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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엇박자 보인 농업예산과 소득주도 성장정책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양산을)이 최근 주목할 만한 자료를 내놨다. 2016~2018년 정부예산에 대한 재정충격지수를 산출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재정충격지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개발한 것으로, 올해와 지난해 정부재정을 비교해 정부의 재정기조가 어떠한지를 나타내주는 지표다. 지수값이 0보다 크면 올해 정부재정이 지난해보다 확장적으로 편성됐음을, 0보다 작으면 긴축적으로 편성됐음을 의미한다. 서 의원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정부예산에 대한 재정충격지수는 각각 -0.25와 -0.1이었다. 정부예산이 2년 연속 긴축적으로 편성된 것이다. 이는 현재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있어 뼈아픈 지적이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하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2019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조5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소득주도 성장을 좀더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문제는 전체 예산이 늘어나더라도 분야별 예산편성이 불균등하면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소득주도 성장을 조정경기에 비유해 설명했다. 한명의 키잡이와 여러명의 노잡이가 호흡을 맞춰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듯 소득주도 성장 또한 복지정책·노사관계정책·중소기업대책·농업대책 등도 함께 호흡을 맞춰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예산편성 또한 균형 있게 편성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불균등하다. 농업예산안이 특히 그렇다. 내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은 14조6480억원으로 올해(14조4996억원)보다 겨우 1% 늘어났다. 최대 22% 늘어난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매우 초라한 수치다. 농업예산을 홀대한 상황에서 소득주도 성장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미국의 경험을 보면 알 수 있다. 1930년대 미국을 대공황에서 구제한 뉴딜정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농업정책이었다. 1933년 미국 의회는 농업조정법을 제정하고 농산물가격 안정을 위해 막대한 정부예산을 투입했다. 또 농업보조금을 지급해 농가경제를 안정시켰다. 그 결과 농가소득이 크게 증가했고, 이를 바탕으로 내수도 살아났다. 농업이 생산과 연구개발(R&D)·유통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분야인 점을 십분 활용한 결과다. 우리 또한 소득주도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선 농업예산 홀대를 멈춰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의 성공 열쇠는 농업예산을 적극 늘리는 데 있다. 이민우 (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minwoo@nongmin.com
이민우 이미지 이민우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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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책

[경제산책] 경제 철학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기차와 유튜브의 급성장으로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지던 자동차·방송업계 ‘지각변동’ 중 변화에 적응 못하면 사라지게 돼 더 유연하고 실용적인 자세 갖춰 변신의 시점 놓치지 않도록 해야 “전기차 판매 증가가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모임에서 자동차 관계자들과의 대화 중 나온 발언이다. 쉽게 말하자면 중국에서 이미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외국산 자동차들이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빨리 엔진 없는 자동차가 상용화하리라곤 업계 사람들도 내다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오랫동안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여겨지는 것들이 많다. 아마도 이런 것들 가운데 하나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일 것이다. 주변에서 전기차의 부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올지라도 업계 관계자들은 “무슨 일이 있겠는가” 하고 생각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전기차가 대세를 장악하게 되면 4만여개의 부품 가운데 많게는 2만1000개까지 엔진 관련 부품들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천지개벽이란 단어를 사용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해왔던 완성차 업체들은 무사할까.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업체들의 부품들을 조립해 상당한 부가가치를 누려왔던 업체들이다. 그동안 브랜드가 워낙 익숙해 누구도 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기차는 이동수단이기는 하지만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전기차는 일종의 이동형 배터리 또는 이동형 발전기로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바퀴와 배터리를 단 확장된 컴퓨터 정도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구글이나 애플이 전기차에 지극히 관심을 두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이 전기차 상용화에 뛰어든다면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최근 국내 전문가들이 <전기차 시대가 온다>(미래의 창)라는 책을 펴냈다. 일종의 전기차 구매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책을 펼치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은 ‘바로 곁에 전기차가 다가왔구나’라는 놀라움 때문이다. 국내 제품 가운데는 이것을 사면 좋고, 해외 제품 가운데는 저것을 사면 좋다는 구체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미 정부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판매는 수요를 공급이 따르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던지게 되는 질문이 있다. 앞으로 엔진 관련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계통에서 생계를 유지해온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는가, 또 우리나라는 어떤 영향 아래 놓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근래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아주 거세다. 기존의 통념이나 생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속속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수십년 동안 통용돼온 업계 질서를 뒤집어 엎어버릴 정도로 충격적이다. 자동차업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거센 변화의 사례를 들기 위함이다. 최근 유튜브 인기 방송에 대해 일정한 규제를 가하기 위한 입법들이 추진되고 있다. 놀라운 일은 1인 방송 가운데 거의 1000만명에 육박하는 시청자를 둔 방송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의 시청자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운영하고 있는 주요 지상파들의 영향력을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말이다. 방송계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사람들의 입장에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변화는 대단히 가치 중립적이다. 어떤 변화를 좋아하는가 아니면 싫어하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변화에 발맞춰 적응할 수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일 뿐이다. 변화에 대한 적응은 시간의 문제다. 적시에 적응할 수 없다면 엄청난 타격을 받고 무대에서 사라질 뿐이다. 우리 사회가 과거에 매이지 않고 더욱더 실용적이고, 더 유연하고, 더 겸허한 자세로 변화를 전망해 이에 맞춰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변신의 시점을 놓치고 나면 더이상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공병호는…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라이스대 경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현 공병호연구소장 ▲저서 <공병호의 다시 쓰는 자기경영노트> 등 다수
