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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밭농업 기계화, 바쁠수록 돌아가자
지난 김장철 일이다. 지인으로부터 “국산 고춧가루를 믿고 살만한 곳을 알려달라”는 부탁과 함께 “절임배추를 쓰니 김장은 한결 수월해졌는데 고춧가루값이 지난번보다 갑절 뛰었다”는 불평을 들었다. 고추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전화했더니 그 역시 하소연했다. “수확량이 반토막 나는 바람에 예약주문량을 못 채워 생산비도 못 건지게 생겼다. 갈수록 (일할) 사람 구하기가 어렵고, 일은 힘에 부치니 농사규모를 줄여야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6월 농업관측’을 보니 올해 고추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3% 증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산 건고추값(도매시장 기준)은 지난해 9월 600g 한근에 1만2571원으로 전년도 같은 시기(2016년산, 6437원)보다 두배 정도 높았다. 올들어서도 강세가 이어져 5월 현재 1만1500원으로 전년과 평년보다 각각 109%, 60% 높다. 밭작물가격은 이듬해 재배면적 증감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고추 재배면적이 정체상태인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농촌현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 농촌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인 고령화율이 지난해 42.5%까지 높아졌다. 인력부족으로 인건비는 해마다 오른다. 그럼에도 농산물은 수입량이 급증해 값은 10년 전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밭작물농사로 수지를 맞추기 어려우니 손이 덜 가거나 기계화가 진전된 작목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는 기계화가 거의 100%에 이른 벼와 보리의 재배면적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정부가 남아도는 쌀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 쌀 생산조정제(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를 도입했지만 목표(5만㏊)의 76%(3만8000㏊)에 그쳤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콩 등 대체작목을 심고 싶어도 기계화가 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모두 3967억원을 투입하는 ‘밭작물 기계화 촉진대책’을 내놓았다. 고추를 비롯한 마늘·양파·감자·배추 등 10대 주요 밭작물을 대상으로 주산지 작목반에 파종·정식·수확기 4만대를 장기임대 형식으로 보급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기계화율을 2017년말 58.3%에서 2022년까지 75%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만시지탄이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는 만큼 반길 일이다. 하지만 투자 규모 등에서 아쉬운 대목도 없지 않다. 승용차 한대의 개발비가 보통 5000억원 안팎이라고 한다. 10개의 밭작물을 기계화하는 데 4000억원의 예산은 충분한가. 기계화율이 각각 8.9%, 23%에 불과한 파종·정식 작업과 수확작업의 기계화에 579억여원의 연구개발비를 책정했다. 작물 한 품목당 1년에 10억원 꼴이다. 작물별로 각각 다른 파종·수확·정식기를 개발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고장이 잦고 성능·품질이 불완전한 농기계는 보급되더라도 창고에서 녹슬기 쉽다. 사람보다 느린 절단기, 씨앗이 정확하게 하나씩 투입되지 않는 파종기, 땅속작물에 상처를 주는 수확기 등이 그 예다. 기계화로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진다면 결국 농민은 외면한다. 기계화의 목표는 획기적인 노동력·생산비 절감으로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이다. 밭농업 기계화를 더는 늦출 수 없을 정도로 농촌의 현실은 절박하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정해진 기간과 목표에 얽매이기보다 한 품목이라도 제대로 된 농기계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여성·고령 농민들을, 뙤약볕에 쪼그리고 앉아 심고 거두는 노동에서 해방시켜줄 획기적인 성능의 우수 농기계가 개발·보급되기를 기대한다. 장수옥 (농민신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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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눈

[전문가의 눈] 농업계 일자리 창출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왔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 발굴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농업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먹거리 생산뿐만 아니라 식량안보, 식품안전, 생태계 보전, 국토 균형발전 등 농업의 다원적이고 공익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러한 공감대 아래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이달초 ‘일자리 창출 우수사례 콘테스트’를 개최한 바 있다. 13개 농식품 유관기관들이 참가했다. 콘테스트에서는 청년농에게 농지를 장기간 빌려주거나 매매자금을 지원하는 한국농어촌공사의 ‘2030세대 농지 지원사업’, 아이디어 발굴·컨설팅·판로개척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농협의 ‘농협형 청년 일자리 창출 모형’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사례가 소개됐다. aT는 ‘농식품 청년 해외개척단(AFLO)’ 사업을 발표했는데, 이는 청년들을 브라질·인도 등 신흥 유망시장에 파견해 중소 농식품업체의 수출을 돕고,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콘테스트 행사의 일환으로 ‘일자리 창출 협업 토론회’도 열렸다. 여기서 논의된 이야기들은 농업계의 일자리 창출 방향성과 관련이 깊어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각 기관들은 상호협력해 체계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가령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추진하는 농식품 기술창업사업과 aT의 청년 해외 개척단이 결합한다면 우수한 기술을 가진 농식품업체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사례를 실현하기 위해선 향후 농업계 내부에서 일자리 창출 조직간의 활발한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애로사항도 제기됐다. 중소 농식품업체들은 회사 홍보가 어려워 직무에 적합한 인력을 구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고 호소했다. 또 청년들이 농업분야 취업·창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지원사업과 그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향후 바이오산업, 종자 개발, 농식품 수출 등의 분야에서 적잖은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농업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 마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공급범위를 늘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사회 흐름을 읽고 변화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들은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하고, 수요자가 원하는 일자리의 성격을 면밀히 파악해 그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수한 인재들이 농업계에 진출하고 우리 농업의 미래도 한층 밝아질 것이다. 이유성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부사장)
