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농정수장 교체기, 농정공백 최소화해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김현수 전 농식품부 차관이 9일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29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제65대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 이개호 현 장관은 국회로 돌아가 의정활동을 재개한다. 농식품부 장관이 교체되는 모습을 숱하게 지켜보면서 매번 우려되는 게 있다. 바로 농정공백이다. 어느 부처건 수장인 장관이 바뀔 때 업무의 공백이 생길 위험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장관이 너무 자주 바뀌어 이런 위험성에 수시로 노출된다는 게 문제다. 농식품부 장관의 평균 임기는 1년1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13일 취임한 이 장관의 경우 공교롭게도 딱 평균만큼 장관직을 수행하고 물러나는 셈이다. 장관 교체기에는 우선 부처 공무원들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이기 십상이다. 현재도 김 후보자의 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적지 않은 직원들이 청문회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양재동 aT센터와 세종청사를 수시로 오간다. 그러다보니 농정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긴급한 농정현안이 없다면 모를까 지금 상황은 그렇지도 않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채소 가격하락이 최근에는 고랭지 무·배추로 옮겨붙어 가격안정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직불제를 공익형으로 개편하는 문제도 올 추석 이전에 결론을 짓지 않으면 언제 다시 개편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쌀 목표가격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아 올봄에 지급됐어야 할 변동직불금이 8월이 다 지나도록 농가에 지급되지 않고 있으며, 무허가축사(미허가축사) 적법화 시한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이 장관도 긴장의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 떠나는 장관은 마지막 순간까지 농정현안을 꼼꼼히 챙겨 후임 장관에게 빠짐없이 인수인계해야 하는데, 이 장관은 국회의원 출신인 데다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역구에 관심을 더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장관 취임 이후 공식·비공식적으로 자신의 지역구(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를 즐겨 찾긴 했지만, 후임 장관 후보자 발표를 전후해서는 발걸음이 더욱 잦다. 정치인의 숙명이겠지만, 지역구 챙기기를 이젠 공개적으로 하는 모습이다. 물론 19일에는 고랭지 무·배추 생산지인 강원지역을 방문해 농민들과 고랭지농산물의 가격하락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등 나름대로 현안을 챙기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만, 농정공백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이 장관은 엄연히 현직 농식품부 장관이다. 장관직을 그만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성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이번 정부 들어 농정공백이 유독 심했기 때문이다. 지금과 상황은 좀 다르지만, 문재인정부 첫 농정수장이었던 김영록 전 장관(현 전남도지사)은 새 정부 출범 34일 만인 2017년 6월13일에서야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 전 장관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농식품부 장관직을 내려놓은 이후엔 5개월간 농정수장 공백사태가 이어지기도 했다. 서륜 (농민신문 정경부 차장) seolyoon@nongmin.com
서륜 이미지 서륜농민신문 정경부 차장
더보기