공병호 이미지 공병호공병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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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 세종대왕의 한글 정신과 영릉
문 대통령, 한글날 맞아 영릉 참배 세종대왕 리더십에 자긍심 가져야 올해는 세종대왕이 1418년 조선왕조 제4대 임금으로 즉위한 지 600년째가 되는 해다. 또한 한글 반포 572돌이다. 22세의 나이로 갑자기 왕위에 오른 세종은 이미 군주로서 자질이 훌륭한, 준비된 임금이었다. 즉위한 지 2년 만에 집현전을 세워 명실공히 문화정치를 구현했으며, 젊은 인재를 양성해 건국 26년밖에 안된 조선 왕조의 기틀을 다졌고 원대한 비전을 세웠다. 당시가 농업사회였던 만큼 세종은 농가의 부흥을 위해 과학기술을 발달시켜 민생을 풍요롭게 했고, 4군6진을 개척해 국방을 튼튼히 했다. 더불어 약자를 보호해 사회대통합의 정신을 실천했다. 무엇보다 한글을 창제해 지식기반 사회의 틀을 닦아 문화국가로서 품격을 높였다. 한글은 임금·양반·여성·노비 가릴 것 없이 각계각층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사연을 담아내는 게 가능한 소통과 화합의 문자였다. 세계의 문자는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알지 못하는데 한글은 제작자가 밝혀진 독특한 경우다. 한글만이 체계적이고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발명품인 것이다. 한글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다. 세종은 세종 28년(1446년)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펴서 한글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이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들어 모든 사람이 쉽게 배우고 날마다 편안하게 쓰도록 하겠다’는 한글 창제의 목적과 원리, 용법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다. 훈민정음은 국보 70호이며, 1997년 유네스코(UNESCO) 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에서 문맹퇴치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의 명칭은 세종대왕상이다. 그만큼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는 세계가 존중하고 기리는 것이다. 독일의 언어학자 하스펠 마트는 한글날인 10월9일을 ‘세계 언어학의 날’로 기념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처럼 한글은 세계 문자사에 그야말로 우뚝 서 있다. 세계 최고의 리더 세종대왕이 잠들어 있는 영릉은 경기 여주시 능서면 왕대리에 위치해 있다. 영릉은 천하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다. 원래 세종대왕릉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자리 잡은 대모산에 있었다. 대모산엔 태종의 능침인 헌릉이 있는데, 바로 그 뒤의 지세가 답답하고 습기가 차 왕릉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1446년 세종의 비인 소헌왕후의 능을 조성할 때 지관들은 길지(吉地)가 아니니 다른 곳에 능자리를 마련하자고 권유했지만, 세종은 “다른 곳에 복지(福地)를 얻는 것이 선영 곁에 묻히는 것만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 후 1450년 세종대왕이 세상을 떠나자 소헌왕후와 합장했다. 그렇게 조선왕조 최초의 합장릉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끊임없이 조정에서는 지세의 문제점을 이유로 천장(遷葬)을 거론했다. 결국 예종이 즉위하면서 영릉을 현재의 위치로 천장했다. 능자리를 이곳에 정하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지관과 정승들이 천장할 지역을 물색하고 나섰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연기가 피어올라 그곳에 가보니 재실(齋室)이 있었고, 그 위 능자리로 올라가보니 천하의 명당이 있었다고 한다. 영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민족의 큰 스승 세종대왕의 탄신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5월15일은 스승의 날로 제정됐다. 이날 영릉에서는 숭모제가 열린다. 올 한글날 민족의 위대한 유산을 품고 있는 영릉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배한 것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 앞으로 세종대왕 리더십과 훈민정음 정신에 대해 온 국민이 자긍심과 관심을 갖길 바란다 이배용 영산대 석좌교수 (전 이화여대 총장)
이배용  이미지 이배용 영산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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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쌀 등급표시 의무화, 소비촉진 계기 돼야
유예기간 끝나 미검사 표기 불가능 소비자 알 권리 충족 등 장점 활용을 강화된 쌀 등급표시제가 14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쌀 등급표시제는 정부가 정한 5가지 평가항목(수분·싸라기·분상질립·피해립·열손립)을 기준으로 쌀을 분류해 ‘특·상·보통’ 3단계로 등급을 매기도록 한 것이다. 표시 등급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않으면 ‘등외’로 표시해야 한다. 그동안은 등급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 표시란에 ‘미검사’로 표기해왔으나 관련 법인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2016년 10월부터 2년 동안의 유예기간이 끝나 더는 미검사 표기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쌀 등급표시가 예외 없이 의무화된 셈이다. 이를 위반하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쌀 등급표시제는 쌀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우리쌀의 품질 고급화에 기여할 제도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을 중심으로 쌀은 가공특성상 유통과정에서 수분증발 등의 요인으로 품질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제도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고의성이 없어도 법규위반으로 처벌받을 소지가 다분한 만큼 품질표시에 따른 문제점을 먼저 보완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2년간의 유예기간을 뒀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제 등급표시 의무화에 맞춰 RPC 등의 철저한 대응이 요구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2016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쌀 등급을 미검사로 표시한 비율은 56.8%로 10곳 중 4곳은 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또 이마트·롯데마트 등이 2016년 12월부터 쌀 등급이 표시된 쌀만 판매하는 등 자체적으로 등급표시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RPC 등은 이들처럼 먼저 등급표시를 해온 산지의 경험을 벤치마킹해 유통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등급제 의무화 여파가 없는지 쌀 생산·가공 과정을 면밀하게 점검·보완해 산지피해와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유통과정에서의 변질을 우려해 ‘등외’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들은 등외라는 용어를 나쁜 쌀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등급구분 표기방식을 바꿔달라는 산지 목소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쌀 등급표시제 의무화가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혀 쌀 소비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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