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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극한직업’을 다시 생각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한편의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올초 개봉해 관람객수 1600만명을 넘긴 <극한직업> 얘기다. 영화 속에서 치킨집 ‘수원왕갈비통닭’이 ‘대박’ 나면서 현실에서도 ‘나비효과’가 나타났다. 더구나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네, 수원왕갈비통닭입니다!”라는 몇마디 대사는 세간에 유행어로 퍼지더니 실제 경기 수원의 ‘통닭거리’가 확 살아나는 결과를 낳았다. 수원시 팔달구에는 오래전부터 ‘통닭거리’가 있었다. 영화를 계기로 수원왕갈비통닭이 유명해졌고 전국에서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따라서 통닭집 매출이 크게 오르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자 수원시는 영화 제작진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수원뿐만이 아니었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앞다퉈 갈비맛을 입힌 새 상품을 내놨고 유명 백화점들도 수원왕갈비통닭을 판매하는 임시매장을 만들 정도였다. 이처럼 수원왕갈비통닭이 뜰 수 있었던 것은 콘텐츠의 힘 때문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인기 콘텐츠에 등장한 곳을 직접 찾아가고 싶어 하는 대중 심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것이다. 콘텐츠란 학자들마다 정의를 달리하지만 이를 요약한다면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정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극한직업>은 가벼운 내용으로 대중의 눈길을 끌었고 화제의 장면과 대사가 콘텐츠로 재가공돼 유행처럼 확산됐다.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접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스마트폰·모바일·개인용컴퓨터(PC) 등으로 24시간 콘텐츠를 접하는 시대가 이미 열리지 않았던가. 특히 전세계 네티즌들이 올린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공유하는 사이트인 유튜브는 텔레비전(TV)의 아성까지 무너뜨리는 ‘괴물’ 이상으로 커가고 있어 주목된다. 이 때문에 TV를 통해 방송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다시 유튜브에 콘텐츠로 올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국민 40%가 뉴스나 시사정보를 유튜브에서 시청한다는 조사 결과는 이를 방증해준다. 유튜브 시청이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는 데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올초 미국의 한 기관이 주요 27개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95%로 1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국민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콘텐츠와 접할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자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마케팅과 콘텐츠를 결합하는 데 사운을 걸고 있다. 이제 콘텐츠는 4차산업혁명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핵심어로 등장할 정도다. 정부도 ‘콘텐츠산업 진흥법’을 제정,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그렇지만 농업계는 아직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아 아쉬움이 앞선다. 일부에선 지역과 특산물 홍보에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하고 농산물을 주제로 콘텐츠 공모전을 열곤 있지만 성과를 내기엔 힘이 부쳐 보인다. 농업계도 콘텐츠 마케팅에 집중할 때가 왔다. 이제부턴 대중을 울리고 웃게 하는 콘텐츠를 개발, 그 속에 농업의 가치와 각종 농산물의 우수성을 녹여 넣는 ‘콘텐츠 농사’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전략을 짜야 한다. <극한직업>이 전국에 수원왕갈비통닭 바람을 일으켰듯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농업에 천금 같은 우군을 만들어줄 수 있다. 또 농산물 소비를 기적처럼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는 해마다 과잉생산에 따른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산지폐기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도 과잉생산된 양파·마늘의 수급안정사업에만 698억원가량의 예산(국비·지방비·자부담)이 들어갈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다보고 있다. 수원왕갈비통닭 돌풍을 몰고 온 <극한직업>이 65억원가량을 들여 만들었다는 사실은 우리 농업계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김광동 (농민신문 문화부장)
김광동 이미지 김광동농민신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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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이지훈의 경제이야기 (55)신용이라는 요술방망이 ‘통화 창조’
