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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고대 백제의 화려한 예술과 백마강을 품은 도시.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의 8곳 중 4곳이 있는 고장. 홍삼과 밤, 방울토마토 등 특산물도 풍부한 전원도시. 충남 부여를 상징하는 말들이다. 글 이한석(코리아트래블신문 대표) 사진 석인철(사진가)·부여군청

백제 예술과 전원이 어우러진

사진 [정원 같은 백제의 왕릉원 - 능산리고분군] 무덤을 보는 것을 싫어해 왕릉 관람을 회피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공원이란 생각으로 찾으면 느낌이 달라진다. 우선 풍수지리를 몰라도 왕릉 주변에 앉아보면 “아 좋다!” 소리가 절로 난다. 멀리 보이는 전망도 시원하고. 부여능산리고분군도 직접 보면 느낌이 이와 비슷하다. 해발 121m의 능산리 남쪽 경사면 중턱에 자리 ?고 도성을 방어하려고 쌓은 나성이 에워싸 공원 같은 안온함을 준다.

모두 3군 16기로 분포되어 있지만 사적으로 지정된 고분군은 중앙(백제왕들의 무덤군)의 7기다.

이 중 가장 아래 동쪽에 있는 동하총의 벽에는 사신도가, 천장에는 구름과 연꽃무늬가 그려져 있어 고구려와의 교류를 짐작케 한다.

[석탑의 시원始原 양식 - 정림사지 & 정림사지오층석탑] 정림사지는 백제 사비 도읍기(528~660년)에 지은 사찰이다. 나성으로 에워싸인 사비도성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남북 일직선상에 중분 탑 금당 강당을 배치한 백제 가람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절터 안에는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인 오층석탑과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좌상이 있고, 백제의 불교문화와 정림사를 이해할 수 있는 정림사지박물관이 있다. 이 중 정림사지오층석탑은 우리나라 석탑의 시원始原 양식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 탑을 쌓을 때 기존 목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려고 석재를 택했는데, 정돈된 형식미와 세련된 완숙미를 잘 보여준다. 목탑의 기법이 엿보이지만, 모방을 벗어나 창의적인 변화를 시도해 완벽한 구조적 아름다움을 확립하고 있어서다. 그냥 봐도 경주 불국사의 남성적인 석가탑과 여성적인 다보탑의 중간 미가 느껴진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인공연못 - 궁남지] 백제 무왕이 된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오는 궁남지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인공연못이다. ‘일본서기’에는 이 연못이 일본 정원문화의 원류가 되었다는 기록도 나온다.

연못 안에는 ‘포룡정’이라는 정자와 함께 주변의 버드나무, 연꽃이 어우러져 사계절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연꽃이 만발하는 7월이면 연꽃축제가 열리고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으로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또한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100선’으로 지정된 곳이며,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무장애)’로 노약자와 영유아 동반자도 쉽게 관광할 수 있는 열린 관광지로 추천할 만하다.

[백제의 큰 강 - 백마강과 황포돛배] 백마강은 부여를 감싸 돌며 곳곳을 적셔주는 어머니와 같은 강이다. 비단결 같은 강물이 흐른다 하여 금강(錦江)이라 불리는 물길이 전북 장수에서 시작해 충북과 충남을 거쳐 서해로 흘러드는데, 부여에 이르면 그 이름이 백마강이 된다. 백제를 뜻하는 ‘백(白)’자에, 크다는 뜻의 ‘마(馬)’가 붙어 ‘백제의 큰 강’이란 뜻을 담고 있다. 강을 따라 천정대, 낙화암, 왕흥사지, 구드래, 수북정, 자온대 등 백제의 유적지가 이어지고 세 개의 선착장에선 유람선이 나그네들을 싣고 강바람을 벗삼아 물길을 가른다. 고증을 거쳐 백제시대 배 모양으로 탄생한 황포돛배는 수상관광의 ‘멋’과 ‘흥’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찬란한 백제를 그대로 옮겨놓다 - 백제문화단지] 1400년 전 문화대국이었던 백제의 모습을 함축, 재현해놓아 흥미진진한 곳이다.

곳곳에 백제의 궁궐인 사비궁과 대표 사찰인 능사, 계층별 주거문화를 엿볼 수 있는 생활문화마을,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는 백제역사문화관 등이 들어서 있다. 해마다 5~10월에는 야간(18:00~22:00) 개장을 하고 계류형 열기구 체험도 할 수 있다.

4~7월, 9~11월에는 줄타기 등 전통문화공연이 하루 2차례 펼쳐진다.

드라마 ‘황후의 품격’ 촬영지이기도 하다.

[부여의 마지막 지킴이 - 부소산성] 해를 거듭할수록 산성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성곽길을 걷는 즐거움과 성곽 아래로 보이는 탁 트인 전망 때문이다. 성곽길 걷기 프로그램이 날로 인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듯싶다.

부여의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를 방어하려고 쌓았다. 하지만 본래의 목적에 독특한 축조방식과 유려한 아름다움을 더해 4년 전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부소산성은 백제 성왕 때 쌓은 능선으로 된 토성이며 ‘판축기법’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법은 나무를 먼저 세우고 판목을 대 서로 다른 흙을 교차로 쌓은 뒤 단단하게 다져 성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산성 주변에는 ㅁ 자 형태의 건물터도 있다.

