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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농가소득 증대 없인 소득주도 성장도 없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여러 제도와 대책들, 카드수수료라든지, 가맹점 수수료 문제라든지, 상가 임대료 문제라든지, (이 모든 문제들이) 함께 강구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26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중소기업체 사장, 청년구직자 등과 만난 자리에서 남긴 말이다. 이 만남 이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이은 소득주도 성장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고, 기획재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2019년까지 연장키로 했다. 또 부가가치세 면제를 골자로 한 ‘소상공인 대책’도 발표했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의 수혜자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는 저소득 계층과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라는 점에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소득주도 성장 논의과정에서 농업·농촌이 빠지는 등 현 정부에서도 ‘농업 패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임금 인상→가계소득 증대→내수 활성화(수요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케인스는 20세기초 대공황이 발생했을 때 뉴딜정책 등 정부 지출확대를 통해 장기적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을 내놨다. 소득주도 성장은 정부 지출이 아닌 사람들의 소비에서 수요확대의 가능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중요한 전제 중 하나는 저소득층일수록 한계소비성향(추가 소득이 소비로 지출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같이 경제적 취약계층이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경제적 취약계층은 도시에만 있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3월 발표한 ‘농촌의 사회통합 실태와 정책 개선방안’에 따르면 중위소득의 50%를 기준으로 했을 때 농촌의 빈곤율은 가구 기준 35.9%, 인구 기준 25.6%다. 도시의 빈곤율(가구 기준 18.6%, 인구 기준 12.5%)과 비교하면 농촌이 도시보다 2배 가까이 높다. 특히 60대 농가의 72%, 70대 농가의 97%는 심각한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많은 농가가 빈곤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소득주도 성장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7년 기준 농가 인구수는 242만명으로, 이들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소득이 어떤 식으로든 늘어나지 않는다면 정부가 원하는 규모의 내수 활성화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정부가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이민우 (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minwoo@nongmin.com
이민우  이미지 이민우 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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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조용헌의 주유천하 (79)북방(北方) 현무도(玄武圖)의 해석
신탁 전달자 거북이 ‘양’ 상징 용의 잠재태인 뱀 ‘음’에 해당 서로 엉킨 모습 ‘생명잉태’ 의미 북방, 예부터 망자의 방향 뜻해 옛 제왕 비석에 새긴 거북이·용 북방 현무도의 의미 확장 보여줘 불교 고승들이나 역대 제왕들의 비석에는 거북이와 용이 새겨져 있다. 밑바탕에는 거북이(龜)가, 비석 위에는 용(龍)이 새겨져 있다. 거북이와 용의 조합이다. 왜 이런 배치를 했을까? 비석에서 거북이와 용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그게 필자의 오래된 의문이었다. 용과 거북이의 조합은 상량문(上樑文)에도 나온다. 집을 새로 지으며 대들보에 글씨를 써넣을 때 한쪽 끝에는 용(龍)자를, 반대편 끝자락에는 구(龜)자를 쓰는 풍습이 있다. 이때도 용과 거북이의 조합이다. 우선 상량문의 용과 거북이는 화재와 관련이 있다. 용과 거북이는 기본적으로 물에 사는 생물이다. 용은 비를 주관한다고 믿었다. 가뭄이 들어 기우제를 지낼 때에는 용신(龍神)에게 제사를 지냈다. 