시중은행, 통화 창출에 큰 영향 예금 보관도 하지만 상당량 대출 대출금은 대금으로 활용되고 다시 예금·대출 등 과정 거쳐 신뢰에 바탕한 이같은 시스템 현대경제 고속성장의 원동력 화폐는 누가 발행하는가? 그렇다. 중앙은행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다. 한국조폐공사에서 찍는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조폐공사는 한국은행의 대리인일 뿐이다. 한국은행은 화폐제도를 통제하고 책임지며 화폐의 발행량(‘통화량’이라고 한다)을 결정하는 기관이니 실질적으로는 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제 통화량을 결정하는 것은 한국은행만이 아니다. 시중은행들도 통화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메커니즘을 알게 되면 ‘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마치 은행들이 요술방망이처럼 느껴질 것이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우선 몇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첫째, 화폐는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예금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예금은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으니 현금이나 마찬가지로 보는 것이다. 둘째, 누군가 은행에 예금을 하면 은행이 그 돈을 전부 보관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예금자가 돈을 찾으러 올 경우에 대비해 어느 정도의 돈을 남겨둬야 하겠지만, 100% 다 보관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10%만 보관하고, 나머지 90%는 다른 사람들에게 대출해줄 수 있다. 사람들이 수시로 돈을 찾긴 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고 예금의 10%만 갖고 있어도 충분히 인출 요구에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가 이해가 가는가? 자, 이제부터 요술이 시작된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어느 가상의 나라에서 사람1이 침대 밑에 보관하던 현금 100만원을 가지고 은행1에 가서 예금을 했다. 통화량은 원래 현금 100만원이던 것이 예금 100만원으로 바뀌었을 뿐 전체 양은 변동이 없다. 이제 은행은 100만원 중 10만원만 보관하고, 나머지 90만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 그 돈을 사람2가 대출받는다면 은행1은 90만원을 사람2의 계좌에 입금해준다. 자, 이제 이 나라의 통화량은 얼마가 되었나? 사람1의 예금 100만원에 사람2의 예금 90만원을 더해 19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2가 대출을 받은 것은 커피전문점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커피머신을 사기 위해서였다. 사람2는 대출받은 90만원을 커피머신 판매업자인 사람3에게 준다. 지금도 역시 통화량은 190만원이다. 사람2의 예금 90만원이 줄었지만, 사람3의 현금이 90만원 늘었기 때문이다. 사람3은 새로 생긴 90만원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현금으로 가지기 불편하고 이자도 받으려고 해 은행2에 예금한다고 하자. 그런데 은행2는 새로 받은 예금 90만원을 모두 보관할 필요가 없다. 90만원의 10%인 9만원만 보유하고, 나머지 90%인 81만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 사람4에게 대출한다면 사람4의 예금통장에 81만원을 이체해줄 것이다. 이제 통화량은 얼마가 될까? 271만원이 된다. 사람1의 예금 100만원에 사람3의 예금 90만원, 그리고 사람4의 예금 81만원을 더한 것이다. 뒤이어 사람4는 그 돈을 무언가를 구매하기 위해 사람5에게 줄 것이고, 사람5는 그 돈을 은행3에 예금할 것이고, 은행3은 그중 10%를 남기고 나머지 72만9000원을 사람6에게 대출할 것이다. 이렇게 통화량이 늘어나는 과정은 계속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무한반복되면 통화량은 얼마가 될까? 수학공식을 적용하면 100만원이 10배인 1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화 창출이라고 한다. 시중은행은 최초에 화폐를 발행하는 기관이 아니지만, 통화 창출과정을 통해 통화량을 크게 늘린다. 물론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부자가 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만큼 은행 빚도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돈을 대출받아 필요한 일에 쓸 수 있게 되고, 경제활동이 활성화된다. 이런 메커니즘은 거대한 피라미드 사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현대경제의 고속성장을 낳은 원동력이다. 이 모든 시스템은 신뢰에 의해 뒷받침된다. 사람들은 은행이 언제든 돈을 내줄 것이라고 믿고 돈을 예금하고, 은행가는 커피전문점 사장이 이윤을 불릴 것이라 믿으며 돈을 빌려준다. 금융제도란 신용의 토대 위에 선 건축물이다. 이지훈은…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한양대 경제학 박사 ▲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저서 <혼창통> <단(單)> <현대카드 이야기> 등 다수
이지훈 이미지 이지훈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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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에서

[독립문에서] ‘댕댕이’를 아시나요?
