 데다 가축분뇨법 외에도 건축법 등 여러가지 법률이 맞닿아 있다보니 농가가 한꺼번에 해결하기 쉽지 않아서다. 입지제한구역의 적법화도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현행법상 상수원보호구역 같은 입지제한구역은 적법화 절차를 밟을 길조차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난 10월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그린벨트인 경기 남양주시를 찾아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농가애로만 듣는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정부는 당초 적법화 의지를 보이면 최대한 구제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동안의 정부 노력을 깎아내리자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법 테두리에서만 해법을 찾으려는 지금의 방법으로는 실질적인 적법화가 요원하다. 이제는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할 때다. ‘무허가축사에 대한 행정규제 유예’ 등을 골자로 하는 국회의 특별법 제정에 힘을 보태는 것도 그 해법 중 하나일 것이다. 김태억 (농민신문 산업부 차장) eok1128@nongmin.com
김태억 이미지 김태억농민신문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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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숲

[생각의 숲] 무엇을 지킬 것인가
경북 영양 일월산 자락의 대티골을 찾아갔다. 대티골 체험학습장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맥주 빚기 교육이 있어서다. 열두명 정도면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는데, 열여섯명이 신청해 지원자를 제한했다. 읍내에 사는 대학 졸업을 앞둔 청년이 양조사가 되고 싶다며 참여했고, 발효체험장이 있다는 아랫마을 사람 세명도 함께 참여해 발효체험장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야콘이 많이 생산되는데 이를 가공해 술을 빚을 수 없을까요?” “산나물과 약초가 많이 나는데 이를 이용해 술을 빚을 수 없을까요?”라는 질문도 나왔다. 내년부터 홉농사를 짓겠다고 지주목을 세운 농부도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 읍내로 나왔다. 읍내에 들어왔으니 1926년에 지어진 영양탁주합동제조장을 찾아갔다. 제1회 영양산나물축제가 열리던 날에 마을 전통주 심사를 했던 적이 있다. 산나물축제가 올해로 14회째를 맞았으니 13년 전의 일이다. 그때 영양탁주합동 전무가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고, 양조장 매각 이야기도 나왔었다. 하지만 영양탁주합동은 막걸리 바람을 타고 오래된 막걸리 양조장으로 전국 방송을 제법 탔다. 2013년에는 향토뿌리기업으로 지정됐고, 경북도 산업유산으로도 지정됐다. 그러나 변하는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2017년 문을 닫았고, 지금은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양조장 미닫이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아쉬움에 유리문 안쪽을 들여다보니 신발이 보이고 불빛이 보인다. 인기척에 안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데, 양조장을 운영하던 권시목 대표다. 그는 나를 알아봤다. 한병을 750원에 출고하는 막걸리로는 공장장 인건비도 건질 수 없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술을 빚다가 손을 놨다고 한다. 문을 닫고 다른 양조장을 가보니 팽화미(튀긴 쌀)로 빚고, 누룩도 사서 쓰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원가절감으로 경쟁력을 강화했어야 한다는 취지 같았지만, 그도 맞는 방법이 아니다. 막걸리 한병에 750원으로는 더 절감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영양군에서는 술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낸 바 있다. 영양 두들마을은 한글로 된 가장 오래된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이 나온 곳으로, 그 책의 저자 장계향과 함께 기려지는 마을이 됐다. 두들마을에 한옥체험관을 지어 책 속의 옛날 술을 재현하고 있기도 하다. 영양탁주합동은 많은 사연을 지닌 살아 있는 텍스트다. 백두산에서 가져온 적송으로 양조장을 짓고, 양조장 안에 우물도 있고, 나무못으로 이음매를 하는,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좋은 술을 빚을 수 있는 사연 많은 양조장이 눈앞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없던 것도 만들고, 사라졌던 것도 되살려내는 판국에, 사라지려 하는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무엇을 지킬 수 있을까? 이야기가 많은 곳에 ‘청년’을 붙여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면 일자리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영양탁주합동을 군청에서 매입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좋은 문화콘텐츠가 그곳에서 새롭게 움트길 기대해본다. 허시명 (막걸리학교장)
허시명  이미지 허시명 막걸리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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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뜰

[인문학의 뜰] 글쓰기의 위로
신춘문예 응모작들 살펴보면 등단과 관계없이 직접 글 쓰며 위로받은 분들도 종종 마주해 단 한 문장, 한 단어뿐일지라도 자신의 삶을 글로 묘사하는 일 또 다른 나와 나누는 대화인 셈 어렸을 때 방학숙제로 썼던 일기가 문득 떠오른다. 숙제라는 건 언제나 밀리기 마련이라 한달 넘게 미뤄뒀던 일기를 방학이 끝나기 직전에 몰아 쓰곤 했었다. 일기에는 꼭 날씨를 쓰게 돼 있었는데, 한달 지난 일보다 지나간 날씨를 기억하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친구 일기를 빌려 베껴 쓰는 수밖에 없었는데, 날씨를 베껴 쓰다보면 급한 김에 일기까지 훔쳐 쓰기도 했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일기를 그대로 베껴 쓰는 건 양심에 걸릴 것도 없는 일이었지만, 있지도 않은 친척들과 가지도 않은 나들이를 갔다고 써야 할 때도 있었다. 요즘은 그런 일기 쓰기 숙제가 글쓰기를 장려하기보다는 오히려 아동들의 정서를 억압하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비판도 있는 모양이다. 당연한 일이다. 일기는 글쓰기 이전에 자신을 기록하는 일인데, 그걸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다는 것부터가 어리둥절해지는 일이긴 하다. 어렸을 때 숙제로 쓴 일기는 사실 얼마나 거짓말을 잘 꾸며내느냐였다. 그러니, 이야기를 만드는 연습이 되기는 했겠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지는 않았으나, 그 자체로 역사적인 기록이 되는 일기도 있다. 