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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여성농민 지위 나아질까
사회 구석구석에서 성평등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런데 농촌지역의 성평등은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여성농민 2049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을 실시해 최근 내놓은 ‘2018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가 그렇다. 5년마다 실시하는 이 조사는 여성농민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쓰인다. 조사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농사일을 많이 하는 데다 집안일까지 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농민 가운데 52.5%는 농사일의 절반 이상을 도맡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성농민은 남성보다 8배나 많은 시간을 집안일에 쓰고 있었다. 농사와 가사 부담 때문에 문화·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비중은 작았다. 여성농민 10명 중 6명은 최근 3년간 교육을 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며, 응답자 중 30% 정도는 교육 참여 확대를 위해 ‘농사·가사 대체인력’을 요구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농사와 가사에 쏟아부음에도 거의 모든 여성농민은 자신을 ‘보조자’ 정도로만 여겼다. 여성농민 81.1%는 남성보다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자신을 경영주나 공동경영주로 생각하는 비중도 38.4%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는 경영주를 남성이 맡고 여성은 보조자의 위치에 머무는 농촌의 가부장적인 관습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상황은 개선될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내다보기는 쉽지 않다. 5년 전과 견줘 결과가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5년 후 역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길 거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대표적인 게 자신을 (공동)경영주로 생각하는 비중이다. 2013년 42%에서 지난해 38.4%로 오히려 낮아졌다. 문화행사 참여경험과 문화시설 이용경험은 각각 28%, 33.6%에서 33%, 40.2%로 다소 올랐으나 아직 부족하다. 그렇다고 여성농민의 지위향상을 위한 정부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책의 혜택을 피부로 느끼는 여성농민은 매우 적었다. 가령 ‘출산여성을 위한 농가도우미제도’를 아는 응답자는 16.3%에 불과했고, ‘여성농민 일손돕기 지원사업’에 참여한 응답자는 12.6%뿐이었다. 정책이 있어도 홍보가 제대로 안돼 효과를 못 내는 것이다. 지금 농식품부에서 여성농민 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단 두명뿐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성농업인 전담팀’을 올해 상반기까지 꾸리고 담당 인력을 6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당히 늦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지만, 여기에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여성은 농촌인구의 절반을 넘을 뿐 아니라 조사 결과에서 보다시피 농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농민이 행복해야 농촌이 산다. 양석훈 (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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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명칼럼

이지훈의 경제이야기 (51)기업이 왜 필요한가 - 거래비용 이론
생산·판매 등 모든 기업활동 계약 통한 외주로 해결 가능 이 모든 일에 ‘거래비용’ 발생 조직 유지하는 비용과 비교해 기업 자체 해결·외주 여부 결정 최근 외주경향 강해…귀추 주목 요즘 구내식당을 전문 케이터링업체에 위탁하는 조직이 많다. 그렇게 하는 편이 이용자 입장에서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의 식사를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구내식당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외부에 위탁하면 어떨까? 실제로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진다. 애플은 아이폰을 설계하지만 생산은 대만의 팍스콘이란 업체에 맡기고, 미국의 많은 대기업은 콜센터 업무를 인도 업체에 아웃소싱한다. 우리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도대체 무언가를 만들고 파는 데 기업이란 조직이 왜 필요한가? 따지고 보면 기업의 모든 활동은 계약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시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생산은 물론 판매·연구개발·재무관리·인사관리도 다 외주를 줄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런데 왜 기업가는 외주를 주지 않고 굳이 기업이란 조직을 만들어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회사가 돈을 벌든 못벌든 늘 고정된 월급을 주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 것이 ‘거래비용 이론’이다. 