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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농촌 인력난, 기계화로 해소할 수 없나
“인건비를 올려줘도 제대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어요.” “최저임금 인상 탓에 경영비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영농철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조생종 양파 수확이 시작되고 감자·고추 등 밭작물 정식(아주심기)이 한창이다. 배·사과·복숭아 등 과수의 인공수분에 이어 열매솎기도 곧 시작된다. 농촌은 지금부터 그야말로 ‘고양이 손도 바쁠 때’가 된 것이다. 이러할 때 고령화와 함께 해마다 오르는 인건비로 농민들의 한숨은 커져만 간다. 만성적인 인력난과 부족한 노동력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기계화다. 인류 역사를 바꾼 거대한 물줄기인 ‘1차산업혁명’은 바로 증기기관 발명과 면직물 공업의 기계화에서 시작됐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초 영국은 인도산 면직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인도산 면직물은 값싼 노동으로 대량생산됐고, 영국·프랑스 등 유럽으로 팔려나갔다. 가내수공업 형태였던 영국의 모직(毛織)·마직(麻織)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급기야 영국은 ‘인도산 직물착용금지법’을 공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증기기관 발명과 이를 이용한 방직기계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물레를 대신하는 ‘스피닝 제니’와 면실을 짜는 ‘플라잉 셔틀’이 나오게 되자 인간 노동에 의존하지 않고도 질 좋은 면직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1차산업혁명’의 시작이었다. 우리나라의 농업 기계화는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벼농사 기계화율은 2016년 기준 97.9%다. 벼농사에서 경운·이앙·수확·방제 작업은 99% 정도 기계로 이뤄진다. 건조작업만 기계화율이 92.6%다. 밭작물로 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016년 기준 밭작물 기계화율은 58.3%인데, 경운·방제 작업은 90% 이상 기계화됐다. 문제는 밭작물 농사에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파종·정식·수확 작업이다. 이들 작업의 기계화율은 고작 10% 안팎이다. 수십가지의 밭작물 기계를 구비하고 운영하는 농기계임대사업소 덕에 많은 농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고 있다. 하지만 영농철이면 한꺼번에 사용 신청이 몰리고, 고령농민은 농기계 운전에 미숙해 운영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농촌진흥청이 밭작물 농기계를 상당수 개발했지만 보급률이 저조하다는 지적도 있다. 요즘을 ‘4차산업혁명’ 시대라고 한다. 최근 외신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로봇이 딸기를 수확하는 모습이 보도됐다. 로봇을 통한 기계화가 만성적인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튼 하나로 모든 농작업을 할 수 있는 시대는 몇십년 후에나 가능하다. 당장 농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기계 개발과 보급이 급선무다. 이미 보급된 농기계의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도 필요하다. 유건연 (농민신문 전국사회부 차장기자)
유건연  이미지 유건연 전국사회부 차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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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뜰

[인문학의 뜰] 바탕과 겉모습이 어울려야 진정한 명품
‘바탕’은 학문과 수양의 깊이 ‘겉모습’은 외양·격식·예절 내면과 외면 잘 조화 이룰 때 그 가치 인정받을 수 있어 농산품 역시 품질 중요하지만 디자인도 잘해야 ‘명품화’ 가능 “바탕이 겉모습을 넘어서면 거칠어지고, 겉모습이 바탕을 넘어서면 겉치레가 된다. 바탕과 겉모습이 잘 어울린 후에야 군자답다.” 공자가 했던 말로 <논어> ‘옹야’에 실려 있다. 원문으로는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 然後君子·질승문즉야 문승질즉사 문질빈빈 연후군자’다. 원문도 어느 정도 알려진 문장이지만, 그 뜻을 제대로 알기는 그리 쉽지 않다. 바탕과 겉모습이 고루 잘 갖춰져야 한다는 가르침인 것 같은데 그 명확한 의미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논어>에는 이 문장의 의미를 쉽게 알려주는 글이 또 한번 실려 있다. ‘안연’에 실려 있는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과 위나라 대부 극자성(棘子成)의 대화를 보자. 극자성이 말했다. “군자는 본래의 바탕만 잘 갖추면 되지, 겉모습은 꾸며서 무엇하겠습니까?” 자공이 대답했다. “안타깝습니다. 군자에 대해 선생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네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도 선생의 혀를 따르지 못할 것입니다. 