고대인들은 용이 비를 내리게 해준다고 믿었다. 따라서 상량문에 용자와 구자를 적는 건 새로 지은 집의 화재를 예방해달라는 주술적인 장치였다고 해석된다. 목재로 짓는 기와집은 화재가 가장 큰 재난이었기 때문이다. 비석의 거북이와 용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사신도(四神圖) 가운데 하나인 북방(北方) 현무도(玄武圖)를 참고해야 한다. 방위신(方位神)인 사신을 보면 동쪽은 청룡, 서쪽은 백호, 남쪽은 주작이다. 주작은 공작과 비슷한 새다. 남쪽은 불을 상징하고, 사주팔자에 불이 많으면 언변(言辯)이 좋다고 본다. 이 팔자에는 말로 먹고사는 직업이 적합하다. 방송인·변호사·교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언변은 주작이 쫙 펴는 깃털을 상징한다. 공작에게는 꽁지쪽의 깃털을 부채처럼 펴는 습관이 있다. 언변은 이 부채처럼 펴는 깃털과 비슷하다고 여겨졌다. 사신도 중에서 청룡·백호·주작은 이해되지만 현무는 그러기가 어렵다. 거북이와 뱀이 엉킨 모습인데,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납득이 잘 안된다. 여기저기 문헌들을 찾아보았지만 그 설명이 신통치 않다. 왜 거북이와 뱀이 엉켜 있는 모습이란 말인가? 현무는 북쪽을 가리킨다. 북쪽은 물(水)을 상징한다. 북쪽은 또한 죽은 사람의 방향이다. ‘현관(玄關)’이라는 말에는 망자의 공간, 또는 신들의 공간이란 의미가 함축돼 있다. 죽은 자의 무덤을 상징하는 표현은 북망산(北邙山)이 아닌가! 중국의 수도였던 낙양의 북쪽에 있던 공동묘지 언덕이 북망산이다. 뱀과 거북이의 엉킨 모습에 대한 일차적 해석은 생명의 잉태다. 북쪽 겨울은 생명이 땅속에 묻혀 있는 시기다. 봄에 새싹이 나오기 전 생명의 씨앗이 엉켜 있는 모습이라고 봐야 한다. 여기에서 거북이는 양(陽)을 상징한다. 뱀은 음(陰)에 해당한다. 거북이의 머리가 귀두(頭)다. 남자의 성기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하다. 붓다는 여자의 성기를 뱀의 입, 즉 사구(蛇口)라고 표현했다. 필자는 거북이와 뱀이 귀두와 사구의 결합을 상징한다고 해석한다. 귀두와 사구가 만나 생명이 잉태되니까 말이다. 생명의 잉태는 부정모혈(父精母血·아버지의 정액과 어머니의 피)이기도 한데, 이를 고대의 신화적인 형식으로 표현하면 거북이와 뱀인 것이다. 신화는 동물로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거북이는 물에서 사는 동물이라서 북방 수(水)를 상징한다. 그럼 뱀을 왜 북방의 겨울에 배당했을까? 뱀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다. 뱀이 겨울에 돌아다니던가? 거북이는 영물이다. 고대인들은 거북이의 등껍질에 신의 메시지를 기록해놓았다. 그것이 바로 갑골문(甲骨文)이다. 거북이는 곧 신탁을 전해주는 영물이다. 바꿔 말하면 신의 뜻이 잠복돼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거북이 등껍질을 불에 태우면 그때 비로소 신의 뜻이 드러난다. 뱀은 용의 잠재태다. 뱀이 오래 묵으면 용으로 변한다. 뱀이 천년 묵으면 이무기가 되고, 이무기가 오백년 묵으면 용이 된다는 속설이 그것이다. 겨울에는 겨울잠을 자는 뱀의 상태다. 아직 용이 아닌 것이다. 이것이 북방 현무를 거북이와 뱀이 엉킨 모습으로 표현한 이유다. 이 뱀이 한겨울의 겨울잠에서 깨어나 완성된 상태가 용이다. 비석에 나타나는 거북이와 용은 북방 현무도를 확대시켰다고 해석된다. 인간의 죽음은 현무의 영역과 공간으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용헌은… ▲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저서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의 휴휴명당> 등 다수
조용헌 이미지 조용헌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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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詩心으로 보는 세상] 가거도에서 만난 청춘의 꿈
길 위에서 차편을 놓칠 때가 있다. 하루 여러편인 경우 문제가 없지만 하루 한편, 일주일에 두편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국내가 아니라 외국인 경우 더 그렇다. 그러면 나는 내 자신에게 주문 하나를 건넨다. 이건 여행의 신이 주는 선물이야. 전남 신안 가거도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배편을 놓쳤다. 5m에 이르는 파도 때문에 하루 한편의 배가 끊긴 것이다. 여관의 주인아낙은 다음 배가 언제 들어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파도는 파도도 아니라고, 심한 경우 15m에 이르기도 한다고 했다. 종일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었다. 놀랍게도 파도를 뚫고 한척의 요트가 대리항으로 들어왔다. 요트에서 내린 이들은 모두 9명. 국적이 다 달랐다. 여성이 셋으로 한사람을 빼곤 20대였다. 