이유성  이미지 이유성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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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숲

[생각의 숲] 1인용 식탁
윤고은 작가의 단편소설 <1인용 식탁>은 미래를 내다본 소설이다. 작품이 발표된 9년 전에 오늘의 혼밥 문화를 예견했다. 주인공 오인용은 직장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혼자 밥 먹는 일이 많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도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급기야 주인공은 식당에서 어색하지 않게 혼자 밥 먹는 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등록한다. 학원에서는 단계별로 나눠 적응 훈련을 실시한다. 1단계 일반 식당, 2단계 레스토랑과 고깃집, 3단계 결혼식장이나 돌잔치다. 주인공은 모든 단계의 훈련을 마치지만 결국 수료하지는 못한다. 그즈음 직장 동료들은 식사 자리에 주인공을 데려가기도 한다. 어쩌면 주인공이 배운 것은 혼자 밥을 먹는 법이 아닌 함께 먹는 법에 대한 그리움이었나보다. 윤 작가가 이 작품을 쓸 때만 해도 혼밥·혼술 문화가 이렇게까지 확산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이제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1인용 식탁이 마련된 식당들도 제법 생겼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들뿐 아니라 혼자 밥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충분히 늘어났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은 혼자 맛있는 것을 먹을 행복권을 추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은 그 순간을 즐기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함께 먹는 그 순간을 늘 그리워하고 있는지 모른다. 현실에서 우리는 소통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고은 작가의 다른 단편소설인 <부루마블에 평양이 있다면>에서도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있다. 하와이에 놀러갔던 주인공은 우연히 숙소 주인에게 개성 신도시 분양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공은 여자친구에게 결혼 계획에 대한 추궁을 당하자 모델하우스에 가서 상담을 받지만 그 사이 개성 신도시의 분양이 마감된다. 하지만 평양 신축 아파트 분양 공고가 나온 것을 보고 주인공은 고민한다. 물론 이 소설의 배경은 통일이 되기 전이다. 어차피 통일이 되면 아파트 신축이 붐을 이룰 텐데, 언제일지 모르지만 미리 선점하자는 식이다. 주인공 역시 현실에서 한강이 보이는 신혼집을 구하지 못할 바에는 대동강이 보이는 신혼집을 꿈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말 부루마블 게임과 같은 이야기지만 이제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북한의 정상은 그동안 1인용 식탁에 앉아 있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미사일을 쏴 올렸다. 어쩌면 자신과 같은 식탁에 앉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남북 정상이 포옹을 하고 북한과 미국이 웃으면서 손을 맞잡은 요즈음, 이제 정말 개성 신도시, 아니 대동강이 보이는 평양 아파트 분양 공고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일단 먼저 <아침마당>의 평양 생방송부터 꿈꿔본다. 김재원 (KBS 아나운서)
김재원  이미지 김재원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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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농업분야 일자리 창출, 숫자에 도취되면 안된다
고용쇼크에도 농림 취업자 증가 목표 대비 성과 따져 대응책을 온 나라가 일자리 때문에 비상이다. 고용쇼크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고용상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0.3%, 7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10년 1월 1만명 감소를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정부가 4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았지만 고용상황은 되레 악화한 것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강력한 대책을 추진할 태세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농업분야 일자리만은 예외다. 5월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48만1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3%, 6만2000명이 늘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인원의 86%에 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농식품산업과 농산촌에서 모두 3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통계상으로는 벌써 농식품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가 달성된 셈이어서 의아하다. 그렇다면 정말 농업분야의 일자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5월 농림어업 취업자가 왜 크게 늘었는지 명확하지 않고 늘어난 일자리의 양질 여부도 확인이 불가능해서다. 농식품부는 올해 3만3000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청년창업농·스마트팜 지원으로 4700개, 승마·반려동물 등에서 5000개처럼 4개 분야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나아가 농식품분야 일자리 창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분야별 성과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실적을 집계하고 성과를 점검하면 5월 농림어업 취업자수의 증가원인도 분석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분야별 성과를 점검했다는 얘기는 없고, 일자리 창출 실적도 내놓지 못한다. 자칫 통계상 취업자수 증가에 도취해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농업분야 일자리는 계절성이 강해 농번기인 봄과 가을에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 취업자 통계만으로 일자리 창출 성과를 측정하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는 뜻이다. 더욱이 농식품부가 목표로 하는 농업분야 일자리 창출은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양적인 측면도 있지만, 농업 후계인력 확보라는 질적인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 농식품부는 지금이라도 농식품분야 일자리 창출 상황을 치밀하게 점검해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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