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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의 눈

[기자의 눈] 쌀 직불제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들
“쌀 직불제 하나만 제대로 터득해도 한국 농정의 절반쯤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2006년 2월 출입처를 농림부로 옮겼을 때 양정 담당자가 해준 말이다. 당시 쌀산업은 혼란 그 자체였다. 추곡수매제가 폐지된 2005년 가을 쌀값이 폭락했다. 이듬해 쌀농가에 지급된 직불금은 1조5045억원에 달했다. 농림부 예산이 8조원대였던 시절이다. 쌀 직불제가 없었더라면 농촌이 뒤집혔을 것이란 얘기까지 돌 정도였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흘렀지만, 쌀산업과 양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가까이는 2016년에도 쌀값은 폭락했고, 농촌은 들끓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쌀 직불제는 바뀌지 않았고, 직불금으로 2조3277억원이 지급됐다. 그렇지만 쌀 직불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10여년 전과 분명 차이가 있다. 우선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 쌀값 보전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쓰인다는 불만이 지금은 스스럼없이 나온다. 경제지를 중심으로 쌀 직불제 비판기사가 부쩍 늘어난 이유다. 타작목 재배농가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직불금의 70~80%를 쌀에 쓴다. 쌀은 고정형에 변동형까지 이중 안전망을 갖췄지만, 밭작물은 고정형 하나뿐인 데다 단가도 낮다. 쥐꼬리만 한 밭작물 직불금에 실망한 농가들은 신청을 포기하기 일쑤다. 쌀농가도 불만이 없지 않다. 쌀값이 폭락한 2016년 쌀농가는 직불금으로 평균 323만원을 받았다. 남들보다 한달치 월급을 더 받은 것 같지만, 여기엔 ‘평균의 함정’이 숨어 있다. 직불금이 면적에 비례하다보니 상위 10% 농가가 직불금의 절반을 가져간다. 전체 쌀농가의 90%는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직불금을 받는 셈이다. 학자들은 쌀 생산을 장려하는 직불제와 쌀 생산을 줄이려는 목적의 생산조정제가 충돌한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쉽게 말해 ‘벼 심으라며 돈 주고, 벼 심지 말라며 돈 주는 게 합당하냐’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에 쌀 직불제 개선을 요구했고, 농식품부는 올 11월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은 “연말까지 시안을 만들고, 2020년 예산부터 적용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벌써부터 다양한 해법이 나온다. 직불금 수급조건에 벼 재배의무를 아예 없애자는 의견, 직불금 수령농가에 휴경·전작 의무를 부과하자는 의견, 변동직불제와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직불제를 ‘가격변동대응직불제’로 통합하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쌀 직불제의 전면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작물간 형평성 차원에서 쌀과 밭작물 고정직불제를 가칭 ‘농지직불제’로 통합하고, 가격 불안문제는 수입(收入)보장보험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이 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연구했다. 정부가 어느 것을 택하든 저항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쌀 전업농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을 테고, 일부 농민단체는 쌀 직불금을 더 늘리라고 요구한다. 분명한 것은 전체 농업 직불금 파이가 지금보다 대폭 늘지 않고서는 개편이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개편은 농가 불만만 키우고, 성공하지도 못할 게 틀림없다. “쌀 직불제 하나만 제대로 바꿔도 한국 농업문제의 절반쯤은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농정당국에 해주고 싶은 말이다. 김상영 (농민신문 정경부 차장기자) supply@nongmin.com
김상영  이미지 김상영 농민신문 정경부 차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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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조용헌의 주유천하 (67) 지관(地官)의 윤리