군량미를 저장한 창고로 보이며 성 꼭대기에는 누각(영일루)도 보인다. 여기서 내려다보면 사방이 탁 트여 부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외 볼거리] 백제 유적지를 둘러봤다고 ‘부여를 다 봤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부여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장터와 테마파크, 낙화암 등도 빼놓지 말자! <낙화암과 고란사> 부소산 북쪽에서 백마강을 내려다보듯 우뚝 서 있는 바위절벽이 낙화암이다. 이 절벽 아래에는 ‘낙화암落花巖’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낙화암 정상에는 육각정자인 ‘백화정百花亭’이, 아래에는 고란사가 자리 잡고 있는데, 모두 백제 여인들의 넋을 달래려고 지은 것이다.

고란사 뒤편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고란약수는 위장병 치료와 감기 예방에 효험이 있어 백제 임금이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서동요테마파크> 백제의 30대 무왕(서동)과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테마파크로 형상화했다. SBS 드라마 ‘서동요’와 계백 장군을 조명한 MBC 특별기획 ‘계백’ 등 드라마 촬영지로 쓰였다. 인근 천혜의 자연생태 저수지와 출렁다리 등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서동 연꽃축제도 볼만하다. 궁남지 주변 33만㎡ 규모의 연꽃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진행된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유망축제로 지정됐으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부여전통시장> 백제는 예로부터 보부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무역과 상거래가 활발했던 곳이다.

요즘도 그 전통이 이어져 5일장이나 상설시장 형태로 열린다. 대표적인 것이 부여시장과 중앙시장.

특히 중앙시장은 1945년 문을 연 뒤 7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고 60여 개의 점포가 380여m 길이의 아케이드를 따라 늘어서 볼만하다. 온갖 식재료와 생활용품이 거래돼 ‘부여의 부엌’이란 별칭도 얻었다.

부여시장 부여읍 성왕로 173번길 문의 041-837-0112 영업 5, 10, 15, 20, 25, 30일 중앙시장 부여읍 중앙로 15 문의 041-835-7710 영업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부여의 맛!] 부여는 먹거리도 풍부하다. 충남 대표 향토음식인 연잎밥을 필두로 장어·한우구이, 한정식 등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솔내음 - 충남 대표 향토음식인 연잎밥을 즐길 수 있는 인기 레스토랑. 전통방식대로 요리한 연잎밥에 연잎가루를 곁들인 떡갈비와 전류, 연근튀김, 나물, 샐러드 등을 맛볼 수 있다. 식재료는 대부분 부여산으로, 신선한 것이 특징이다.

나루터식당 - 과거 민물장어의 ?표적 산지로 명성이 높았던 부여의 전통 장어요리를 맛볼 수 있는 43년 전통의 장어요리 전문점. 메인요리인 장어구이는 지난 2010년 충청남도 주최 대백제전 개최기념 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황토정 - 백마강 변 정갈한 한옥고택에서 고기정찬을 맛볼 수 있는 부여 최고의 맛집. 주인이 직접 고른 암소한우로 요리하고, 제공하는 나물과 채소도 주인이 재배한 것들이다. 생등심과 갈빗살 등을 숯불에 굽고 인삼 튀김을 비롯해 14종의 밑반찬이 나온다.

백제향 - 부여의 명물인 연꽃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와 차를 맛볼 수 있는 전통차 카페. 커다란 연꽃 한 송이와 연잎을 우려낸 차를 부어 마시는 연꽃차는 부여만의 풍류를 느끼게 한다. 그 외에도 연잎차나 연잎 미숫가루, 연잎 대추차도 맛볼 수 있다. 연꽃빵은 기념품으로도 좋다. 백제궁 - 수라간 백마강 부근에 자리 잡은 전통한정식집. 백년초와 치자 물을 들여 지은 3색 밥을 기본으로 한 세트 메뉴와 여름에는 삼계탕, 겨울에는 버섯전골이 대표 메뉴. 테마파크인 ‘백제원’ 안에 위치하고 있어 생활사박물관 등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Interview - 박정현 부여군수 “부여로 마실 오세요!”]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으며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 “화려한 문화를 전한 고대 한류의 원조 도시 충남 부여군에 맞는, 백제 예술의 정수란 표현입니다.” 박정현 군수는 올해부터 타이베이,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관광의 동방정책’을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타이베이에서 ‘부여군 관광설명회’를 열고 부여 주요 관광지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한편 타이베이가 원하는 바를 파악해서 보완하는 것 등이 그 예라는 것.

“부여는 화려했던 백제시대 문화유산을 많이 간직한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입니다. 앞으로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후손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지요.” 박 군수는 그동안의 관광정책은 관에서 끌고 주민이 따르는 면이 없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주민과 함께하는 관광정책으로 바꾸고 홍보의 범위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여군은 그동안 과장급을 단장으로 관광 개척단을 운영해왔으나 2019년 12월부터는 부군수(유흥수)를 중심으로 한 개척단을 만들어 현지를 찾아 ‘부여군 관광설명회’를 여는 등 광폭 행보로 전환했다. 롯데리조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인근 공주와 전북 익산 등 백제역사유적지구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관광객들이 오래 머물며 즐기다 가는 도시로 만들려는 구상도 실천 중이다.

“21세기는 문화강국이 진정한 강국입니다. 부여는 바로 백제의 화려한 숨결과 현대의 참신함이 어우러진 한류 문화의 시원 도시인 만큼 이를 잘 활용해 한류를 다시 한번 부활시켜야지요”라며 박 군수는 백문이불여일견이라며 꼭 부여를 방문해 백제의 향기를 느껴보고 치유의 시간도 가져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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