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무허가축사 적법화, 이젠 시간이 없다
얼마 전 출근하니 ‘전화요망’이라고 적힌 메모지가 책상 위에 붙어 있었다. <농민신문> 기자임을 밝히고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느냐”고 묻자 상대방은 대뜸 “고맙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축산 전문지가 아닌 데도 무허가축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도해주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자신을 충남지역에서 한우를 키우는 60대 농민이라고 소개한 그는 적법화의 애로사항도 한보따리 풀어놓았다. 전체 대지면적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건폐율 문제부터 설계비까지 다양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적법화 문제만 생각하면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밤잠도 설친다고 했다. 그는 “신이 와도 못할 것”이라며 “지금대로라면 키울 수 있는 데까지만 키우다가 그만둘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씁쓸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한우를 기르는 데도 바쁜 시간을 쪼개 감사인사 삼아 하소연을 전하고자 전화했을까 싶어서였다. 적법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간이신청서를 낸 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제도개선이 이뤄진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으니 오죽했을까 싶다. 이런 와중에 축산생산자단체들이 정부가 주관하는 ‘적법화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 다시 참여키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5월10일 제도개선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TF 불참을 선언한 지 한달여 만이다. 이들이 다시 TF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은 정부의 간곡한 요청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제도개선 TF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하는 시선이 더 많다. 그동안 제도개선과 관련해 정부가 보여준 미온적인 자세 탓이다. 특히 무허가축사를 규제하는 가축분뇨법의 주관 부처인 환경부는 줄곧 축산업을 환경의 걸림돌로 여겨왔다. 심지어 현행법상으로는 적법화가 불가능한 입지제한지역의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에도 “법에 따라 폐쇄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 역시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는 사이 이행계획서 제출기한(9월24일)은 3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적법화를 가로막는 제도를 풀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제도의 상당수가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고, 관련법도 26개에 달할 정도로 많아서다. 이제는 정부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제도개선보다는 가축분뇨법을 환경개선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다시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제정해 각종 규정에 발목 잡혀 오도가도 못하는 ‘선량한 축산농가’를 구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간이신청서를 낸 4만가구가량이 축산현장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김태억 (농민신문 산업부 차장) eok1128@nongmin.com
김태억  이미지 김태억 농민신문 산업부 차장
더보기