명당·묏자리 잡아줄 땐 선업 쌓은 사람 부탁 들어줘야 의뢰인의 사주·관상 보고 부모·조부모의 평판 확인 선대 묏자리 급수도 살펴 여행 통해 성격·인품 검증 명당이나 묏자리를 잡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보통 지관(地官)이라 불렀다. 지관도 상당히 공부를 해야만 하는 직업이었다. <인자수지(人子須知)> 같은 책을 비롯해 한문으로 된 많은 풍수서를 공부해야만 했고, 거기에다가 ‘영발(靈發)’을 갖춰야 했다. 영발은 신기(神氣) 내지는 직관력이다. 풍수는 책만 본다고 되지 않는다. 영발이 없으면 면사무소 호적서기 꼴이나 다름없다. 호적서기는 매일 면단위의 호적등본을 열람하는 일을 하니 호적상에 기록된 이름들을 많이 안다. 하지만 그 이름의 사람을 골목길에서 만나도 누가 누군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책으로만 공부한 지관은 막상 현장에 가더라도 감을 못 잡는다. 영발이 있어야만 그 땅의 빛이 보이고, 전체 물형(物形)도 눈에 들어오고, 거기에 누가 들어가면 맞겠다는 감도 잡힌다. 이론과 영발을 갖춘 실력 있는 지관은 함부로 묏자리를 잡아주지 않는다. 돈을 많이 받고 무조건 묏자리를 잡아주다가는 신벌(神罰)을 받기 때문이다. 우선 묏자리를 부탁하는 사람의 직업을 봐야 한다. 그 직업이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눈물을 많이 흘리게 했다면, 그 사람이 묏자리를 요청하더라도 거절해야 한다. 선업(善業)을 많이 쌓은 사람의 부탁을 들어줘야지 그렇지 않고 악업 쌓은 사람을 좋은 묏자리에 들어가게 하면 지관이 천벌을 받는다. 그래서 의뢰인의 사주와 관상도 본다. 사람 속을 알기란 참 어렵다. 그 사람을 겪어보기 전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사주·관상이다. 사주를 봐서 그 사람 팔자가 안 좋거나 인색한 팔자를 타고났다면 묘를 써주면 안된다. 관상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자기 얼굴대로 산다. 또 사람은 꼴값(꼴의 값)을 하기 마련이다. 관상이 좋지 않은 사람도 탈락시킨다. 그러고나서 또 보는 것이 그 의뢰인에 대한 주변의 평판이다. 평판은 대개 맞다.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 돈을 싸들고 와서 부탁한다고 묏자리를 잡아주면 그 지관이 벼락을 맞는다. 그 윗대에 대한 평판도 참고해야 한다. 부모와 조부모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조부모가 주변에 덕을 많이 베풀어서 사람들 사이에 그 이야기가 전해진다든지, ‘그 사람 윗대 어른들 참 인격자였어’ 하는 평판이 있으면 묘를 써준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은 대체로 적절하다. 왕대밭에 왕대 나고 쑥대밭에 쑥대 난다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사람은 생물학적 유전자(DNA)를 벗어나지 못한다. 유전자가 바로 팔자이고, 그 사람의 운명 아니겠는가. 그 유전자는 조상으로부터 받기 때문에 옛날 어른들이 그 윗대 사람들의 행실을 참고할 수 있는 족보를 중시했던 것이다. 그 다음에 지관이 또 참고해야 할 부분은 의뢰인의 선대 묏자리가 어떤 급수인가를 살펴보는 일이다. 선산에 가서 그 윗대 묏자리를 보거나, 선산이 없으면 그 조부대나 증조부대의 묏자리를 보면 급수가 나온다. ‘권투 체급으로 비유하면 이 집안이 밴텀급(53.52㎏ 이하) 정도 되는구나’ 아니면 ‘슈퍼미들급(76.20㎏ 이하)이구나’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 만약 윗대 자리가 플라이급(50.80㎏ 이하)이라면 당대 의뢰인의 묘를 써줄 때는 한등급만 높여서 밴텀급 정도 써줘야 법도에 맞다. 서너단계를 올려서 헤비급(90.72㎏ 이상)을 쓴다면 법도에 맞지 않다. 법도에 맞지 않은 과도한 묏자리를 써주면 그 또한 지관의 업보가 된다. 검증장치가 또 있다. 지관과 의뢰인이 같이 여행을 해보는 것이다. 명당 자리는 금방 잡히지 않는다. 1~2년가량 같이 전국 산천을 돌아다녀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이 여행을 다니면 그 사람의 성격과 인품 등이 다 드러난다. 특히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집중 관찰할 수 있다. 어디에다 돈을 쓰는지, 그리고 얼마나 쓰는지를 본다. 의뢰인이 돈을 아끼려고 짜장면만 사는지, 설렁탕을 사는지, 아니면 한정식을 사는지 유심히 관찰해본다. 만약 짜장면만 주로 대접한다면 묏자리도 짜장면급에 어울리는 자리를 잡아주기 마련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니 인색하게 군 사람에게 어찌 몇천석 부자가 되는 묏자리를 잡아주겠는가. ‘좋은 명당 자리는 3대가 적선해야 잡는다’는 옛말은 이런 세세한 과정을 모두 함축해서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다. 이러한 검증장치, 또는 직업윤리를 무시하고 명당을 잡는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직업윤리를 무시하는 지관은 대개 삼류이기 마련이다. 조용헌은… ▲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저서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의 휴휴명당> 등 다수
조용헌 이미지 조용헌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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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詩心으로 보는 세상] 새들이 우는 사연
