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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스쿠버다이빙

풍덩! 물보라를 일으켜보자. 돌고래처럼 바다를 누비는 다이빙의 세계로 초대한다. 다이빙은 건강한 도전을 통해 자연을 즐기는 기쁨을 준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안전 수칙을 잘 지킨다면 바다는 다이버들에게 안락한 품을 내어줄 것이다. 글 윤나래 기자 사진 임승수(사진가)

바다에 풍덩, 빠졌다!

사진 우리는 여행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새로움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발이 닿을 수 있는 육지는 한정적이다. 지구 표면의 약 30%만이 육지다. 즉 바다가 나머지 70%에 달한다.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11㎞가 넘는다. 지구 생명체의 94%는 물에 산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이제 바닷속으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아닐까.


미지의 바다로 떠나는 탐험가의 마음을 체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내에도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다이빙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혹자는 그 인구가 20만 명에 이른다고 말한다. 수중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서해를 제외하고 전국 곳곳에 다이빙 숍이 생기는 추세다. 다이빙 숍은 전문 자격을 취득한 강사와 다이빙 장비, 탈의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체험 다이빙 또는 다이빙 자격증 교육과정 등을 운영하며, 펀 다이빙(이미 자격증을 취득한 다이버가 투어로 잠수하는 것)의 가이드 또는 거점 역할을 해준다.


체험 다이빙은 간단한 이론교육 후 제한 수역(수면이 잔잔하고 수심이 낮은 수영장 같은 환경)에서 이뤄진다. 체험 다이빙 후 본격적으로 다이빙을 즐기고 싶다면 자격증 취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레벨 2(또는 어드밴스드 오픈워터)까지 취득해야 개방수역(바다 같은 환경)에서 다이빙할 수 있다.


건강과 나이 기준을 충족하면 누구나 다이빙 체험에 나설 수 있다. 단, 개인의 컨디션과 마음에 따라 다이빙의 성공 여부가 갈린다. 예상외로 수영 실력은 다이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이빙 교육 시 물과 친해지는 방법이나 기본적인 수영 기술을 배우기 때문이다. 다이빙 강사들은 용기를 내고 긴장을 떨치는 것이 수중 세계에 입문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그 떨리는 걸음마를 시작한 사람들을 만나러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천진리 천진해수욕장을 찾았다.



[다이빙, 가라앉는 게 더 힘들다]
천진해수욕장은 맑은 바다와 고운 백사장, 설악산 울산바위가 보이는 풍경으로 유명하다. 해수욕장에 도착하자, 바닷가 주차장에서 밤을 보낸 차박러(차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와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이 먼저 바다를 살피고 있다. 이들 뒤로 포구 가장 안쪽에 목적지인 OK다이브리조트가 보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초보 다이버 8명이 바다에 나서려 분주하게 채비를 하고 있다.


“다이빙슈트는 체온 유지를 위해 몸에 딱 붙게 입어야 합니다. 탄력이 있어도 익숙하지 않아 입기 힘든데, 비눗물을 몸에 바르면 마찰이 줄어 부드럽게 들어가죠.”
OK다이브리조트의 최민규 강사(53)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슈트의 부력 때문에 몸이 둥둥 뜨는 것이다. 잠수를 위해서는 체중과 장비 무게를 고려해 웨이트(무게추)를 착용해야 한다. 압축 공기통과 장비를 착용하는 스쿠버다이빙의 경우 이 무게를 다 더하면 30㎏까지도 나간다. 다이버들은 꼼꼼하게 장비 세팅과 점검므 마치고 바다로 나섰다.


초보는 점진적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해변에서 시작한다. 파도가 잔잔한 곳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벗는 연습도 해보고, 호흡법과 이퀄라이징(귀 내부와 외부의 압력 평형을 맞추는 기술)을 연습한다. 이 기술을 터득하지 못하면 장비가 있어도 잠수할 수 없다.


드디어 바다에 풍덩 뛰어들 차례.


“시야를 멀리 두고 큰 걸음으로 허공을 걷듯이 수직으로 입수하면 됩니다.” 다이버들은 박태훈 강사(21)를 따라 하나둘 바다에 뛰어들었다.