연재칼럼

조용헌의 주유천하 (72)‘운전기사’론(論)
사회 유명인사 운전기사는 비밀을 다 아는 또 다른 아내 인간 대접 안하면 큰코다쳐 큰돈 없을 팔자인 필자는 운전기사가 없으니 편해 빛과 그림자 공존하는 게 인생 필자의 팔자에 큰돈은 없다. 큰돈 없을 팔자이니 큰돈 벌 생각이나 의지도 없다. 그냥 삼시세끼 밥 먹고 자식들 학교 보낼 돈만 있는 팔자다. 인간세상에 와서 이 정도면 됐지 그 이상 얼마나 더 바라리오! 공부하는 학자가 큰돈을 바라면 학문이 무너진다. 이를 사주명리학에서는 ‘탐재괴인(貪財壞印)’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인(印)은 도장이라는 의미이지만 과거에는 학문을 뜻했다. 그래서 학자는 부자에게 너무 붙어도 문제가 생긴다. 학자가 재벌·부자 옆에 장식품처럼 붙었다가 신세 망친 사람을 여러명 보았다. 비자금 세탁하는 데 이용당하거나 명분 없는 일에 들러리 섰다가 사회적 비난을 받는 경우가 그것이다. 재벌에게 달라붙으면 돈 좀 나올 줄 알고 100m 전방에서부터 낮은 포복으로 기어들어가곤 한다. 하지만 그건 완전히 착각이다. 재벌들은 피눈물도 없다. 절대로 후하게 돈주는 법이 없다. 팔자에 큰돈은 없지만 때론 돈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그 생각은 언제 들까. 운전기사가 떠오를 때다. 필자에게도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 돈 생각이 난다. 기사 월급을 줘야 할 것 아닌가. 필자는 운전면허증이 없다. 이상하게도 운전 배우기가 싫었다. 누군가가 “당신은 왜 운전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오면 길게 설명하기가 귀찮아서 “정신쪽에 문제가 있어서 운전을 못한다”고 대답한다. 그럼 더이상의 질문이 없다. 필자의 머릿속에서는 항상 글 쓸 주제가 수십개씩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운전을 한다면 십중팔구 사고를 내기 십상이다. 특히 차를 타면 생각이 더욱 늘어난다. 그리고 필자에게는 화기(火氣)가 많아서 차가 밀리는 곳에서는 열이 뒷골로 솟아올라 뒷목이 뻑적지근해진다. 운전이 글을 써서 먹고사는 매문가(賣文家)에게는 수명을 단축하는 독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필자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하지만 교통편이 복잡한 데를 갈 때는 ‘나도 기사 두고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도 사회 유명인사들이 같이 차를 타고 다니던 운전기사가 사생활을 다 폭로해버려 곤욕을 치르는 뉴스를 보면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한다. ‘아니다. 돈 안 드는 대중교통도 장점이 많다’고. 재벌가 부인의 갑질이나 정치인들이 비자금 받는 장면을 폭로하는 운전기사들이 있지 않은가! 운전기사를 둔 남자들에게 기사는 또 다른 아내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그 사람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다. 술집을 가는지, 비자금을 마련하러 가는지, 여자를 만나러 가는지 등등 말이다. 동선뿐인가. 전화 통화내역도 모조리 다 파악하고 있다. 누가 어떤 부탁을 했고, 어떻게 대답을 했고, 누구한테 어떤 약점이 잡혀 있는지를 운전기사는 다 안다. 이 정도면 기사는 집에 사는 아내보다 더 자세하게 소소한 것들까지 훤히 들여다보는 셈이다. 현대의 남자들에게 주택은 정택(靜宅)이지만, 자동차는 동택(動宅)이다. 정택은 잠자고 가족들과 생활하는 곳이지만, 동택은 돈 벌고 일하는 공간이 아닌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정택보다 동택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 그래서 남자의 공간은 주택이 아니라 자동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전기사는 이 동택에서 같이 생활하는 파트너인 셈이다. 정택의 파트너가 아내라면 동택의 파트너는 운전기사이다. 그러니 비밀을 다 알 수밖에 없다. 운전기사에게 돈 한뭉치 안 주고 인간대접 안하면 밖으로 다 불게 돼 있다. 그런데 내공이 떨어지는 졸부는 이 운전기사를 쉽게 생각한다. 그러다가는 큰코다친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스스로 위로한다. ‘아! 나는 운전기사가 없으니 편하다. 부양할 아내가 남들은 두명인데, 나는 한명밖에 안되니 말이다.’ 그러다가도 서울에서 잘나가는 사람들과의 모임이 끝나 호텔 밖을 나설 때는 좀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남들은 다 기사가 대기하고 있는데 필자만 배낭 메고 털레털레 혼자 나와 택시를 잡는다. 서울 상류층의 기준은 벤츠에 운전기사이다. 그럼 지하철과 택시를 전전하는 필자는 어떤 계급인가. 조지 오웰이 쓴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인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게 인생이다. 조용헌은… ▲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저서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의 휴휴명당> 등 다수
조용헌 이미지 조용헌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더보기

