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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카카오뱅크의 출범
‘300명으로 4240만명을 상대하겠다?’ 그리스 수호를 위해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맞서 싸웠던 영화 <300> 속 300여명의 스파르타쿠스 군인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7월27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이야기다. 카카오뱅크의 임직원은 300명에 불과하다. 반면 임직원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1·4분기 기준 1만7085명이다. 그 카카오뱅크가 모바일을 앞세워 금융전장(融戰場)에 뛰어들었다. 점포운영비와 인건비를 줄여 대출금리는 낮추고 예·적금 금리는 올리면서 오프라인 대형 시중은행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IT플랫폼 회사 카카오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비장의 무기는 바로 ‘국민 대화창’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4240만명에 이르는 월평균 활성이용자수(MAU)를 자랑한다. 카카오톡 계정만 있으면 카카오뱅크 회원가입은 식은 죽 먹기고, 계좌가 없어도 송금이 가능하다. 여기서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이제서야 우리가 그 오랜 세월 카카오톡을 어떻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424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 사용자는 그야말로 카카오뱅크의 황금어장이나 다름없다. 금리와 편의성에 민감한 고객들은 카카오뱅크의 등장을 ‘격하게’ 반기고 있다. 3일 기준 안드로이드폰에서 카카오뱅크 앱을 설치한 사람이 232만명을 넘어섰다. 단 일주일 만에 하나은행 모바일 앱과 ‘맞짱을 뜰’ 정도가 됐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은 상전이 벽해가 되고 있는데 시중은행의 변화는 더뎌 보인다. 한 은행의 모바일 앱을 내려받는 곳에서 고객의 반응을 살폈다. ‘왜 이렇게 절차가 복잡하냐?’ ‘업데이트를 했는데 계좌 이력이 왜 다 날아갔느냐’라는 등의 불평 일색이다. 카카오뱅크는 바로 이 점을 노렸을 것이다. 얼마 전 편의점에서 주거래은행의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려고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더니 점원이 아래위로 훑어봤다. 그러면서 “삼성페이 외에는 결제가 안돼요”라고 했다. 금융회사가 가장 자신 있어 해야 할 ‘간편결제’ 분야에서도 제조회사에 밀린 지 오래인 것이다. 고객은 정직하다. 쉽고, 간단하고, 싸고, 안전하면 그 서비스와 재화를 이용한다. 온라인에서 토종은행·초대형은행과 같은 수식어는 약발이 다한 지 오래다. 작은 것이 큰 것을 쓰러뜨리고,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시대다. 비단 금융권만의 문제랴. 이문수(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이문수 이미지 이문수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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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조용헌의 주유천하(29)삼남(三南)의 취향
한반도의 남쪽 세 지역을 삼남(三南)이라 부른다. 충청도·전라도·경상도다. 삼남은 각기 산세가 다르고 물산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질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취향도 다르다. 돈이 생겼을 때 무엇을 먼저 할 것이냐를 놓고 삼남이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선 충청도 사람들은 옷을 사입는다고 한다. 충청도는 옷을 중요시한다는 말이다. 조선시대 기준으로 볼 때 옷이라는 것은 의관(衣冠)에 해당한다. 경상도는 벼슬을 못한 양반이 많았지만 충청도는 고위 벼슬을 한 양반이 많았다. 경북 안동에 가서 놀랐던 게 집의 택호(宅號)가 ‘교리댁’ ‘정언댁’ ‘승지댁’ 등이 많았다는 것이다. 높은 벼슬이 아니다. 지금으로 치면 중앙정부 과장급 정도의 벼슬을 집의 택호로 사용하고 있었다. 안동 양반들이 높은 벼슬을 못했다는 징표다. 반대로 충청도에 가서 보면 ‘정승’ ‘판서’ 집이 발에 챈다. 이 집은 ‘정승댁’, 저 집은 ‘판서댁’, 옆집은 ‘참판댁’일 정도로 고위 벼슬을 지냈던 집안이 시글시글하다. 양반은 옷매무새를 함부로 하면 안된다. 의관을 정제(整齊)해야 하는 것이 양반의 기본 예의다. 예(禮)는 우선 옷매무새에서 나타나기 마련이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내면세계가 정제돼야 하겠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외면도 깔끔하고 가지런해야 하는 것이다. 내면세계는 일단 밖으로 나타날 수 없다는 게 양반들의 생각이었다. 그러자니 옷을 잘 입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더군다나 충청도는 서울에서 가깝다. 왕이 혹시 벼슬 주려고 부르면 하시라도 달려가야 한다. 옷을 잘 입고 준비상태가 돼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전라도는 돈 생기면 음식을 해먹는다. 전라도는 먹는 데 치중한다. 우선 삼남 가운데 물산이 가장 풍부하다. 조선시대 물산이라고 하면 우선 쌀이다. 먹고사는 일은 쌀의 생산성에 달렸다. 전라도는 평야가 많다. 거기에다 해산물도 풍부하다. 한반도의 ‘좌하귀’가 바로 전라도 해안선이다. 남해안의 여수에서부터 서해안의 전북 군산까지다. 여기에는 ‘뻘밭’도 많다. 경상도 동해안에는 뻘밭이 없다. 뻘밭에서는 1년 사시사철 먹을 게 나온다. 갈고리 하나만 들고 있으면 굶어죽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육지에는 흉년이 있지만 바다에는 흉년이 없다. 바다는 배를 타고 나가야 하지만 뻘밭은 썰물만 되면 육지가 되므로 여자들과 아이들도 갈고리를 들고 조개·낙지·미역·해삼 등을 채취할 수 있다. 