로널드 코스 교수가 이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모든 생산활동을 시장에 의해 수행한다면(다시 말해 계약에 의해 한다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용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예를 들어 대기업은 많은 협력업체들과 계약할 때마다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쏟아야 한다. 계약이 체결되면 계약대로 업무가 수행되는지 감독도 해야 한다. 해당 업체가 도산한다면 능력 있고 믿을 만한 협력업체를 새로 찾아내야 한다. 이 모든 일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코스 교수는 이런 모든 것을 ‘거래비용’이라고 일컫는다. 또 이런 거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계약에 의하지 않고 필요한 일들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직접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계약에 의한 일처리는 수평적인 관계와 일시적인 협동에 의존하므로 불안정적인 반면 회사 내부를 통한 일처리는 지속적이고 수직적인 위계질서와 명령에 기반하므로 안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회사라는 조직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조직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알바생 몇명 일 시키는 것도 얼마나 힘든지 편의점이나 식당 주인은 잘 안다. 또 조직이 커지면 관료주의가 싹트고 비효율이 발생한다. 이런 모든 것을 통틀어 ‘조직 사용비용’이라고 한다. 자, 이제 뭔가를 만들어 팔려는 사람에겐 두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시장에서 계약을 통해 일을 해낼 것인가, 아니면 기업을 만들어 직접 해낼 것인가? 기업이라는 조직은 시장 거래비용과 조직 사용비용을 비교해 후자가 적다고 생각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거래비용 이론은 이처럼 기업의 생성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범위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협력업체에 일을 맡겼는데 업체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통제가 어려울 경우 그 일을 회사 내부에서 직접 행하거나 비슷한 일을 하는 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 반대로 원래 기업 내부에서 이뤄지던 활동(예를 들어 구내식당)이 경제상황의 변화로 거래비용이 낮아지는 경우(예를 들어 경쟁력 있는 케이터링업체가 생긴 경우)에는 외주를 줄 수도 있다. 결국 기업은 시장 거래비용과 조직 사용비용을 비교해 어디까지 스스로 하고 무엇을 시장에 맡길지 결정하게 된다. 자본주의 초기에는 시장을 통한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20세기 이후에는 생산기술과 경영관리 기법의 발전에 힘입어 내부 조직의 관리비용(조직 사용비용)이 줄어들면서 거대기업이 많이 생겼다. 그런데 최근 10~20년 사이에 상반된 경향이 나타났다. 인터넷 등 정보기술(IT)이 진보하고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을 통한 거래비용이 낮아지게 됐고, 기업들이 업무를 외주하는 경향이 다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실 요즘은 인터넷만 연결되면 1인 기업도 얼마든 가능한 시대가 아닌가? 시장과 조직의 줄다리기에서 밀리던 시장이 다시 힘을 얻는 상황인데,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훈은…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한양대 경제학 박사 ▲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저서 <혼창통> <단(單)> <현대카드 이야기> 등 다수
이지훈 이미지 이지훈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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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론] 불멸의 리더, 이순신
위기 예측 혜안과 솔선수범 리더십 ‘애민’ 원칙 끝까지 지켜 만인에 귀감 불확실성이 산재한 시대, 리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리더십에 따라 조직이 부침을 겪고 심지어는 리더의 실수 하나로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기업을 경영한 30년 동안 수많은 위기와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리더십에 대해 고민했고, 해답을 찾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행적을 좇았다. 그의 리더십 자체가 교과서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보여준 그의 행보는 리더십의 정수(精髓)로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준다.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탄신 474주년이 되는 날이다. 탄신을 맞아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순신의 리더십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의 리더십은 세가지 이유로 특별하다. 먼저 그는 위기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리더였다. 이순신이 전라좌수사로 부임했을 당시 조선의 국방 수준은 안타까울 정도로 허약했다.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감했지만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 위기가 눈앞에 닥쳐야 현실을 인지할 정도로 전투력이 상당히 약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순신은 달랐다. 그는 곧 다가올 위기를 감지하고 전라좌수사 부임과 동시에 국난 대비에 착수했다. 관할을 샅샅이 순찰하며 병사들의 사기와 전투장비를 점검했다. 