바다에 들어간 다이버들은 20∼30분가량 수중 세계를 탐사했다. 해안 다이빙을 마치자 이들을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갈 보트가 등장했다. 다시 장비를 점검하고 배에 탑승했다. 배가 달리자 긴장한 이들의 얼굴에 바닷바람이 스쳤다. 병풍 같은 설악산의 울산바위는 멀어지고, 하늘과 바다만이 맞닿아 있는 곳.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하자 다이버들은 뒤구르기로 풍덩풍덩 바다에 빠졌다. 20분 뒤, 이들은 모든 긴장을 바다 깊이 내던진 듯 짜릿한 표정으로 올라왔다.



[“물에서 안 나오고 싶었어요!”]
박경숙 씨(68)는 친한 언니와 체험 다이빙을 해보려고 서울에서 왔다. 여행과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국내외 좋다는 곳을 많이 다녀봤지만, 호주 케언스에서 스노클링을 해본 뒤로 바닷속 풍경이 늘 아른거렸다. 케언스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물고기들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다.


“그때 스노클링으로 바닷속 세계를 엿본 것이 신기하고 계속 기억에 남았어요. 바다에 잠수해 물고기들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내내 아쉬웠고요. 그래서 꼭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해보고 싶었거든요. 너무 재밌고 너무 신기해요!” 박씨는 더 고민할 것 없이 이번 기회에 자격증 취득까지 바로 도전하기로 했다. 1박 2일 여정이 3박 4일로 늘어났다. 이날은 정식 교육 첫날로, 방파제가 감싸고 있는 잔잔한 바다에서 20년 차 베테랑 최민규 강사의 1대 1 강습이 이어졌다. “수압 때문에 귀가 좀 아프긴 했어요. 그래도 강사님께 더 내려 가자고 사인을 보냈다니까요!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퀄
라이징만 잘되면 당장 보트를 타고 더 깊이 가보고 싶어요.” 수심 5m, 바다는 깊지 않았지만 박씨의 감동은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한국에서 오랜 꿈을 이뤘네요”]
이미 자격증을 취득하고 펀 다이빙을 하러 왔다는 벤 씨(37)는 2008년 한국에 들어온 터키 사람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입 관련 일을 하는 벤 씨는 6개월 전 강원 속초로 근무지를 옮겼다. 그러자 오래 간직해온 꿈에 도전할 때임을 직감했다고. “다이빙은 평생 소원이었어요. 터키에 있을 때도 물을 좋아했는데 이사 와서 매일 바다를 보니까 더 하고 싶어졌어요. 가까운곳에 다이빙 숍이 있으니까 시간 날 때마다 다이빙하러 와요.” 이날 오전 벤 씨는 항구에서 1차 다이빙을 마치고 보트에 올랐다. 그는 차례로 입수한 다이버들과 함께 박태훈 강사의 지시에 따라 부이(다이버의 위치를 알리는 튜브 같은 장비)에 묶은 로프를 잡고 20m 아래로 내려갔다. “수심 15m까지는 가봤는데 20m는 처음이에요. 깊이 들어갈수록 수온이 차고 체온도 떨어져서 추웠어요. 그런데 어렵고 힘든거는 딱히 못 느꼈어요. 바다 밑이 보인다는 게, 점차 가까이 갈수 있다는 게 마냥 좋아서 그런가 봐요.” 물 위로 나와 오케이 사인을 보내는 그의 표정이 당차다. 동해는 해수면이 급격히 가팔라지는 형태로, 천진항에서 배로 15분만 나가면 수심 55m까지 다이빙할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벤 씨는 동해에서 더 많은 도전과 성취감을 경험할 예정이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리나라는 바다 밑 수중 세계도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동남아의 바다와 달리 다채로운 매력을 주는 장점인 동시에, 바닷속 환경이 변한다는 뜻이므로 주의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다이빙 포인트]
<천진항>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천진리. 설악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도루묵이나 망상어, 전갱이 떼 등을 볼 수 있다.


<울릉도>
경북 울릉군. 시야가 매우 좋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며, 망어 떼와 해송 등이 유명하다.



<제주도>
연중 수온이 높은 편으로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다. 성산일출봉 일대는 해저 동굴과 암벽이, 범섬과 문섬은 적절한 수심과 산호·수중생물이, 비양도 일대는 해조류와 어우러진 다양한 수중생물이 유명하다.



<욕지도>
경남 통영시 욕지면. 통영에서 1시간가량 배로 더 들어가는 섬으로, 감성돔을 비롯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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