시론

[시론] 김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언
김칫국물을 상품화한 일본처럼 김치 속 등 다양한 상품 개발해야 우리나라는 김치 종주국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김치 생산량이나 해외 수출량 등 그 실상을 보면 중국이나 일본에 자꾸 밀리는 형국이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종주국의 위치도 위태로울 지경이다. 김치 제조를 과학화해 가격경쟁력을 키우는 게 하나의 대책일 수 있지만, 생각의 범위를 넓혀 다른 방향으로의 접근도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다. 발효를 시키는 우리 김치는 발효과정에서 다양한 유기산과 독특한 발효 향미를 갖는 여러가지 성분들이 생성되고, 이것들이 조화를 이뤄 특이한 맛을 제공한다. 반면 일본 ‘기무치’는 발효를 시키지 않고 신맛을 내는 식초산과 젖산 농도를 적절히 맞춰 여러가지 재료와 함께 혼합해 만든다. 발효를 시키지 않다보니 단순한 신맛만 있을 뿐 풍부한 맛과 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오래전부터 그런 맛에 익숙해져온 일본 사람들은 신김치를 먹는 것보다 알맞은 신맛을 느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고, 또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기무치’가 진정한 김치라고 여기는 듯하다. 우리는 먹어보고 “이것은 김치가 아니지”라고 말하지만, 일본은 ‘기무치’를 마치 한국의 김치인 듯 선전하면서 국제시장에 상품을 내놓는다. 그들의 전략은 ‘기무치’가 김치의 원조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우리 김치는 알맞게 익은 시점이 지나면 이내 신맛이 강해져 먹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한다는 점에 착안한 그들의 전략이 낫다고도 볼 수 있다. 제때 판매되거나 고객이 사 가서 적당한 시점에 먹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품질이 변할 수 있고, 이는 우수한 품질의 김치라는 인식을 바꾸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최근 김치의 포장단위가 작아져 오랫동안 두고두고 먹는 형태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발효과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김치의 맛을 일정하게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일본에서는 김칫국물 시장이 크게 성장한 적이 있다. 한국 연예인들이 텔레비전에서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김칫국물을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누구든지 쉽게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이었다. 우리나라의 어느 회사도 그런 제품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열무김치 국물도 독특한 탄산의 신맛 성분이 갖는 특성 때문에 어느 탄산음료보다 훨씬 시원하다. 열무김치 국물맛은 청량감이 돌면서 유기산의 맛을 갖고 있고, 발효과정 중 생성되는 독특한 발효 향미까지 더해져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못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국내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외국인 연사들과 함께 한식으로 식사한 적이 있는데, 당시 외국인 연사들은 하나같이 김칫국물을 자신의 나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만큼 경쟁력이 충분한 상품이라는 말이다. 김치를 수출하는데 김치의 속만 만들어 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시장에서 배추만 사다가 섞어서 먹을 수 있는 또 다른 김치형태의 제품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가 하면 김치의 속을 다른 원료와 혼합해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김치를 단순히 김치 자체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김치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김치라는 제품의 특성을 살려서 새롭게 변화를 주고, 김치 종주국의 명성에 걸맞은 다양한 김치 상품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노봉수 이미지 노봉수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더보기

사설

[사설] 과수 화상병, 이번엔 박멸하자
평창서도 발생해 방역망에 구멍 예찰 늘리고 농가는 적극 협조를 과수 화상병이 강원 평창에서도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강원 평창지역 3곳의 사과농가에서 의심증상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한곳의 시료가 화상병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화상병은 20일 현재 경기 평택, 충남 천안, 충북 제천, 강원 평창의 18농가 15.2㏊에서 발생했다. 2015년부터 경기와 충남·북에서만 발생하다 올해 처음 강원지역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방역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화상병은 세균병의 일종으로 사과나무나 배나무가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 검게 그을린 증상을 보이다 나무 전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치료할 약제가 없어 ‘과수의 구제역’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화상병이 발생하면 해당 농가뿐만 아니라 반경 100m 이내에서 재배 중인 사과·배 나무를 모두 매몰하는 공적방제 방식으로 방제하고 있다. 이 병이 발생하면 과일 수입국이 검역을 이유로 발생국의 사과·배 수입을 금지해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있고, 발생농가는 앞으로 5년 동안 과수 재배가 금지된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피해가 불가피한 셈이다. 특히 올해는 봄철 이상기상으로 과수 저온피해가 기승을 부려 과수농가들은 이미 곤경에 처해 있다. 그나마 배 등 신선농산물 수출이 호조를 보였는데, 자칫 화상병으로 과수농가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수출은 다시 쪼그라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 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조기 박멸의 중요성은 누누이 강조돼왔다. 농식품부는 2015년 첫 발생 이후 방제대책실을 설치하고 농촌진흥청·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매년 예찰과 공적방제를 강도 높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화상병은 근절되지 않고 해마다 재발했고, 급기야 올해는 발생범위마저 넓어졌다. 사정이 이렇자 농식품부는 최근 추가 정밀 예찰과 신속한 매몰 등을 담은 방제강화대책을 내놨다. 선제적 대책이지만 병 확산범위가 도 경계를 넘으면 대책의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발생농가의 5㎞ 이내에서 하기로 한 추가 정밀 예찰의 범위를 넓히는 등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상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하고 농가 준수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는 등 농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는 필수요소다.
사설 이미지
더보기

정보광장

지상복덕방

공모전·사고 알림

매거진

전원생활 표지 매거진 전원생활
어린이동산 표지 매거진 어린이동산
디지털농업 표지 매거진 디지털농업
월간축산 표지 매거진 월간축산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