호랑이와 표범의 털 없는 가죽은 개와 양의 털 없는 가죽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여기서 바탕은 군자의 학문과 수양의 깊이를 말한다. 겉모습은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형식이다. 말하자면 외양(外樣)과 격식(格式), 예절(禮節) 그리고 언변(言辯)과 같은 것들이다. 극자성은 군자에게는 내면의 깊이가 중요하지 나머지는 겉치레가 될 뿐이라고 자공에게 동의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자공은 멋진 비유로 알기 쉽게 그 말이 잘못됐다고 설명해주고 있다. 먼저 ‘네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선생의 혀를 따르지 못할 것입니다’는 한번 입 밖으로 나온 말은 그 퍼지는 속도가 말이 끄는 수레도 따를 수 없을 만큼 빠르다는 뜻이다. 도로 주워 담을 수 없을 뿐더러 그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군자라면 반드시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또한 자공은 겉과 속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동물들의 털과 가죽에 비유해 설명했다. 호랑이와 표범의 명품 가죽은 멋진 털이 함께 있어야 아름다운 법이다. 만약 털을 모두 벗겨버리면 그 가죽은 개와 양의 가죽과 다를 바 없다. 자신의 내면에 아무리 깊은 수양과 학문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그 가치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자(莊子)>에는 내면과 외양이 조화롭게 갖춰지지 않았을 때 생길 수도 있는 일을 우화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노()나라에 선표(單豹)라는 은자(隱者)가 있었는데 산중의 깊은 굴속에 살았다. 골짜기와 내의 물을 마시면서 세상 사람들과 이해를 다투지 않고 수양에 열중했기에 나이 일흔에도 어린아이와 같은 불그레한 얼굴색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굶주린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것으로 끝났다. 또 노나라의 장의(張毅)라는 사람은 평생을 두고 열심히 인맥을 쌓았다. 부잣집은 물론 평범한 사람들의 집에도 열심히 쫓아다녔지만 40세의 나이에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선표는 내면을 잘 길렀지만 바깥을 공격받아 죽었고, 장의는 바깥을 잘 길렀으나 그 안을 병으로부터 공격받아 죽고 말았다. 이 두사람은 모두 자신의 뒤처진 부분을 채찍질하지 않은 경우다.” 그리고 장자는 공자의 말을 인용한다. “내면으로만 숨지 말고 겉으로만 드러내지 마라. 섶나무처럼 그 중앙에 서라(無入而藏 無出而陽 柴立其中央·무입이장 무출이양 시립기중앙). 내면과 외면의 중심이 잘 조화를 이루면 그 지극한 이름을 떨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마음이 있으면 형식은 안 갖춰도 된다거나, 겉보다는 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겉과 안이 다르지 않다. 내면의 충실함을 갖췄다면 그것을 겉으로 표현하는 능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공자가 추구했던 군자가 될 수 있다. 상품, 특히 농업분야에서의 농산품도 마찬가지다. 내적인 완성, 즉 좋은 품질도 중요하지만 외양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요즘은 디자인 시대다. 외양과 기능, 그리고 가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 최고 품질의 농산품을 땀 흘려 만들었다면 멋진 디자인과 편리하고 유용한 포장으로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명품 브랜드가 탄생한다. 조윤제는… ▲인문고전연구가 ▲저서 <천년의 내공> <말공부> <인문으로 통찰하고 감성으로 통합하라>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등 다수
조윤제 이미지 조윤제인문고전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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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숲

[생각의 숲] 정서적 금수저
왕정시대도 아니고 인도의 카스트처럼 신분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 사회는 체감도는 물론 각종 자료들이 신분제도가 확고화됐음을 보여준다. 명문대 합격생 부모들의 높은 학력과 경제력, 대를 이어 세습하는 재벌 회장과 대형 교회 목사, 미성년인데도 부모 재력으로 수억원대의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사례까지 금수저와 흙수저로 계급이 나뉜다. 자본은 물론 신분세습까지 이어지며 금수저들은 더욱 견고한 벽을 쌓고 그들만의 골드월드를 누리는 것 같다. 얼마 전 만난 한 젊은 주부가 전한 이야기는 세상이 정말 달라졌음을 느끼게 했다. “요즘 가장 중요한 모임은 학교 동창회가 아니에요. 산후조리원 동기 모임이 제일 중요해요. 2주일에 1000만원이 넘는 럭셔리한 산후조리원에 올 정도의 경제력을 갖춘 부모가 또래의 부모들과 같은 육아정보를 나눌 수 있어 연대감이 크거든요. 태어나자마자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을 만들어주고 부모들도 친구가 되는 거죠.” 결혼적령기의 딸을 둔 내게 한 재벌 사모님은 “따님이 직장 다녀요? 