1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기사 검색서비스인 ‘빅카인즈’에 ‘댕댕이’를 입력한 결과 기사 544건이 이 단어를 포함하고 있었다. 빅카인즈에 뉴스를 제공하는 54개 언론사 중 49개(91%)가 ‘댕댕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기사를 실었다. 그중 16개 언론사는 ‘댕댕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를 10건 이상 보도했다. <매일경제>(68건), <한겨레>(37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각 30건), <서울신문>(27건), <국민일보>(26건) 등은 기사에서 ‘댕댕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검색서비스에서는 ‘댕댕이’를 입력해 각각 3605건과 3100건의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인터넷 언론은 ‘댕댕이’를 훨씬 더 즐겨 사용하고 있다. ‘댕댕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멍멍이’의 자음과 모음을 다른 것으로 바꿔 모양이 비슷해지게 만든 단어다. 이처럼 한글을 변형해 생김새는 흡사하지만 별개로 발음되는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놀이를 ‘야민정음’이라 한다. 야민정음이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야갤)에서 유래한 것으로, ‘야갤’과 ‘훈민정음’을 합친 신조어다. ‘야갤’의 누리꾼들은 한글 표기를 바꾼 말놀이를 통해 재미를 느끼면서, 그들의 대화가 검색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명작’은 ‘띵작’으로, ‘명곡’은 ‘띵곡’으로 적었다. 글자를 이용한 말놀이는 최근 현상이 아니다. 고려시대 이후 다수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파자(破字)놀이도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李)를 목자(木子)로, 조(趙)를 주초(走肖)로, 붕(朋)을 월월(月月)로, 출(出)을 산산(山山)으로 표기하는 파자놀이의 연장선에 있다. 야민정음은 오락기능뿐 아니라 실용적 기능도 있다. 한글로 작성된 문서를 스캔해 ‘광학 문자 인식(OCR)’ 소프트웨어를 이용, 문자로 인식했을 때 보이는 오류는 야민정음과 정확히 일치한다. 야민정음 사전을 만들어 OCR 소프트웨어와 결합하면 알파벳보다 한글의 인식률이 낮은 것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야민정음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다. 방송 오락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기업에서도 야민정음 마케팅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고, 시청자와 소비자는 “재미있다”며 호응하고 있다. 그러나 야민정음은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게 확실하다. 한순간에 관심을 끌어 사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지지만, 그것이 주는 재미는 오래가지 못한다. 야민정음의 참신성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이내 싫증을 낼 것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 급속히 인기를 얻었다가 정점에 도달하고서 곧바로 인기를 잃는 현상’을 ‘하루 동안(For a day)’ 통용된다는 의미에서 ‘패드(Fad)’라 한다. 하지만 야민정음 단어가 모두 다 사라질 운명에 처한 것은 아니다. 언중(言衆)은 ‘댕댕이’를 통해 한글 사용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댕댕이’는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등록될지도 모른다. 때로는 일시적 유행으로 보였던 것 중 일부가 ‘혁신’으로 받아들여져 ‘새로운 문화’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설동훈 이미지 설동훈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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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정부예산 6.2% 증가하는데 농업은 4% 감소라니…
농업분야 예산 비중도 3.8% 수준 불과 내년 예산 올해보다 6.2% 이상 늘려야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도 분야별 예산 요구현황’에 따르면 내년도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은 19조2000억원으로 올해 예산 20조원보다 4%나 줄었다. 내년도 국가 전체 예산안이 498조7000억원으로 6.2%나 증가한 것에 비하면 농업계의 상실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농업분야 예산 비중도 3.8% 수준에 불과하다.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정부 다른 부처들의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6.2% 증가했는데, 농업예산은 오히려 4%나 줄어 충격”이라며 “올해 대비 4% 감소한 예산편성은 해당 상임위원장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농축산연합회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각각 성명을 내고 “내년 예산 요구안은 250만 농민을 무시하는 수준을 넘어 안하무인의 극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부처별 요구 예산은 앞으로 기재부와의 조율 및 당정협의, 국회 심의 과정 등을 통해 변동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편성 초반부터 이렇게 축소해 시작하니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기재부가 앞으로도 농업예산을 계속 줄이려는 기조여서 우려스럽다. 지난해 8월 기재부는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전체 12개분야 예산 중 9개분야는 5년 동안 예산을 4.3~10.3%까지 늘리는 데 반해 ▲농림수산식품(0.1% 감소) ▲사회간접자본(2.0% 〃) ▲환경(0.5% 〃) 분야는 되레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도입 예정인 공익형 직불제를 비롯해 ‘사람 중심의 농정’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 등의 정책 구호는 예산확보가 안되면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제 더이상 ‘립서비스(말로 비위를 맞추는 것)’는 필요 없다. 농업계는 2020년 농업분야 예산을 6.2% 이상 늘리고, 예산 비중도 국가 전체 예산의 5%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지금 농업·농촌은 백마디의 말보다 피부에 와 닿는 예산확대가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예산당국은 잊지 않기 바란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매년 되풀이되는 농업예산 홀대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반성할 일이다. 농식품부의 애로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더욱 설득력 있는 자료와 강한 의지로 예산당국에 농업·농촌의 절박하고 화급한 현실을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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