조선 후기의 기록으로 남은 경북 선산 출신의 양반 노상추 일기는 그중 대표적인 것이다. 정조 시대의 무관이었던 노상추는 자그마치 68년 동안의 일기를 남겼다. 시골양반의 정서를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상을 고증하는 자료로도 훌륭하다. 10년 동안 이어지던 과거길에 대한 묘사는 그 자체로 문학적이다.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것, 먼 길을 가는 고생스러움, 10년 낙방의 상심,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양반으로서의 결의, 그 모든 것이 합쳐진 쓸쓸함. 고개 하나를 넘을 때마다 흔들리는 나뭇잎도 다르게 보이고, 그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도 다르게 들렸을 것이다. 굳이 일기가 아니더라도 일기를 쓰듯이 자신의 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 매일 이어 쓰는 글이 아니고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담은 글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을 한글자 한글자 꾹꾹 눌러 담아 쓰는 사람들이다. 그중에는 그 글이 바깥으로 나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신춘문예 마감이 있는 연말이면 그런 글들이 소중하게 봉투에 담겨 신문사로 보내지기도 한다. 작가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응모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분들의 글들도 본다. 자신의 글이 그저 한번 읽히기를 바라는 분들, 설령 아무에게도 안 읽힌다 해도 그저 그동안 썼던 글을 정서하고, 봉투에 담고, 누군가에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분들. 사실 그런 분들은 글을 쓰는 그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위로를 받은 분들일 것이다. 삶의 한순간이 글로 묘사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일종의 대화다. 실재하는 독자가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내가 또 하나의 나와 나누는 대화가 그 안에서 이뤄진다. 한편의 소설, 한권의 책이 훌륭하게 완성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한줄의 문장, 때로는 한 단어의 글도 대화가 된다. 돌아가신 내 어머니는 끝내 글을 읽고 쓰지 못하셨는데, 그래도 막내딸에 관한 기사가 어디에 나왔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그걸 기어코 찾아 스크랩을 해놓곤 하셨다. 어설프게 가위로 오려 풀로 붙여놓은 그 스크랩북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발견했다. 당신 이름도 또박또박 잘 못 쓰시던 분이 내 이름을 비뚤비뚤 큼지막하게 써놓으셨다. ‘인수기’ 어찌 안 울 수 있었겠나. 어머니가 내게 남긴 90년 동안의 이야기가 그 비뚤비뚤한 글씨 석자에 다 들어 있었다.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간혹 받는다. 작가가 되길 희망하는 분이거나 그렇지 않은 분이거나 같은 질문을 하신다. 성의 없게 들리겠으나, 내 대답은 늘 같다. 많이 읽고 많이 쓰시라고. 그러나 가끔 말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저 쓰시라고. 그저 위로받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김인숙은… ▲소설가 ▲저서 <모든 빛깔들의 밤> <소현> <안녕, 엘레나> <제국의 뒷길을 걷다> 등 다수
김인숙 이미지 김인숙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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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쌀 생산과잉,수급대책 재검토해야
올해 생산량 적정 수요량 초과 결론 구곡 방출 재고하고 근본책 마련을 올해산 쌀 생산량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은 13일 올해 쌀 생산량을 386만8000t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통계청이 10월 내놓은 쌀 예상 생산량 387만5000t에 견줘 7000t가량 줄어든 것이다. 2017년 397만2000t보다는 10만4000t(2.6%) 적은 규모다. 통계청은 폭염과 잦은 비에 이은 등숙기 일조시간 감소 등 기상영향으로 실수확량이 예상 생산량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올해 쌀 생산량은 극심한 저온피해를 봤던 1980년 이후 가장 적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쌀 생산량은 여전히 적정 수요량을 초과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밝힌 연간 적정 수요량은 378만t이다. 올해 쌀 생산량은 이 수요량을 8만8000t 웃도는 양이다. 현재 산지 쌀값은 5일 80㎏ 기준 19만3696원으로 애초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쌀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로 농가들이 출하를 미루기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 쌀값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월 쌀 관측’에서 중만생종 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고 산지 유통업체의 매입규모도 축소되면 쌀값은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초과 공급물량은 향후 쌀값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농경연은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올해 쌀 수급대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수확기에도 쌀값이 계속 오른다며 이달초 물가안정 차원에서 구곡 5만t을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이 방침을 결정할 때 올해 실제 쌀 생산량이 적정 수요량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일부 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뒷얘기가 무성했다. 이유야 어떻든 올해 쌀 생산량은 수요량을 9만t 가까이 초과하는 과잉생산으로 최종 결론 났다. 통계청의 쌀 생산량 발표가 있던 날에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구곡 방출계획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정부는 농민단체들의 요구를 가볍게 들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수확기에 쌀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현상에 메여 대증요법에만 기댈 게 아니라 수급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쌀시장을 안정시킬 근본처방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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