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아이디
비밀번호

  • 정기구독신청
  • 독자투고

HOME > 과월호보기 >

언택트 시대, 여행의 방식

전 세계에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여행 욕구를 막을 수는 없다. 단지 여행의 방식을 바꿀 뿐이다.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여행 방식을 소개한다. 글 김다영(여행 및 여가 설계 전문강사,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저자)

사람은 피하고 감성은 채우는 아웃도어 여행

사진 지난 9월 24일, 아시아나 항공이 국내 최초로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내놓았다. 인천을 떠나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관광 비행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여행이다. 그런데도 이 비행 상품은 몇 시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될 만큼 큰 반응을 얻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이와 유사한 관광 비행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8월에 대만의 스타룩스항공을 시작으로 일본 ANA항공의 하와이 콘셉트 비행 상품, 일본항공(JAL)의 밤 비행 상품, 타이거에어의 타이베이∼제주 비행 상품 등 각양각색의 관광 비행 상품이 탄생하는 중이다. 9월 17일에는 호주의 콴타스항공이 시드니의 랜드마크를 무려 7시간 동안 비행하는 상품을 선보였는데, 10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되기도 했다.

목적지 없는 비행의 인기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여행은 주어진 환경에 맞게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국이 관광 목적의 입국을 봉쇄하면서, 전 세계인이 서로 이동하고 교류하는 행위가 매우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산업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며 조금씩 새로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앞으로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시골 독채에 머물기] 재택근무가 장기화되고 외부 활동이 제한된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서 여행의 목적과 방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집 안에 머무르며 일과 일상을 영위해야 하는 재택근무 노동자들은 환경을 바꾸어 다른 곳에 머무는 행위만으로도 여행의 효용성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리 떠나서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거나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집이 아닌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듯 한곳에 머물며 일과 여행을 함께하는 체류형 여행을 즐기자면 굳이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나 관광지 인근에서 숙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시골이나 도시 외곽에 있는 독채형 숙박 시설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코로나19 이후 여행자들이 대도시가 아닌 외곽으로 뿔뿔이 흩어져 여행하는 새로운 ?상을 ‘여행의 재분배’라고 정의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전 세계 주요 도시 20여 곳의 여행 수요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는 전체 매출의 60%가 수천 곳의 비관광 지역으로 흩어진 것이다. 그동안 여행지로 주목하지 않은 지역마저도 꽤 괜찮은 여행지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국의 개성 있는 독채형 숙박 시설을 선별해 소개하는 ‘스테이폴리오’라는 서비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감성 충족하는 차박 캠핑] 도시 밖에 머무는 여행은 캠핑과 차박 등 아웃도어 여행이라는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캠핑 인구는 전년 대비 최대 40%가량 늘어났다. 네이버 카페 ‘차박캠핑클럽’의 회원 수는 지난 2월 말 8만 명에서 9월에무려 15만 7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캠핑용품을 간소화하고 차 안에서 숙박까지 해결하는 차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연히 차박 할 수 있는 차량 판매량도 동반 성장 중이다.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 Sport Utility Vehicle)가 산악이나 비포장도로·눈길에서도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박에 적합한 차량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이 36만 2851대로 전년 동기(29만 759대) 대비 24.8%나 증가했다. 여행 소비가 해외에서 국내로 바뀌면서, 언택트(비대면) 여행 환경에 최적화된 캠핑 인구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아웃도어 여행 열풍은 단순히 도시를 떠나 자연을 누리려는 과거의 아웃도어 여행과는 특성이 조금 다르다. 차박의 행태가 차에서 간이 숙박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장식물로 차량을 꾸미는 이른바 ‘감성 차박’으로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기능을 중시하는 캠핑 장비가 인기였다면 요즘엔 여행 시간을 즐겁게 해주는 장비가 인기를 끈다. 특히 캠핑의 운치를 높여주는 ‘불멍’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불멍이란 ‘불을 바라보면서 멍 때리기’의 줄임말로, 캠핑족들이 가만히 불을 보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캠핑의 최고 매력으 로 꼽으면서 등장한 현상이다. 그 외에도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전구, 캠핑 테이블과 우드박스 등 감성 장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럿이 몰려다니던 캠핑에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솔캠’(솔로 캠핑)이 유행하는 것도 두드러지는 변화다.

이러한 감성 캠핑 장비는 여행자의 감성을 만족시켜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포토제닉’, 즉 밀레니얼 세대가 중요시하는 여행 인증샷에도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아웃도어 시장의 변화는 코로나19 시국에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고 아웃도어를 즐기려는 심리가 영향을 끼친 결과다.

이런 면을 간파한 캠핑 장비 대여업체는 소재지를 중심으로 차박 장비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면서 소규모 업체들이 예약과 판매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렸다. 덕분에 장비를 보통 5∼6시간 동안 빌릴 수 있고, 차를 개조하거나 비싼 장비를 사지 ?고도 손쉽게 차박 분위기를 즐기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여행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된 시대. 이제 아웃도어 여행은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힐링과 휴식을 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이제부터는 자연환경을 되도록 해치지 않으면서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방식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어쩌면 코로나19 시대의 여행은 ‘여행했다’는 흔적을 공유하거나 보여주기 위한 여행에서 조금씩 벗어나, 우리의 삶과 내면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여행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田
  • 과월호전체보기
  • 목차
  • 기사전문보기서비스
  • 기사전문pdf보기

월별 월간지 선택

OnClick=

과월호전체보기

  • 구독신청하기
  • 온라인구독결재
  • 구매내역확인
  • 편집/배송문의

가격안내

구분 요금 비고
창간호 ~ '97.8.30이전 300원(면당) VAT포함
'97.9.1이후 500원(1일치) VAT포함

안내

  • 결제 후 기간 내 모든 월간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결제하신 금액은 반환되지 않습니다.