아, 우리 주변 사람들은 직장 다니는 며느릿감은 싫어하는데…”라는 말로 속을 살짝 뒤집어놓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무사히 직장에 들어가 성실하게 일해 엄마에게 공기청정기도 선물한 딸은 나의 자랑거리인데 ‘왜 여자가 직장에 들어가 궂은 일을 하고 사회의 때를 묻히느냐’는 듯 무시하는 눈빛을 보였다. 확실히 인생은 불공평하다.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자기의 능력으로 달리는 100m 경기가 아니라 조부모와 부모, 나와 자식이 이어 달리는 계주경기 같다. 부모가 얼마나 먼저 앞서 있느냐에 따라 출발선도 다르고 나의 호흡도 달라진다. 그래서 자신이 공부를 못하는 것은 머리가 나쁜 엄마 탓,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한 것은 무능한 아빠 탓, 신도시에 편입되거나 재개발될 땅을 못 물려준 것은 가난한 할아버지 탓으로 돌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인생은 불공평해서 더욱 묘미가 있는 것 같다. 최근 각종 비리나 갑질 논란을 빚는 재벌 2·3세를 보며 경제적 금수저가 중요한 것은 아니란 생각을 한다. 돈만 버느라 인성교육을 제대로 안 시킨 부모들은 때론 자식을 괴물로 키운다. 아동신경정신과 전문의는 “부자이거나 전문직 부모의 경우 아이들을 유모나 보모 등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 애착 장애 등 심리적 결핍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또 각종 불평등이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더 자신을 단련시키고 고통을 이겨낸 이들도 많다. 그들은 짜릿한 역전의 쾌감을 맛본다. 이제는 경제적 금수저보다 정서적 금수저로 키워야 하지 않을까. 자녀와 대화 한마디 없는 호화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동네를 산책하면서도 꽃의 이름을 설명해주고 아이들의 장점을 칭찬해주고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것이 진짜 인성 교육이다. 부모가 물려준 돈과 지위에 취해 갑질만 일삼고 폭력과 마약 등으로 추락하는 금수저들보다 매일의 일상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흙수저들이 이 사회를 발전시킨다. 유인경 (방송인)
유인경  이미지 유인경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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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도시농업, 도농상생의 마중물 돼야
도시농업 텃밭면적 7년 동안 11배 증가 생산보다 농업가치 확산 역할에 중점을 도시농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도시농업이란 취미·여가·학습·체험 등을 목적으로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2017년말 기준으로 도시농업 참여자는 약 190만명, 텃밭면적은 1100여㏊로 2010년에 견줘 각각 12.4배, 10.6배 늘었다.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은 개별 도시민과 시민단체가 운동으로 시작해 2011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시농업법)’이 제정되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특히 2017년 도시농업법 개정으로 ‘도시농업의 날(4월11일)’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도시농업은 그동안 도시민이나 어린이들에게 농업·농촌의 소중함과 바른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시농업 텃밭 참여자들의 국산 농산물 구매의사는 67.6%로, 미참여자 59.9%보다 높게 나타났다. 도시농업의 이런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생업으로 삼는 상당수 농민들은 도시농업을 달가워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도시농업이 확산하면 농민들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매가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제2차 도시농업 육성 5개년(2018~2022년)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면서 정책목표를 ‘도농상생 틀 구축’으로 잡았다. 제1차 5개년 계획이 도시농업 육성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도시농업을 통한 농업·농촌의 지원기반 확보에 역점을 두겠다는 얘기다.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미국과 독일·영국 등 선진국의 도시농업 육성방향은 참고할 만하다. 선진국들은 농업생산보다 교육, 치유, 생물다양성, 사회적 연대 등 공익적 가치 확산에 더욱 중점을 두고 도시농업을 육성한다. 도시농업으로 자연친화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와 지원을 증진해 도시와 농촌이 조화롭게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해 이를 국민에게 전파하려는 최근 우리 농업계의 노력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도시농업이 도시에 공동체 정신을 불어넣고, 농업·농촌에 도움을 주는 도농상생의 마중물이 되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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