또 인근의 지리적 요충지를 관찰하고 적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수집했으며 전략서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가 부임한 지 1년2개월이 지난 후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이순신은 다른 곳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간 리더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당시 조정의 지원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쟁을 치르는 데 꼭 필요한 군수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게다가 백의종군 후 무너진 조선 수군을 일으키고 직접 배를 정비해 전투에 나서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이 위기 속에서 그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군량과 무기·병력을 온전히 자력으로 해결해야만 했던 그는 최고사령관이었음에도 직접 밭에 나가 씨를 뿌리거나 생선을 말리고 소금 굽는 가마솥을 만들며 군수품을 비축했다. 군대가 먹을 식량을 직접 농사지어 조달하는 둔전제(屯田制)를 시행해 식량 보급의 효율을 높이는가 하면 관할지역 내 서로 다른 생산물을 효율적으로 바꿔가며 군자금을 충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구노력은 결국 국난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이순신은 원칙을 지키는 불편부당한 리더십을 펼쳤다. 자신보다 직책과 직급이 높은 사람의 부당한 압력은 단호히 거부하면서도 부하들의 노력과 공적은 빠짐없이 챙겼다. 특히 그는 ‘애민’이라는 자신의 원칙을 죽을 때까지 지켰다. 항상 백성들의 삶을 우선시했고, 그들이 살아갈 국토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웠다. 모친상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전쟁터를 향해 백의종군을 떠난 것도 ‘애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의 이러한 면모는 부하들과 백성에게도 전해졌다. 조선 중기의 문신 유성룡이 임진왜란의 경험을 기록한 <징비록>에는 “이순신의 부하 장수들은 그를 ‘사람이 아니라 신(神)’이라며 무조건 따랐다”고 나와 있다. 이순신은 어려운 가정환경과 무과 낙방을 딛고, 낮은 관직에서 출발해 나라의 지원 없이 외롭게 전쟁을 치르는 중에도 정성의 가치를 믿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의 활약으로 치명적인 패배를 겪은 일본에서조차 이순신의 독보적인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 일본 해군 소좌 오가사와라 나가나리는 “이순신은 담대하고 활달한 동시에 치밀한 두뇌도 갖춰 조선의 승리를 이끈 리더”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세계가 귀감으로 삼는 ‘진짜 리더’를 역사 속 위인으로 두고 있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윤동한 (서울여해재단 이사장·한국콜마 회장·본지 편집자문위원)
윤동한 이미지 윤동한서울여해재단 이사장·한국콜마 회장·본지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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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식용란선별포장업 전면 시행, 1년 후에도 문제다
식용란선별포장업(이하 선별포장업)이 25일부터 시행되지만 정착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선별포장업은 달걀을 가정용으로 유통·판매하려면 반드시 인정받은 달걀유통센터(GP)에서 선별·포장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7년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파동 이후 달걀의 안전성을 높이고자 난각에 산란일자 표기 의무화(올 2월23일부터 시행)와 함께 도입했다. 애초 양계업계는 제도 도입 반대와 시행시기 3년 유예를 주장했었다. GP신설은 막대한 비용·시간이 드는 데다 달걀의 안전성 확보는 냉장유통시스템(콜드체인시스템) 구축이 먼저라는 입장에서다. 그러나 식약처는 계도기간만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한 채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인 이유는 1년이 지나도 GP에서 소화할 수 있는 달걀은 생산량의 절반 이하일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하루 생산되는 달걀은 약 4000만개다. 업계에 따르면 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은 GP는 전국 30곳(3월7일 기준)으로, 하루 처리량은 653만개, 전체의 16.3%에 불과하다. 광역 GP 한곳당 최소 사업비는 60억원 이상(국고와 지방비 각 30% 지원, 자부담 40%)인데 최소 규모로 짓는다 해도 자부담만 24억원에 달한다. 부지 마련과 설계, 건축 인허가 과정 등도 통과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1년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이유다. 업계는 계획대로 연말까지 87곳의 GP를 신설하더라도 GP 부족으로 인해 하루 생산량의 46.8%인 1873만개의 달걀만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광역GP만으론 현실적으로 물량처리가 어렵다보니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중·소규모 ‘농장GP’도 허용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농장GP를 허용한다면 기존 유통구조와 다를 게 없게 된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살충제 검출 등의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광역GP로 가야 한다는 여론과 정면 배치된다. 관건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정부부처와 생산·유통 관계자가 모인 달걀유통태스크포스(TF)에서 달걀의 안전성은 물론 방역을 위해 콜드체인시스템 도입과 광역GP 조기 확충을 위한 특별 대책, 계도기간 연장 등을 집중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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