연재칼럼

조용헌의 주유천하 (129)나이 들어서는 ‘음·체·미’
인생 후반기 좌우할 세가지 음악 중년의 허무·무상 달래 기타·색소폰·대금 좋을 듯 체육 남성들 주로 골프 즐겨 산책·요가가 내겐 큰 즐거움 미술 미술사책 독서로 대신 10대 후반에 학교 다닐 때는 ‘국어·영어·수학’ 과목이 중요하다. 여기서 결판이 난다. 명문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국·영·수가 좌우한다. 진로와 직업은 명문대학을 졸업한 것하고, 그렇지 않은 것하고 큰 차이가 난다. 한국 사회에선 명문대학 졸업 여부가 아무리 짧게 잡아도 대략 50세까지 인생의 퀄리티(질)를 좌우한다. 인생 전반기 50년은 국·영·수가 좌우하는 셈이다. 그러나 말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할 줄은 몰랐다. 50세 이후의 후반부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때는 ‘음악·체육·미술’이 중요하다. 후반부 인생의 질은 음·체·미에 상당 부분이 달려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필자는 되돌아보니까 국·영·수도 못했지만, 음·체·미도 못하는 인생이 돼 있음을 발견한다. 음·체·미를 못하면 후반부 인생이 건조한 느낌이 든다. 우선 음악을 살펴보자. 악기 하나를 다룰줄 아는 것하고 못 다루는 것은 차이가 크다. 중년이 되면 우울해진다. 해놓은 것도 없고, 사는 게 별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더군다나 놀아보지도 못하고 인생 다 간 것 아니냐는 자괴감이 몰려오면 우울증에 빠지게 돼 있다. 이 우울은 누구나 오게 돼 있다. 허무 또는 무상함이라 하겠다. 이 허무와 무상을 달래주는 게 바로 음악이요, 악기가 아닌가 싶다. 중년의 우울증은 스스로 달래야 한다. 남이 자기를 달래주기를 바라면 무리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해답을 줄 것인가 하고 두리번거리면 안된다. 스스로 자기를 달래야 하는 게 인생이다. 혼자 자기를 달래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악기다. 중년의 허무감을 달래주는 악기는 필자가 보기에 3가지가 있다. 기타·색소폰·대금이다. 대나무로 만든 대금의 소리는 달빛이 비칠 때 들으면 저 가슴속 밑바닥에 있는 어떤 ‘부질없음’을 달래준다. 인생의 근원적 허무감을 어루만져주는 소리가 대금 소리다. 대금은 청소년 악기가 아니고 나이 들어서 다가오는 중년의 악기인 것이다. 대금과 비슷한 효과가 있으면서도 조금 밝은 소리가 나는 악기가 색소폰이다. 친구 하나도 차 트렁크에다 색소폰을 싣고 다닌다. 틈만 나면 꺼내서 불어젖힌다. 본인 연습도 하고 옆에 친구들에게도 색소폰 소리를 선물하는 셈이다. 색소폰 연주곡 중에서도 ‘대니 보이’를 벌겋게 석양이 지는 바닷가나 고갯마루에서 들으면 ‘이런 게 복음(福音)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타는 가장 무난하다. 휴대하기도 편하다. ‘7080 노래’는 기타로 듣는 게 제격이다. 필자가 가장 부럽게 생각하는 인간은 노래 50곡 정도를 그 자리에서 기타로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사람이다. “어이, 그 곡 한번 연주해봐” 하고 주문하면 바로 기타를 쳐준다. 이런 실력자가 옆에 있으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나는 왜 젊어서 기타를 안 배웠을까 엄청 후회한다. 나이 들어서는 악기 배우기가 힘들다. 10대 시절에 부모가 강제로 자식이 악기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는 게 내 교육철학이다. 중년이 되면 다가올 우울증을 치료하는 백신이기 때문이다. 음악 다음에 체육을 보자. 필자는 골프도 못 친다. 친구들 골프모임에 참석을 못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한다. 어쩌다 골프장에 따라가면 골프장 주변을 산책하거나 클럽하우스에서 목욕이나 하는 정도다. 이러니 중년 또래 남성들과 일체감을 형성하지 못한다. 정치 다음에 중년 남자들의 단골 주제가 되는 ‘골프 담론’에 끼어들지도 못한다. 운전면허증도 없으니까 혼자서는 골프장에 접근도 못한다. 택시 타고 가는 것도 불편하다. 골프 대신에 아파트 주변의 논길을 주로 걷는다. 시간만 나면 한시간반 정도를 걷는다. 두시간이 넘어가면 조금 피곤하니까 한시간반이 적당하다. 논두렁길은 차가 다니지 않아서 차 소리도 없고 매연도 없다. 사계절의 변화를 본다. 모심는 광경, 장마 때 벼가 성장하는 모습, 나락 모가지가 올라오는 모습, 가을이 오면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는다. 논두렁의 사계절 변화를 보면서 인생의 생로병사를 대입해본다. ‘이 변화를 어찌 거역할 수 있겠는가?’를 되씹는다. 걷기 다음에는 집에 들어와 요가자세 2~3가지를 한다. 코브라자세·쟁기자세, 그리고 박쥐자세다. 특히 쟁기자세는 뒷목이 뻑뻑할 때 효과적이다. 어깨가 앞으로 굽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자세가 코브라자세다. 미술은 미술사 책을 읽는 것으로 대신한다. 필자의 음·체·미는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조용헌은… ▲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저서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의 휴휴명당> 등 다수
조용헌 이미지 조용헌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더보기

