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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기술만’ 발전하는 스마트팜에 농가 한숨 커진다
“빅데이터 이용으로 생산량이 증가해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대책이 있습니까?” 8일 전남 장성의 한 농장에서 열린 ‘딸기 스마트팜 생산성 향상기술 발전방안 현장간담회’에선 어느 농가의 이 한마디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날 간담회는 농촌진흥청이 지난 2년여 동안 국내 딸기농가로부터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생육모델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다. 간담회는 연구성과 발표에 이어 농진청장 주재 아래 참여 농가들이 겪은 어려움이나 건의사항 등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순으로 진행됐다. 추후 데이터의 원활한 수집 등 개선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던 와중에, 이번에 개발한 기술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딸기 스마트팜 생산성 향상기술은 2세대 스마트팜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농가에 보급된 스마트팜 대부분은 작업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둔 1세대다. 1세대는 스마트폰·PC 등으로 온습도나 시설개폐를 원격으로 조정해 일손은 덜지만 농사에 필요한 의사결정은 오롯이 농민의 몫이다. 반면 2세대 스마트팜은 이러한 의사결정을 더 이상 농가의 경험이나 직감에만 맡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전 기술과는 다른 차원이다. 다수확농가의 각종 데이터를 축적해 만든 빅데이터는 생산량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각 농장환경에 맞게 제시한다.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건 여전히 농민이겠지만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방법을 헤매지 않고 찾아낼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은 개별 농가에겐 혁명이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보급되면 농산물 수급불안을 부추기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문제를 제기한 농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기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지적에 김경규 농진청장은 국내에 넘치는 물량을 밖으로 빼면서(수출) 생산농가의 전국적인 조직화(자조금)를 도모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생산량 과다에 대한 걱정으로 이미 개발한, 그리고 앞으로 개발할 기술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은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확실하면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는 영역이지만, 생산농가를 조직화하는 건 정부나 일부 농가의 의지와 설계대로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조성된 지 10년이 넘은 계란자조금·닭고기자조금은 거출률이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고, 최근 의무자조금으로 전환된 사과·배·감귤·참다래 등 원예부문 자조금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수출 역시 국제정세에 따른 변동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날로 발전하는 스마트팜을 두고 농가들의 불안을 잠재우려면 기술향상만큼이나 원활한 수급조절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기술 발전의 속도에 맞게 재배작물의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장치도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물꼬를 터주는 일은 누구의 몫일까. 오은정 (농민신문 산업부 기자) onjung@nongmin.com
오은정 이미지 오은정농민신문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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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특별기고] 농업, 청년이 희망이다
청년 돌아와야 농촌 활력 되살아나 6차산업 활성화 등 일자리 확대 온힘 최근 10년간 경북을 떠난 청년은 연평균 65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는 그 수가 1만4000여명에 달했다. 청년이 떠난 자리에 저출생과 고령화의 그늘도 깊다. 농촌마을이 사라질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경북 23개 시·군 중 19개가 소멸위험에 직면해 있고, 소멸위험지수가 높은 지방자치단체 상위 10곳 중 7곳이 경북에 있다. 사라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촌에서 도시로 향하는 청년들의 발길을 도시에서 농촌으로 되돌려야 한다. 그런데 청년들은 농사에 대한 경험이나 기술이 부족하다. 농사지으려면 땅이 필요한데 토지를 구입할 자금도 충분하지 않다. 농업은 힘이 들고 돈을 벌기 어렵다는 고정관념도 있다. 청년과 농업의 매칭이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경북에는 농업에서 희망을 찾는 청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풋사과 분말로 4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의성 청년들, 정미소를 4대째 가업으로 이은 20대 안동 청년, 우엉과 마를 재배해 분말과 차로 가공·판매하고 체험교실까지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도 있다. 한해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이 농업법인의 직원 평균연령은 30대 중반이다. 경북농민사관학교에도 청년들의 입학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입학생 중 40세 미만이 34%였다.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비율이다. 농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농촌에서 성공스토리를 꿈꾸는 청년들이 많다는 뜻이다. 귀농가구의 나이도 젊어지고 있다. 2017년에는 30대 이하 청년귀농이 22%에 달했다. 경북은 2004년 이후 14년 연속 귀농 1위를 지키고 있다. 농업부문에도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젊은이들도 자연스럽게 돌아올 것이다. 도는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유통혁신, 6차산업화, 그리고 청년들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을 통해 판로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구축해나가려고 한다. 6차산업화로 농업문제 해결은 물론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자 한다. 청년이 핵심이다. 청년이 돌아와야 농촌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2022년까지 청년농부 2000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업기반이 없는 청년에게 고령농의 토지를 임대해 수익을 공유하는 농업 주주사업, 경북형 청년농부 일자리사업인 월급 받는 청년농부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들을 불러들이고자 한다. 특히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자리와 주거·복지·교육·문화가 집적된 ‘농촌의 도시화’로 청년들이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다. 시범마을에는 청년 유입 성과도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스마트팜 교육생 50명을 모집해 교육에 들어갔다. 외지청년과 마을주민이 팀을 이뤄 창업에 도전하는 시범마을 일자리사업도 4팀 선발에 12팀이 지원했다.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사이먼 쿠즈네츠 교수는 “농업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선진국 중에 농업이 발전하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불과 한세대 전까지 농업국가였다. 산업화 과정에서 사람들이 도시로 몰렸고, 농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투자가 적었다. 주력산업의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발전속도도 더뎠다. 개척할 부분도 많고 가치창출의 기회도 많은 곳이 농촌이고 농업이다. 청년이 희망이다. 청년농부와 함께 행복하고 살기 좋은 농촌, 대한민국의 살길을 찾아보자.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무장한 당찬 청년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기대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철우 이미지 이철우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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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눈