그들은 요트로 세계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말이 요트지 위성항법장치(GPS)조차 장착되지 않은 낡은 요트였다. 돛과 나침반 하나로 세계여행을 하는 셈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출항했으며 동남아를 거쳐 대만을 지나왔다고 한다. 이날 밤 대리항 선창에서 이들의 공연이 있었다. 공연은 불쇼(fire show) 형식으로 진행됐다. 스토리 라인이 있었다. 한 아이가 섬에서 살았는데, 꽃이 많이 피고 개울에는 막걸리가 흘러넘쳤다. 섬에 들른 마법사가 유리구슬로 세상 이곳저곳을 보여줬고, 아이는 집을 떠나 세상을 두루 여행하게 된다. 어느 길 위에서 악마를 만났고 악마와 싸워 학대받는 짐승을 구했는데, 그 짐승이 아름다운 아가씨로 변모한다. 둘은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다. 선창에 모인 가거도 주민들과 뱃길이 끊긴 관광객들은 이들의 공연에 환호했으며 후한 팁을 내놓았다. 가난한 청춘들이 돈 없이 해외여행을 하는 방식이었다. 밤새 막걸리를 마셨고, 다음날 아침 한끼를 샀다. 가거도의 젓갈과 장아찌·콩나물·된장국·김치로 이뤄진 식사를 그들은 남김없이 비웠다. 아니타(이스라엘)는 한국인들이 열린 의식을 지녔다 했고, 아스카(일본)는 한국인은 이탈리아 사람과 같고 일본인은 독일 사람과 같다고 얘기한다. 나를 파파라 부른 막내 토마스(이탈리아)는 함께 알래스카에 가자고 했다. 캡틴인 톰(영국)은 부산과 제주는 유명한 관광지이니 들르지 않을 거라고 한다. 낡은 요트를 타고 세계를 일주하는 청춘의 모습이 한없이 보기 좋았다. 곽재구 (시인 순천대 교수)
곽재구  이미지 곽재구 시인 순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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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가뭄대책 보강 서둘러야
한달간 내린 비 평년의 11% 불과 밭 가뭄 심각, 피해 최소화 방안을 여름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전국 농지가 메말라가고 있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달 이상 계속된 폭염으로 논밭이 타들어가지만 비다운 비는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폭염이 본격화한 7월 상순부터 8월10일까지 한달 동안 내린 비는 33㎜로 평년(283.9㎜)의 11.6%에 불과했다. 8월 들어 일부 지역에 국지성호우와 소나기가 내렸지만 여전히 강수량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3일 기준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55.3%로, 올해 가장 높았던 5월의 89%보다 33.7%포인트나 낮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17일 현재 51.6%까지 떨어졌다. 특히 밭 가뭄이 심각하다. 농진청이 토양유효수분에 따른 전국 밭 가뭄 현황을 조사한 결과, 13일 기준으로 전체 시·군의 62%가 밭 가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와 농협이 긴급대책을 내놓고 대응에 들어갔다. 정부는 10일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8월 가뭄 예경보를 발령했다. 농업부문에 78억원을 들여 관정 등 용수원을 개발하고 국지적 물 부족이 발생한 충남과 전남에 비상급수를 하기로 했다. 농협도 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농가에 양수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분간 가뭄을 해갈할 만한 비 소식은 없어 가뭄피해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농진청은 20일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밭 가뭄지역이 전체 시·군의 85%인 141곳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 이맘때인 2017년 8월24일 5개 부처 합동으로 ‘가뭄대응 종합대책’을, 올 1월에는 부처별 세부내용을 담은 ‘2018년 가뭄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매년 발생하는 가뭄에 근본적인 대응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한 바 있다. 농업분야 대책은 수계연계를 통해 확보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가뭄에 강한 신품종 개발 등 작물재배체계를 개편하는 게 뼈대인데, 대부분 2~3년은 걸린다. 대책의 우선순위를 따져 당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앞당기고 항구적인 가뭄대책은 더욱 보강해야 한다. 그래야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가뭄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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