연재칼럼

[詩心으로 보는 세상] 그해 8월의 여행
1995년 8월,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가는 화물 전세기의 한자리를 얻어 탔습니다. 정기항로가 없던 시절 무역업자들이 이용하는 이 비행기에 탑승한 이유가 있었지요. 1937년 스탈린은 연해주 일대에 사는 조선사람 수십만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습니다. 허허벌판의 사막지대에 흰옷 입은 사람들이 버려졌지요. 그렇게 버려진 사람들이 최초로 일군 조선인 마을이 우슈토베였습니다. 고려인 2세 소설가 박미하일과 함께 우슈토베를 찾았지요. 고물 라다(LADA) 승용차에 기름을 채우고 두개의 기름통을 뒷자리에 싣고 알마티를 출발했습니다. 45℃의 뜨거운 대기 속에서 차는 힘을 쓰지 못하고 멈춰 서기를 반복했습니다. 비포장길과 초원길을 이틀 달려 우슈토베에 이르렀지요.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데 눈물이 핑 돌더군요. 벽에 하얀 회칠을 한 팔작지붕의 기와집들. 마당귀의 채송화와 과꽃과 봉숭아꽃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외갓집 동네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이 뛰어나와 내 두손을 움켜쥐었지요. 끝없이 묻고 대답하는 동안 눈자위는 모두 촉촉해졌습니다. 마당의 봉숭아꽃과 채송화꽃에 대해 물었지요. 강제이주 당시 어머니가 가져온 꽃씨들이라 하더군요. 절명의 순간에 꽃씨를 챙긴 인간의 마음에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부엌 앞 나무 절구통도 어머님이 직접 불술기에 싣고 왔다는군요. 번개가 번쩍했습니다. 불술기가 무엇인가 물었지요. 열차였습니다. 이용악의 시 ‘전라도 가시내’에 ‘불술기 구름 속을 달리는 양 유리창이 흐리더냐’라는 구절이 있지요. 문단에서는 불술기를 태양이라 여겼지요. 조선사람은 밥을 먹어야 하는데 곡식을 찧기 위해 절구는 꼭 필요할 거라 어머니는 생각했습니다. 마을사람들과 함께 쌀밥에 김치·된장국을 먹었습니다. 식사 후 마을 외곽으로 나갔지요. 뜨거운 햇볕 아래 벼들이 초록빛 물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물꼬를 보던 노인이 말했습니다. “삽자루 하나 없이 손톱으로 이 논들을 만들었다오. 소비에트 최초의 벼농사를 우리가 시작했소. 노력영웅이 참 많이 태어났소. 소비에트 내 유대인들의 대학 진학률이 90%가 넘는데 조선사람들의 진학률은 99%가 되었소. 우리의 자랑이고 힘이오. 남선 북선 싸우지 말고 꼭 통일 이루시오.” 올해 8월은 뜨겁고 수치스러웠습니다. 손을 잡고 꼭 통일을 이루라던 어르신의 눈빛, 생각이 납니다. 국치일이 며칠 남지 않았군요. 통일을 이루기 전의 매일매일이 국치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곽재구 (시인·순천대 교수)
곽재구 이미지 곽재구시인·순천대 교수
더보기

사설

[사설] 농어촌상생기금 3년째 ‘공수표’…정부 출연 절실
재계 기금 출연 약속 불이행 땐 무역이득공유제 도입 재검토를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를 빗댄 것인데,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기금)과 관련해 번번이 출연 약속을 어긴 재계가 떠오른다. 상생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익을 보는 기업들이 농업계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2017년 출발했다. 그런데 올 7월말까지 3년 목표치(3000억원)의 20%에도 못 미치는 576억원을 조성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공기업이 낸 것이 대부분이고 민간기업이 출연한 것은 68억원에 불과하다. 상생기금은 2015년 11월 한·중 FTA 국회 비준이 다급했던 재계가 농업계와 정치권이 제시한 무역이득공유제 대신 상생기금 조성을 수용하면서 출범했다. 하지만 재계는 ‘급한 용무’가 해결되자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데 3년째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올해는 고작 35억원을 출연하는 데 그쳤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 5대 그룹(삼성·SK·LG·현대·롯데) 임원들을 출석시켜 상생기금 출연 부진을 추궁했지만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국감장에선 “상생기금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출연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국감장을 벗어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감감무소식이다. 국회는 올 국감 때도 대기업의 상생기금 출연문제를 따질 계획이지만, ‘그래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싶다. 재계가 상생기금 약속이행에 소극적인 것은 기금 출연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실망스럽다. 상생기금 도입 당시 여·야·정 협의체 합의문에는 엄연히 “기금 조성액이 연간 목표에 미달할 경우 정부는 그 부족분을 충당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도 그동안 책임을 다하지 못한 셈이다. 3년 동안 재계를 지켜봐왔으면 충분하다고 본다. 이제 정부의 상생기금 출연을 제도화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마침 국회에 정부가 상생기금을 출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국회는 이 개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상생기금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아니면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다시 검토하는 수밖에 없다.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정부와 재계의 몫이다.
사설 이미지
더보기

정보광장

지상복덕방

공모전·사고 알림



매거진

전원생활 표지 매거진 전원생활
어린이동산 표지 매거진 어린이동산
디지털농업 표지 매거진 디지털농업
월간축산 표지 매거진 월간축산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