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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뚜벅이마을 활동가 서정길·최윤영 씨

뚜벅이마을은 경북 영덕을 찾는 사람들의 여행을 돕고 귀촌을 바라는 청년을 지원하는 공동체다. 영덕군 영해면에서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뚜벅이마을의 두 청년, 서정길·최윤영 씨와 함께 걸었다. 글 원용찬 기자 사진 임승수(사진가)

도시 청년, 시골에 젊음을 불어넣다

사진 뚜벅이마을은 영덕에 귀촌한 11명의 청년이 만든 문화기획사다.


이들은 여행자의 취향에 맞는 계획을 짜주고 때론 여행에 동행한다. 귀촌을 하고 싶은 청년들에겐 자립의 기회를 준다. 서정길씨(30)와 최윤영 씨(28)는 뚜벅이마을의 일원으로서 영덕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걷고 있다.


수려한 경관으로 이름난 영덕의 ‘블루로드’ 트레킹 코스는 이들의 주요 활동지다. 북쪽의 고래불해수욕장부터 남쪽의 장사해수욕장 인근까지 총 64.6㎞에 달하는 길이다. 이곳을 찾은 초보 트레커들과 걷고 영해면의 재생 사업을 기획하면서 뚜벅이마을 청년들은 영덕에 젊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겠다는 꿈을 키운다.




[낯선 땅에서 기회를 찾은 청년들]
“서울에서는 바빠서 쉴 틈이 없었죠. 하늘을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에 귀촌을 결심했어요.”
서씨는 서울에서 수험서를 만들었다. 분주한 일상을 보내며 그는 빌딩 숲이 아닌 자연 속 삶을 바랐다. 서씨는 고민 끝에 도시를 떠나 뚜벅이마을의 창립 멤버로 영덕에 왔다.


최씨는 대구에서 호텔 취업을 준비하던 중, 지인을 통해 뚜벅이 마을의 대표를 만나게 됐다. 그 후 함께 영덕에서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평소 바다 풍경을 좋아해 경북 포항이나 울진을 자주 오갔던 최씨는 귀촌에 큰 거부감이 없었다. 영덕에서의 삶은 오히려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보였다.


두 사람을 포함해 영덕으로 귀촌한 11명의 도시 청년들은 집을 구하고 사무실을 찾는 등 준비 끝에 지난해 4월 뚜벅이마을을 탄생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일 때였으나, 영덕은 감염자가 비교적 적어 활동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영덕의 트레킹 코스는 해안선이 고르고 경사가 완만한 편이에요. 도중에 영덕의 여러 마을과 관광지를 구경할 수도 있죠.”
블루로드 코스는 영덕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뚜벅이마을의 주 업무는 이곳을 찾는 트레커들의 여행을 돕는 것. 여행객들에게 숙소를 저가로 빌려주고 이들과 동행하며 즐거움을 보탠다.


영해면 성내리에 있는 뚜벅이스테이션은 트레커들을 위한 베이스캠프다. 낡은 건물을 청년들이 손수 고쳐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1층은 사무실로 쓴다.


뚜벅이마을에서 서씨는 마케팅을 담당한다. 뚜벅이마을의 대소사를 촬영해 홍보 영상을 만들거나 팸플릿을 제작한다. 최씨는 사업의 기획을 주도하고 구성원들의 생활을 지원한다. 뚜벅이 마을 청년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영덕으로 끌어들이고자 매일 같이 회의를 하며 머리를 맞댔고, 그런 노력 끝에 행정안전부의 ‘2021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청년의 지역 유입을 위해 거주와 창업 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뚜벅이마을 청년들의 활동에 보탬이 됐다. 또 영덕군과 협업해 블루로드 코스 홍보를 위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남들은 휴가를 떠난 올여름, 이들은 어느 ? 보다 바쁜 시기를 보냈다.




[사람과 웃고 자연에 홀리다]
“가장 좋은 점은 동네 곳곳에 동료가 모여 산다는 점이죠. 함께라서 외롭지 않고 재밌어요.”
뚜벅이마을 청년들은 서로 회사 동료이자 이웃 주민이다. 나이도 비슷해 함께 트레킹에 나서거나 번개 모임을 한다.


이들이 영덕에서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슈퍼마켓 하나 없던 영해면 원구리였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원구리 주민과 어울리며 친분을 쌓았다. 로컬 사업을 하는 만큼 지역 주민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청년회·환경단체·어머니회에서 뚜?이마을을 소개했다. 원구리 마을 잔치인 ‘원구전통문화축제’에도 참여했다. 이때 청년들은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선비차림으로 마을을 누볐다. 그러면서 청년들끼리도 정을 쌓고 친해질 수 있었다.


“탁 트인 시야에 시원함을 느꼈던 영덕의 첫인상을 기억해요. 지금도 경치 좋은 바다에서 마음을 정돈하죠.”
뚜벅이마을은 원구리에 터를 잡았다가 바다와 더욱 가까운 성내리로 자리를 옮겼다. 서씨와 최씨는 지역 곳곳을 다니며 혼자만의 쉼터도 찾았다.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서씨는 인근의 괴시리 전통 마을에 자주 간다. 괴시리 전통 마을은 영해면의 유명 관광지로 전통 한옥이 모인 곳이다. 서씨는 밤이 되면 어두운 마을을 걷다가 정자에 드러누워 맥주를 마시는 게 취미다. 최씨는영해면에서 5㎞ 정도 떨어진 대진해수욕장을 즐겨 걷는다. 대진 해수욕장은 사람의 발길이 비교적 적어 호젓하게 산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이 삶이 되는 ‘덕업일치’를 꿈꾸며]
“힘들다며 뚜벅이마을을 떠난 청년도 있었어요. 농촌생활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늘 아름답진 않으니까요.”
편안함과 휴식만을 바라던 사람은 생각보다 바쁜 일상에 지쳐 마을을 떠났다. 뚜?이마을은 엄연한 사업체다. 각자 업무가 있고 생활을 위해 수익도 추구한다. 예컨대 트레커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영덕군이나 영해면의 의뢰를 받아 마을 꾸미기 사업도 병행한다. 또 영해면의 지역 축제인 ‘영덕문화재야행’ 기획에 참여했으며, 지금은 영해면 내 장터거리를 재단장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귀촌지를 찾는 사람을 위한 ‘자유 살기 프로그램’과 ‘7주 살기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뚜벅이마을의 지원을 받아 영덕에서 원하는 만큼 살아보게 도왔다. 일자리를 찾거나 창업을 기획하도록 돕자는 취지였다. 모두 정원을 훌쩍 넘긴 인원이 지원할 만큼 성원을 받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10명의 체험자 중 6명이 영덕에 정착했다.


“뚜벅이마을과 함께 트레킹을 한 뒤 지역 청년들과 친해져 다시 오는 트레커도 많아요. 걷기의 매력은 동행자끼리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죠.”
최씨와 서씨도 종종 여행객과 트레킹을 떠난다. 64㎞를 4일간 걸을 땐 해변에서 캠프파이어를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과 맥주 캔을 맞댔다. 두 사람은 이 즐거움을 더 많은 청년과 함께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곳에서의 삶이 계속 행?했으면 좋겠어요. 웃고 지내는 우리를 보며 농어촌에서 살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늘기를 바랍니다.”
두 사람은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치는 영덕을 꿈꾼다. 그 꿈을 향해 트레킹을 하듯 천천히, 묵묵히 전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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