요즘은 새벽 4시쯤 새들이 울기 시작한다. 우리 동네 새들은 올봄 이렇게들 울었다. ‘괜찮여 괜찮여’ ‘어쩔라고 어쩔라고’ ‘지지고 볶고 지지고 볶고’ ‘왜 그려 왜 그려’ ‘김치찌개 김치찌개’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솥 텅 솥 텅 솥 꽉 솥 꽉 솥 꽉꽉’ ‘덕치 조 서방, 삼년 묵은 술값 내놔’ ‘쑥 국 쑥 국’ ‘뼈 국 뼈 국’ ‘후우우 후우우 휘이이 휘이이’. 그 외에도 내가 흉내낼 수 없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많다. 새들이 이처럼 요란하게 우는 것은 다 마을마다 사람마다 다른 사연과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해결되면 새들은 더이상 울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새들의 울음소리는 동네마다 다 다르다. 우리 동네 꾀꼬리는 ‘덕치 조 서방 삼년 묵은 술값 내놔’ 이렇게 운다. 내가 사는 곳이 덕치면인데, 옛날 덕치면에 살았던 조 서방이 어떤 술집에서 삼년이나 외상으로 술을 마시다 다른 술집이 생기니 그 집으로 가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단다. 술값을 떼인 그 주인이 죽어서 꾀꼬리가 됐다는 것이다. 아직도 조 서방이 술값을 안 갚았는지, 우리 동네 꾀꼬리는 이른 새벽부터 ‘덕치 조 서방 삼년 묵은 술값 내놔’라며 운다. 우리 동네에서 올봄 처음 울기 시작했던 새의 울음소리는 ‘괜찮여 괜찮여’였다. ‘괜찮여 괜찮여’ 하며, 그 이름이 ‘괜찮여’일 법한 새가 며칠 울다가 사라지자 다른 새가 다른 소리로 울었다. 그리고 그 사이, 이른 봄부터 여름이 다 가도록 밤을 새워가며 우는 새도 있다. ‘쏱 쩍 솥 쩍 솥 쩍쩍’ 하고 우는 소쩍새다. 오늘 나는 새벽 3시쯤 깼다. 밖에 나왔더니 소쩍새가 울고 있다. ‘쏱 쩍 솥 쩍 솥 쩍쩍’ 울던 소쩍새가 이 새벽에는 ‘솥 꽉 쏱 꽉 쏱 꽉꽉’ 하고 운다. 솥이 꽉꽉 다 차서 올해는 풍년이 들겠다고 우나보다. 동시에 ‘홀딱 벗고 홀딱 벗고’ 하며 검은등뻐꾸기가 우리 집 뒤꼍 감나무에서 울었다. 두마리의 새가 너무나 가까이에서, 너무나 또렷하게 울어대서 놀랬다. 검은등뻐꾸기가 밤을 새워가며 우는지, 소쩍새처럼 초가을까지 우는지는 모르겠다. 서재에 와서 조금 있었더니 파랑새가 마을 뒤 당산나무 까치집을 빼앗느라 동네가 떠내려가게 시끄럽다. 또 조금 있으니 이번에는 꾀꼬리가 운다. 꾀꼬리가 울면 우리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꾀꼬리 울음소리 듣고 참깨가 나고, 보리타작 하는 도리깨 소리 듣고 토란이 난단다.” 어머니는 꾀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참깨를 심었던 것이다. 김용택 (시인)
김용택 이미지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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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스마트팜, 큰 그림이 필요하다
정부, 농업 혁신성장 동력화 계획 농업 틀 바꾸는 계기로 활용해야 농림축산식품부가 스마트팜을 농업의 혁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8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농식품부는 현재의 농가단위 스마트팜 보급 전략을 보완, 정책대상을 청년농민과 농업 관련 전후방산업으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사업으로 2020년까지 6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2012년까지 4곳의 스마트팜 혁신 밸리를 만들어 확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계 농업 선진국들은 스마트팜을 미래농업의 핵심분야로 선정해 앞다퉈 개발·육성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팜의 출발은 늦었지만 뛰어난 정보통신기술(ICT)을 갖춰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국내 시설원예 스마트팜 보급면적은 2014년 405㏊에서 2017년 4010㏊로 불과 3년 사이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를 통해 스마트팜 농가의 생산성은 약 30% 증가한 반면, 고용노동비는 8.6% 감소했다. 그러나 스마트팜이 농업 혁신성장의 동력이 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스마트팜 기술과 보급농가를 더 늘려야 한다. 기존 농가 중에도 투자비용 과다 등으로 스마트팜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농가가 많은 게 현실이다. 스마트팜이 농가에 ‘그림의 떡’이 되지 않도록 농가별 형편과 수준에 맞춘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게 필요하다. 스마트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플랫폼 구축도 병행해야 한다. 스마트팜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개별 농가단위 스마트팜에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이를 다시 농가에 전파하는 정거장(플랫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들어진 정보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스마트팜 기자재나 데이터 표준화 작업도 이런 맥락으로 접근해야 한다. 장차 스마트팜은 혁신성장의 동력을 넘어 농업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엔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스마트팜이 광범위하게 구축되면 농산물의 환경·생육·유통·소비까지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정보를 농가에 전달해 농업을 둘러싼 제약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스마트팜을 R&D나 기술보급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농업체계의 근본적 변화라는 더 큰 관점에서 추진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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