[전문가의 눈] 달걀 정책, 소통과 공감이 먼저다
2017년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파동으로 먹거리 안전과 위생 확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깨졌다. 이에 정부는 안전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대응으로 올해 2월23일부터 난각(달걀 껍데기)에 산란일자를 의무표기하고 4월25일부턴 식용란선별포장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정책들을 시행하거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잡음이 있었다. 우리는 식품 관련 사고 때마다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언론에 떠들썩하게 문제가 되면 원인이나 과정에 관한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이성적 사고보다 감성과 여론에 떠밀려 판단한다. 근본적 대응보다는 미봉책에 가까운 대안을 내놓는다. 이때 소비자가 진정으로 알아야 할 정보를 오히려 놓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달걀 산란일자 표기만 하더라도 매장에서 달걀을 사는 소비자들을 보면 오히려 불신의 늪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쓰고 있음을 실감한다. 산란일자 의무표기가 시작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홍보 부족으로 다수 소비자는 산란일자에 관한 인지도가 낮다. 소비자들이 과연 달걀을 구매할 때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 실효성이 있는 정책인지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미봉책으로 만든 제도 때문에 소비자가 진정 알아야 할 정보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누구를 위한 산란일자 표기인지 조금 더 깊이 살펴봐야 한다.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진행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협치와 협업의 중요한 모델이 돼야 할 것이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책임 부처이기 때문이다.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점검 및 제도 마련에 이해관계자들이 우선적으로 문제를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정책 시행 이전에는 충분한 준비기간을 둬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달걀유통센터·콜드체인시스템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난각 산란일자 표기 의무조항만 먼저 만들어놓으면 결국 현장에서 따라가지 못한 농가만 범법자가 된다. 이러한 농장들이 양산되면 산업 자체를 위협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현실과 현장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은 미궁에 빠지게 되고 국민의 정부 불신도 커진다. 생산자·유통업자·소비자도 각자 이해관계에만 국한돼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기 어렵다. 달걀 관련 정부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생산자들의 애로점, 달걀 가격결정 구조, 소비자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 등이 매끄럽게 연동할 수 있는지 모니터링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 생산자들 또한 소비자 중심의 유통체계로 전환하는 데 의지를 보여야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제 모든 사회는 초연결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부처간의 협치는 물론 국민 모두가 소통하고 공감할 때 안전한 먹거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김연화 이미지 김연화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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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농민 240만명선 붕괴, ‘농촌소멸’ 남의 일 아니다
정부의 농업홀대와 열악한 환경 탓 고향세 도입하고 청년농 육성해야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18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보면 ‘암울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농가인구가 급속히 줄고, 고령화도 심각해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기준 농가인구는 231만4982명으로 2017년에 비해 10만7274명(4.4%) 줄었고, 농가수 역시 102만838가구로 2만1179가구(2%) 감소했다. 농가인구 감소세도 가팔라 2011년 300만명선, 2016년 250만명선이 각각 붕괴한 뒤 지난해 결국 240만명선까지 무너진 것이다. 게다가 농가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은 44.7%로, 전국 평균(14.3%)의 3배를 웃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청년농’인 40세 미만 농가경영주가 7624가구에 그친다는 점이다. 이는 2017년(9273가구)에 비해 18%나 감소한 수치다. 농촌에서 젊은층이라 할 수 있는 40~49세 농가경영주도 4만9988가구로 2017년에 견줘 15.9%(9449가구) 감소했다. 노인은 늘고 젊은이는 줄어드는, 농촌이 그야말로 말라 죽어가는 형국이다. 구호만 요란했던 역대 정부의 농정실패에 이어 계속되는 농업홀대, 열악한 농촌환경 등을 감안하면 이는 예고된 상황이기도 하다. 2015~2019년 5년 동안 국가 전체예산이 연평균 5.72% 증가할 때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은 1.45% 늘었을 뿐이다. 올해 국가 전체예산에서 차지하는 농식품부 예산 비중도 3.1%에 불과하다. 도시근로자가구소득과 비교한 농가소득도 64.8%(2018년 추정치)에 그친다. 각종 의료·교육·문화·대중교통시설 등도 도시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상식적으로 봐도 20~40대 젊은층이 기피할 만하다. 정부 조직도에서 농식품부를 아예 없앨 것이 아니라면 농업·농촌을 이대로 둬선 안된다. 정부가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농민의 소득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등을 제정한 것을 보면 그렇다. 이들 법 내용만 제대로 정책으로 구현하고 시행해도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현재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청년농 육성책’도 실효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농촌소멸’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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