뻘밭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조업환경이 엄청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개땅쇠’라는 말은 ‘갯땅에서 일하는 마당쇠’라는 뜻이라고 한다. ‘갯땅’은 갯벌을 가리킨다. 전라도에는 갯벌이 많았으므로 조선시대에 ‘갯땅쇠’가 많았던 것이다. 전라도가 음식이 푸짐했던 또 하나의 사회적 요인은 빈부격차가 컸다는 사실이다. 만석꾼 지주들이 전라도에는 시글시글했다. 경상도에서는 부자라고 해봐야 3000석 정도가 최고다. 만석꾼 부자는 요즘으로 치면 재벌급에 속한다. 이 만석꾼들로부터 음식문화가 나왔다고 본다. ‘무엇을 먹으면 맛이 있을 것인가’를 놓고 이 만석꾼 부자들이 연구를 거듭했다. 소작인들이야 먹는 게 형편없었겠지만, ‘조(兆) 단위’ 부자들은 들판의 쌀과 산에서 나오는 산나물, 바다의 해산물을 어떤 조합으로 요리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전라도의 음식문화는 이들 지주계급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날 한정식 밥상의 원조는 이들 전라도 지주계급들이 먹던 밥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경상도는 왜 돈이 생기면 집에다 투자하는가. 오늘날 수십칸 규모의 기와집들은 대부분 경상도에 남아 있다. 물론 다른 지역에도 저택 기와집들이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졌다. 경상도에는 보전돼 있다. 왜 동학혁명, 6·25, 산업화를 삼남이 공통적으로 겪었는데, 경상도에만 이런 고택들이 집중적으로 보존돼 있는지를 생각해볼 부분이다. 경상도는 1623년 인조반정 이후로 1961년 5·16 이전까지 정치적으로 야당지역이었다. 300년 넘는 기간 동안 기호학파인 노론들의 탄압을 받았던 것이다. 안동 남인들은 300년 동안 노론의 칼바람을 견뎌야 했다. 그래서 ‘정3품 당상관 이상은 조령(鳥嶺) 고개를 넘지 못했다’는 말이 전해온다. 경상도는 벼슬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헛제삿밥’과 ‘간고등어’를 왜 먹었겠는가. 벼슬에서 소외된 양반 식자층들이 혼자 있기는 뭐하고 서로 모여야만 했다. 집이 필요했다. 이때 집은 개인공간이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동료와 선후배가 함께 모이는 공간으로 해석해야 한다. 혼자 백수로 있으면 엄청 우울하다. 경상도는 정치적 탄압을 견디기 위해 동지들끼리 같이 모여서 회합(會合)해야 할 일이 많았다고 여겨진다. 그래야 덜 외로우니까 말이다. 300년 정치적 탄압을 버티는 일은 종가(宗家)를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는 것이었다. 오늘날 경상도가 문중(門中)간 결속이 남다른 역사적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결속을 하려면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다보니 집을 중시하게 됐지 않았나 싶다.
조용헌 이미지 조용헌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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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소비자 사로잡는 농식품 생산 확대가 살길이다
소비 트렌드 변화, 현장 반영을 국산의 강점 기회로 잘 활용해야 바야흐로 소비자 주권시대다. 상품을 생산만 하면 팔리던 시대가 지나가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살아남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농식품의 소비 확대와 농가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농식품 기호·선택기준 등 트렌드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생산·유통 현장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는 본지가 한국갤럽과 함께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7월 실시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농식품’ 설문조사 결과에서 잘 나타난다. 품목별 선호도 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밥은 잡곡밥, 과일은 딸기, 채소(서류 포함)는 고구마, 축산물은 돼지고기였다. 쌀가공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면·빵·과자 등을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비슷하게 맛을 내면 90% 이상이 구입하겠다는 의향을 보여 쌀 소비 해법으로 부상했다. 좋아하는 과일은 딸기·수박·복숭아·사과·귤 등의 순이었다. 딸기를 선택한 이유로 ’맛이 좋아서’와 ‘먹기 편해서’가 주를 이뤘다. 과일 선택기준은 신선도와 당도가 중시됐고,가격은 뒤로 밀렸다. 이는 농식품 선택기준이 가격보다는 맛·신신도·섭취의 편의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과일 10위 속에는 외국산 과일이 세개(바나나·망고·체리)나 포함되는 등 수입 농산물 선호도가 높아진 점은 우리 농업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국산 농식품의 강점으로 기회를 살리고, 약점은 최소화하면서 위협 요인을 극복해 나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국산 과일이 외국산 과일에 비해 우수한 점으로 응답한 신선도·맛·안전성 등을 최대한 높여 차별화하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재배 등으로 편의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또 품질 균일성을 확대하고, 농산물에 색을 입히는 ‘컬러 농산물’과 ‘기능성 농산물’ 생산도 중요하다. 가정간편식(HMR) 소비 증가에 대응해 국산 농축산물을 원료로 하는 제품 개발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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